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여행을 시작한 여자, 김보라의 행복은 여권이다

새로운 여행을 시작한 여자, 김보라의 행복은 여권이다
살기 위해 일하는 것인지, 일하기 위해 사는 것인지 모를 하루하루 속에서 직장인에겐 여행만큼 좋은 돌파구도 없습니다. 어디서도 인정받는 열혈 직장인 김보라 님은 일하는 틈틈이 여권에 도장도 찍고 다니는 부지런한 여행자이기도 한데요. 행복지기가 그녀만의 여행법을 물어봤습니다.
 
 


 
 

출장도 여행처럼

 
 
저는 13년 넘게 VMD(visual merchandiser)일을 해왔어요. 브랜드 콘셉트에 맞춰 상품을 시각적으로 연출하는 일이죠. 모델 섭외와 화보촬영, 이벤트, 언론이나 잡지사 보도까지… 모든 업무에 조금씩 다 손을 대야 하기에 매일같이 정신없는 전쟁을 치러요. 특히 시즌마다 매장을 찾아가서 인테리어를 해줘야 하는데, 일이 힘들어서 못하는 사람도 있지만 지방출장을 자주 가는 걸 싫어하는 사람도 있더라고요. 전 그런 건 아니었어요. 출장을 여행하듯 갔으니까. 일단 회사를 떠나면 여행하는 기분을 가져야지 이 일을 오래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일정을 타이트하게 잡아서 업무는 빠르게 해결해버리고 나머지 시간은 그 지방을 여행하듯 돌아다니기도 했죠.
 
 

여권만 봐도 설레는 걸 어떡해

 
 
열심히 일한 만큼 여행의 자유로움과 해방감은 더 크게 다가오더라고요. 회사를 그만두지 않고 주말에도 쉽게 왔다갔다할 수 있는 일본을 많이 다녀왔어요. 그래서 제 여권엔 일본 도장이 많아요. ‘내가 참 많이도 다녔구나.’ 가끔 도장 찍은 거 한 번씩 들춰보면 여행 떠나던 그때 생각도 나고… 여권만 봐도 설레고, 떠나고 싶은 충동이 막 생기죠.
 
여권의 도장만 봐도 설렌다는 김보람 님
제 여권은 내 생에 첫 외국여행, 일본으로 떠나기 전인 2007년에 만들었어요. 처음 만들었을 때 그 기분요? 완전 좋죠~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자격을 받은 셈이니까요. 일본에서 첫 번째 도장을 딱 찍었더니 그 뒤로 욕심이 생겨서 나도 모르게 밖으로 자꾸 나돌게 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일본, 홍콩, 베트남, 라오스, 캄보디아, 태국, 그리고 말레이시아까지, 많은 곳은 아니지만 자주 해외여행을 떠났어요.
 
 

여행과 관광은 달라

김보라 님의 여권

 
그렇게 혼자 여행을 다니면서 많은 것을 얻었어요. 특히 현실에 불평하기보다 만족하는 법을 배웠죠. 관광과 여행은 시선 자체가 다르다고 생각해요. 관광객은 다른 사람들이 보는 걸 볼 뿐이지만, 여행자는 다른 걸 보니까요. 삶 자체를 바라보고, 거기에서 내가 몰랐던 지혜를 배우는 거예요.

여행의 시작이 여권이라면, 행복의 시작은 해보는 것

 
 
이제 곧 제 여행에 새 여권이 함께할 거예요. 그것도 국가의 공적 업무로 해외출장을 떠나는 사람을 위한 관용여권이요. 제가 이번에 87기 코이카(KOICA, 한국국제협력단) 단원으로 뽑혀서 방글라데시로 떠나게 됐거든요. 저처럼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에겐 해외에서 2년 동안 머물며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코이카는 꿈과 같아요. 워낙 경쟁률이 높아서 단단히 준비한 다음에 언젠가 지원해야겠다는 생각만 했는데, 얼마 전에 옮긴 회사가 제게 불을 확 지른 거죠. 회사를 빨리 빠져나오고 싶은 마음에 슬쩍 넣었던 서류가 덜컥 합격해버린 거예요. “나도 되는구나!” 그때부터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제가 여행을 좋아하니까 그렇게 겁도 없이 마구 지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뭐든 해보는 것이 좋다고 힘주어 말하는 김보라 님

뭔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한 가장 간단한 답은, 해보는 거예요.

 


 
 
김보라 님의 도전은 ‘도전’이라 부르기엔 조금 거창합니다. 자신의 좌우명대로 하고싶은 일을 그저 해본 것일 뿐이니까요. 이제 그녀는 곧 새 여권과 함께 지금껏 해보지 못한 여행을 시작합니다. 그 여행의 설렘은 처음 여권을 만드는 순간 이미 예정된 것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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