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론] 당신의 마음은 건강하신가요?

요즘 따라 점점 더 피곤합니다. 잠도 많이 자고 푹 쉬었다고 생각하는데, 때아닌 감기 기운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이대론 버티기 힘들겠다 싶어 병원에 찾아가도 딱히 답이 없습니다. 죽을 것 같은 심정인데, 모니터 화면의 차트만 쳐다보던 의사는 영혼 없는 한마디를 던집니다.

그거 다 스트레스 때문이에요.

이번에도 스트레스입니다. 요 며칠 신경 쓰이는 문제가 몇 개 있긴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사람치고 이 정도도 신경 안 쓴다는 건 말도 안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혹시 다른 문제가 있을 것 같아 넌지시 물어봅니다.

그런데 가끔 머리가 아픈 건 왜 그런 거죠?

그것도 스트레스 때문입니다.

이쯤 되면 슬슬 화가 납니다. 말만 하면 다 스트레스라고 하니 슬슬 부아가 치밉니다. 아무리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라고는 하지만, 매번 이런 식이면 곤란한 거 아닐까요? 진짜 스트레스가 내 모든 병의 원인이긴 한 걸까요?

마음이 아프면 면역력이 떨어진다

1975년 미국 로체스터대학의 심리학자 로버트 에이더 박사는 실험을 통해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육체적으로 힘든 일을 하는 것과 똑같이 면역력을 떨어뜨린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우리의 몸과 마음은 완전히 연결되어 있고 우리가 정신적으로 받는 스트레스가 신경에 영향을 줘 면역을 떨어뜨린다는 게 이론의 요지인 것이죠.

에이더 박사는 쥐들에게 달콤한 사카린 물을 먹이면서 구토를 일으키는 독성물질을 함께 주사했습니다. 이윽고 쥐들은 구토하고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지요. 다시 사카린 물을 주었으나 쥐들은 사카린 물 때문에 아팠다고 생각하고 마시지 않았습니다.

며칠이 지나 쥐들이 회복되었을 때 똑같은 과정을 반복했습니다. 쥐들은 달콤한 물만 마시면 아프다고 자연스레 연상하게 됐을 겁니다. 그렇다고 맛있는 사카린 물을 먹지 않을 수는 없었겠지요. 먹기는 먹어야겠고 먹고 나면 아프고…. 이런 과정을 반복하면서 쥐들은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나중에는 사카린 물만 주고 독성물질을 주사하지 않았는데도 면역력이 떨어져 모두 죽고 말았습니다.

이에 대해 에이더 박사는 우리 몸의 신경이 조건반사에 걸리는 것처럼, 면역도 신경과 연결되어 있어 조건반사에 걸린다고 설명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이론은 우리 몸의 정신, 신경, 면역이 완벽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증명하는 ‘심리 신경 면역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으로 재정립되었습니다.

만병의 원인,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우리의 자세

몸과 마음은 하나다
실제로 독성이 없었는데도 독성이 있다고 믿는 순간 쥐들의 면역력이 떨어지고 결국은 죽고 말았습니다. 정신적 스트레스가 면역력을 떨어뜨려 육체적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 에이더 박사의 실험은 우리가 스트레스를 결코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된다고 경고합니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 없이 산다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인데요. ‘피할수 없다면 즐겨라’라는 말과 같이 우리는 스트레스에 끌려다닐 것이 아니라 주도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실제로 우리는 마음의 병을 조금 과장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해야 할 프로젝트를 끝마치지 못했을 때 해고당할까 걱정하고, 친구나 연인과 다투고 나서 이제 그만 헤어질까 생각합니다. 상대방이 아무 생각 없이 던진 말을 확대 해석하고 스스로 더 우울해합니다. 마치 독성이 없는 약물을 먹었는데도 독성이 있다고 느끼는 것처럼 말입니다.

세상은 우리가 걱정하는 것처럼 무섭지 않습니다. 심각하지도 않고 독이 들어 있지도 않습니다. 마음의 병을 조금 더 냉철히 바라보고 조절한다면 얼마든지 이겨낼 수 있는 것들입니다. (때론 심각한 일도 있습니다만, 사태를 냉정히 볼 줄 아는 눈을 기른다면 이 정도는 구분할 수 있겠지요). 이런 기술을 흔히 ‘여유’ 혹은 ‘관점의 차이’라고 부릅니다.

마음의 병이 생겼다고 걱정하고 일어나지 않은 일에 미리 겁먹을 필요 없습니다. 마음의 여유를 갖고 관점을 바꾼다면 얼마든지 쉽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작은 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살아갈 때, 스트레스는 낮아지고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 또 하나의 지혜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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