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론] 칭찬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칭찬하고 격려하고 용기를 북돋워 주는 것만큼 좋은 가르침은 없습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야단보다는 칭찬을, 비난보다는 격려를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이후 칭찬은 만병통치약 같은 존재가 됐습니다. 물론 칭찬이 무엇보다 좋은 약임은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칭찬도 무분별하게 쓸 때 오히려 해가 된다는 사실 알고 계시나요? 칭찬도 과유불급. 그럼 도대체 어떻게 칭찬해야 하는 걸까요?

무조건 칭찬만 하면 된다?

칭찬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오하이오 대학교와 사우샘프턴 대학교 등이 함께 구성한 연구팀이 주로 엄마로 구성된 부모 144명에게 자기 아이들이 수학 문제를 풀 동안 지켜보도록 했습니다. 부모는 정답을 가르쳐 줄 수는 없었지만, 옆에서 코멘트를 할 수는 있었습니다. 응원도 하고, 격려도 하고, 야단치는 부모도 있었겠지요. 연구팀은 부모들이 칭찬하는 횟수와 강도를 기록했습니다.

지정한 시간이 끝났을 때 부모들이 칭찬한 횟수는 평균 여섯 번이었습니다. 그런데 그중에 좀 과하게 칭찬을 하는 부모들이 약 25% 정도 있었습니다. 이들은 다른 부모들보다 ‘incredibly’ 같은 낱말을 자주 썼습니다. 아무래도 좀 오버(!)하는 부모들이란 있기 마련이니까요.

그런데 연구팀은 이 실험을 시작하기 전에 실험에 참가하는 아이들을 미리 분석해 자존감이 높은 아이와 낮은 아이로 구분해 두었습니다. 이 결과와 부모들의 칭찬 정도를 비교했더니 자존감이 낮은 아이의 부모일수록 과한 칭찬을 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실험을 주도한 사우샘프턴 대학교 심리학과 샘 토마스 박사는 ‘일반적으로 자존감이 낮은 아이들에게 더 많은 칭찬을 해주어야 아이들이 잘할 수 있을 것으로 부모들은 생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언뜻 보면 당연한 말에, 현명한 처방인 것 같았습니다.

이번에는 이 아이들에게 유명한 화가의 그림을 하나 따라 그리게 했습니다. 실험에서는 반 고흐의 Wild Roses를 제시했지요. 그리고 나서 다른 그림을 골라서 다시 그리게 했습니다. 이때 아이들은 쉬운 그림과 어려운 그림 중에서 고를 수 있었지요. 자존감이 높은 아이들은 거리낌 없이 어려운 그림을 골랐습니다. 하지만 부모들에게 칭찬을 과하게 받았던 자존감이 낮은 아이들은 쉬운 그림을 골랐지요. 할 수 있다는 자신감보다는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던 것입니다. 오하이오 주립대학교 에디 브럼멜마(Eddie Brummelma)는 “지나친 칭찬이 자존감 낮은 아이들에게 압력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잘하고 자신 있을 때 칭찬도 약이 되는 법

수많은 관중과 환호는 거기에 익숙한 스타 선수에게는 큰 힘이 되지만, 이제 막 경기장에 오르기 시작한 신인 선수에게는 견디기 힘든 부담일 겁니다. 방송에 익숙한 연예인은 카메라와 마이크, 방청객의 환호가 커질수록 생기가 돌지만, 일반인은 누군가 쳐다본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숨이 컥 막힙니다. 내가 잘하는 것을 누군가 지켜보고 응원할 때는 제 실력을 발휘하지만 내가 못하는 것을 누군가 지켜볼 땐 온몸이 후들거려 결국 실수만 하고 맙니다.

칭찬과 격려는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좋은 약입니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아직 익숙하지 못해 긴장한 사람에게는 아무리 칭찬하고 격려한다고 해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습니다. 그럴 땐 근거 없는 자신감을 불어넣기보다는 함께 방법을 찾고 긴장을 풀게 도와줘야 합니다. 듣기 좋은 말로만 잘한다 말하기 전에 문제가 무엇인지, 풀 방법은 무엇인지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칭찬하기에 앞서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아무리 좋은 칭찬이라도 관심과 사랑이 없다면 그저 허울 좋은 껍데기에 지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칭찬이 약이라는 말에, 아무 관심도 없이 그저 듣기 좋은 말만 하는 건 아닌지 반성해 봅니다. 누군가를 칭찬하기에 앞서 그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진정한 고민은 무엇인지 살펴보는 지혜가 필요할 때입니다. 그 고민을 알고 난 후 내리는 칭찬이야말로 그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최고의 명약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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