한국은 9년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라는 부끄러운 1등 메달을 걸고 있습니다. 매일 43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모르는 사람에게 무작정 칼을 휘둘러 목숨을 빼앗기도 합니다. 목숨을 아무렇지 않게 만드는 불안정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우리는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1등만 기억하는 세상, 1등 아닌 대다수의 사람은?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물가와 불안정한 미래 앞에서 우리는 화를 내다가 이내 무력해집니다. 행복하다는 감정을 느껴본 게 언제인지 기억도 없다는 사람도 많습니다.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요?
한국은 근대화 시기에 성장과 발전을 최대의 과제로 삼고, 짧은 시간 동안 세계가 놀란 ‘한강의 기적’을 이뤘습니다. 하지만 눈부신 발전은 오히려 사람을 초라하게 만들었습니다. 누군가를 밟고 올라서지 않으면 이길 수 없었고, 아무도 2등을 기억해주지 않았으며, 키가 작으면 루저가 되었습니다.
‘1등만 기억하는 세상’은 모두를 철저한 경쟁에 내몰리게 했고, 서로 모든 것을 비교하게 됐습니다. 아빠는 좀 더 넓은 아파트를, 좀 더 큰 차를 원하고 엄마는 내 아이와 옆집 아이의 성적을 비교하며, 아이는 ‘너희 아빠보다 우리 아빠가 더 세!’하고 싸웠죠.
무라카미 하루키가 알려주는 행복의 비법
대체 왜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들여다보지 않고 누군가와 비교하며 때로는 우쭐해 하고 때로는 비참해할까요? 이기지 못한다 해도, 출세하지 못한다 해도 행복할 수는 없는 걸까요?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지만 확실한 행복>은 세계적인 소설가인 하루키가 자신의 일상을 소소하게 그려나간 수필집입니다. 맥주와 두부를 즐겨 먹고 개미를 무서워하고 고양이와의 이별을 슬퍼하는 작가 하루키가 아닌, 인간 하루키로서의 소시민적 면모와 사생활을 보여주며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좋은 직장과 높은 연봉, 비싼 동네에 있는 큰 집만이 행복일까요? 고단한 하루 끝에 한 잔의 맥주가 주는 기쁨을 우리는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지는 않나요?
폭넓은 행복의 스펙트럼을 가지고 좀 더 많은 행복의 조건과 다양한 삶의 목표를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커서 붕어빵 장수가 되겠다는 아이를 윽박지르며 장래희망을 대통령으로 고쳐줄 필요는 없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말하는 ‘작지만 확실한 행복’처럼 자기가 만족할 수 있으면 어디서 무엇을 하든, 무엇을 입든, 어떤 일을 하든 그건 행복한 삶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