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론] 자꾸만 떠오르는 나쁜 생각, ‘강박 사고’ 퇴치법

가스 밸브를 잠갔는지 안 잠갔는지 걱정이 들었습니다. 밸브는 관두고라도 가스 불을 껐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전등은 다 끄고 나왔는지, 현관문은 잘 잠갔는지… 모처럼 즐겁게 외출했지만, 끊임없이 떠오르는 걱정들이 계속 발목을 잡습니다. 이대론 안 되겠다 싶어 다시 집으로 되돌아갔습니다. 문도 잘 잠겨 있고 전등도 다 꺼져 있고 가스 불도, 밸브도 잘 잠갔습니다. 시간은 버렸지만 그래도 확인하고 났더니 마음은 편합니다.

다시 외출. 하지만 또 이상한 생각들이 밀려듭니다. 창문은 닫았는지, 베란다 창 밖에 매달아 놓은 화분 거치대가 떨어지지는 않았는지, 비 온다는데 에어컨 실외기에 물은 들어가지 않을지… 나쁜 생각이 계속 밀려들어 결국은 외출을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도대체 나쁜 생각은 한번 시작하면 왜 멈출 수가 없는 걸까요?

누구나 하루 중 13%는 나쁜 생각을 한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사람은 하루에 몇 번씩 나쁜 생각을 합니다.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이 거의 없는데도 어떤 사고가 나지는 않을까, 나쁜 일이 생기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며 사는 거죠. 다른 사람은 안 그러는데 나만 그러는 건 아닐까, 그런 걱정도 든다고요? 미네소타 대학교 심리학과 에릭 클링거 교수가 발표한 결과를 보면 보통 사람은 16시간 동안 무려 4천 가지 정도 생각을 한다고 합니다. 이 중에서 13%는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저절로 떠오른다는군요. 게다가 이런 생각들 대부분은 몹시 나쁜 생각인데요. 이렇게 밀려드는 나쁜 생각을 ‘강박 사고’라고 부릅니다.

당신은 하루에 얼마나 나쁜 생각을 하나요?

강박 사고와 치유 방법을 연구한 워털루대학교 심리학과 크리스틴 퍼든과 캐나다 뉴브런즈윅대학교 심리학과 데이비드 클라크 교수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폭력, 성, 종교에 대해 나쁜 생각을 했는지 조사했습니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남학생의 32%, 여학생의 8%가 은행을 터는 상상을 했고 남학생 38%와 여학생 26%가 부적절한 성관계를 생각한 적이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남학생의 48%는 다른 사람을 해치는 상상을 했고요. 그렇다고 이 학생들이 나쁜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지극히 평범한 학생들도 머릿속으로 이런 나쁜 생각들을 한 번쯤은 한다는 뜻입니다.

나쁜 생각에 집중하지 말라

누구나 강박 사고를 할 수는 있습니다. 이 강박 사고가 조금씩 삶을 피곤하게 할 수도 있고요. 잠그지 않은 것 같은 가스 밸브 때문에 결국 집에 돌아가야 하는 것처럼 말이죠. 그런데 이 강박 사고가 삶을 귀찮게 하는 수준이 아니라 삶을 방해할 정도로 발달하면 아주 위험한 일이 일어납니다. 강박 사고에 빠져들면 모든 신경이 그 생각에 집중하기 때문에 다른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강박 사고를 그저 나쁜 생각 수준에서 멈춰야지, 더 자라나게 해서는 안 됩니다.

크리스틴 퍼든과 데이비드 클라크 교수는 ‘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라는 책에서 강박 사고를 멈추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강박 사고를 억지로 없애려 하지 말고 그다지 나쁘지 않은 것으로 받아들이라는 것이죠. 하지만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두 교수는 다음의 세 가지 방법을 제안합니다.

첫째, 무시해야 합니다. 강박 사고를 하는 사람은 문제를 무시하지 못하고 강박 사고를 하지 않는 사람은 문제를 무시합니다. 가스 스위치를 잠그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면 일단 무시하라는 겁니다. 두 번째로 강박 생각이 떠오르면 그대로 부딪혀야 합니다. 이 말은 강박 사고가 떠오를 때 그 생각에 저항하지 말고 그냥 내버려두라는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스트레스를 줄입니다. 감정이 가라앉거나 기분이 좋지 않을 때 강박 사고는 우리의 마음을 더 지배하기 때문이죠.

나쁜 생각에 빠져들수록 우리의 행복은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나쁜 생각이 아예 나지 않도록 막을 수도 없어요. 나쁜 생각이 나더라도 여기에 집중하지 않고 그냥 흘려버리다 보면 어느새 나쁜 생각에서 자유로운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생각이란 결국 마음먹기에 달린 법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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