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론] 내일 또 행복하게, ‘관심’의 힘을 믿나요?

내일 또 행복하게, ‘관심’의 힘을 믿나요?

누구에게나 살면서 잊혀지지 않는 한번의 강렬한 경험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그 기억을 붙들고 살고, 어떤 사람은 그 경험으로 삶의 방향이 바뀌기도 하며, 또 어떤 사람에겐 인생의 중요한 가치가 되기도 합니다. 내 안에, 우리 모두 안에 다른 이들을 웃게 할 수 있는 엄청난 힘이 있다는 걸 깨닫게 된 인도에서의 강렬한 경험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투모로우, 해피 어게인

내일 또 행복하게, ‘관심’의 힘을 믿나요?
7년 전 인도. 차와 소와 사람이 뒤엉킨 어지러운 도로, 그 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는 싸이클릭샤(자전거를 개조해서 만든 인력거), 상관 없다는 듯 천하 태평하게 낮잠을 자는 아저씨, 그리고 사람들의 아우성. 마치 다른 별에 떠내려온 것처럼 인도와의 대면은 하루하루 신선한 충격의 연속이었습니다. 9개월이 지나 충격이 익숙함으로 변해갈 즈음, 우연히 다른 여행자를 통해 캘커타 ‘마더하우스 봉사’에 대해 알게 됐죠. 면접에서 ‘특별히 하고 싶은 봉사가 있느냐’는 수녀님의 질문에 얼떨결에 ‘팬토마임’이라 답했고, 그렇게 낯선 땅 인도에서의 특별한 이야기가 시작됐습니다. 이튿날, 굽이굽이 골목길을 누비며 묻고 물어 찾아간 다야단 어린이집. 그곳은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들을 보살피는 곳이었습니다. 호기롭게 팬터마임 공연을 자청해놓고 막상 아이들 앞에 서려니 설렘은 온데간데없고 울렁증이 일어났습니다.
그렇게 망설이기를 몇 차례, 간신히 문을 열고 나서니 아이들이 함성을 내지르며 품으로 달려 들었습니다. 웃고 뽀뽀를 하고 장난을 치며 부족한 공연에 최고의 반응을 보여주는 아이들에게 감동하는 찰라, 아이들 틈 사이로 휠체어에 앉은 아이 하나가 손뼉을 치며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달라붙어 있는 아이들을 질질 끌다시피 하며 그 아이에게 다가가 사탕을 쥐어주고, 휠체어를 밀며 놀이방 안을 빙빙 돌았죠. 아이들과 뒤엉켜 그렇게 한참을 시끄럽게 노는 사이, 휠체어 아이가 자꾸만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 손짓을 했습니다. 6살 남짓 된 아이의 주문 같은 말, 원래 계획을 바꿔 한 달이나 더 다야단에서 봉사를 하게 한 그 강력한 말은 다름 아닌 ‘투모로우, 해피 어게인(tomorrow happy again)’이었습니다.
내일 또 행복하게, ‘관심’의 힘을 믿나요?

누군가의 내일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상 속 능력

어느 초등학교 교실에서 이뤄진 양파 키우기 실험 이야기가 있습니다. 세 개의 양파 중 하나는 교실 앞 쪽에 두고 매일 사랑한다는 말과 칭찬을 해주었고, 다른 양파는 미워한다는 말과 함께 부정적인 에너지를 쏟았습니다. 마지막 양파에는 아예 관심조차 주지 않았죠. 시간이 흐른 뒤, 사랑과 관심을 받은 양파는 잘 자랐지만, 미움을 받은 양파는 잎이 틀어지고 흉한 모습이 돼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관심조차 받지 못했던 양파는 잎도 시들해지고 뿌리도 썩어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무관심했던 양파와 미워했던 양파에게 사랑과 칭찬을 해주고 시작했고, 놀랍게도 양파는 다시 살아났다고 합니다.

내일 또 행복하게, ‘관심’의 힘을 믿나요?

모든 게 넘치는 이 시대에 가장 부족한 자원은 ‘관심’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이들을 행복하게 만들고, 죽어가던 양파도 살려낸 관심의 놀라운 힘을 다시 되새겨야 할 때 아닐까요.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내일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관심’이라는 큰 힘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우근철 / 에세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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