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랑말랑한 아침을 여는 여자, 이명순의 행복은 두부다

행복피플 이명순 님의 행복
늦가을 새벽, 서리 내린 도시. 어둑어둑한 골목 끝 ‘두부 공장’은 벌써부터 불이 들어왔습니다. 부지런한 맷돌이 윙윙 돌며 직장인들의 아침을 깨울 준비를 합니다. 푹푹 삶은 콩이 으깨져 두부로 변해가는 동안, 작은 공장에 모인 가족들의 얼굴도 발갛게 달아오릅니다. 이 두부 공장을 지휘하는 어머니, 이명순 님을 만났습니다.
 
 

딸, 사위와 함께하는 두부 사랑

 
 
제가 직장생활을 할 때 두부 기계 개발팀과 일을 했었어요. 개발단계부터 지켜봤었는데 퇴직할 즈음이 되자 오히려 제가 그 두부 기계의 매력에 푹 빠져있더라고요. 그래서 제 딸과 곧 사위될 사람을 불러 동네에 두부 공장을 열자고 제안했죠. 유니폼부터 로고까지 가족들과 상의하며 천천히 준비해 올해 중순 문을 열었어요.
 
행복피플 이명순 님과 딸
아침 여섯 시에 온 가족이 가게로 모여 기계를 예열하고, 순두부, 생두부, 두유를 뽑기 시작해요. 뜨거운 두부를 잘라 포장하고 가게 문을 열면 오전 열시 즈음이 되지요. 요즘은 가족이 흩어져 사는 일이 대부분이잖아요. 젊은이는 일할 땐 일하더라도 놀 때 확실히 놀아야 하는 건데, 젊은이들이 가장 바쁘니까 식구끼리 다같이 밥 한 끼 먹기가 쉽지 않은 듯 해요. 외식업종에서 일하던 제 딸도 휴일 없이 사회생활을 하는 게 참 안쓰러웠는데요. 이렇게 같이 두부 공장을 열고 나서는 일할 때 함께 일하고, 쉴 때 함께 쉬니까 그게 참 좋더라고요. 그리고 저희 물건에 자신 있으니까 모든 게 재밌는 것 같아요.
 
 

말랑말랑~ 부드러운 두부처럼 인생을 산다면

 
 
두부는 보기만 해도 참 부드럽죠. 우리 사는 것도 두부처럼 부드럽고 순수하다면 얼마나 좋겠어요. 두부 제품은 정말 모두 부드러워요. 생긴 것도 그런데 맛도 부드럽고 모나지가 않죠. 저는 그런 점들이 좋아요. 더구나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마음만 먹으면 쉽게 접할 수 있는 대중적인 매력이 있고요. 언제 먹어도 속이 편한데 꽉 찬 영양은 말할 것도 없죠.
 
행복피플 이명순 님과 두부
저랑 제 딸이 피부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데, 아마 조미료 없이 만들어온 집밥을 주로 먹은 덕 같아요. 두부도 마찬가지죠. 화학조미료를 넣은 것은 두부 풍미가 살아나고 혀에 쫀득쫀득 붙는 맛이 있지만, 저희 두부는 순수한 콩 맛을 고집하거든요. 그 순수함을 지키자는 게 가족들의 꿈입니다.
 
 

건강한 식습관을 위한 순수 두부의 맛

 
 
맛도 습관이라고 생각해요. 외식음식에 길들여지면 조미료에 익숙해져 담담한 음식이 입에 맞지 않게 되지만, 조미료 없는 음식을 먹기 시작하면 간이 진한 음식이 낯설어지게 돼요. 저희는 두부 고유의 풍미를 지키면서 건강한 식습관을 더 전파하고 싶어요. 가게 열 때 시식하러 왔던 친구들이 계속 맛소금이나 조미료를 더 집어넣으라고 권하더라고요. 그래야 더 많이 팔린다고. 하하.
 
행복피플 이명순 님의 맛 비결
시중에서 흔히들 파는 두부 맛이나 두유 맛이 보통 그렇기 때문에 어쩌면 대중에게 익숙한 맛을 따라가는 게 더 나을지도 몰라요. 특히 저희 두유는 정말 생콩에서 막 뽑아낸 맛으로 설탕 같은 첨가물을 전혀 넣지 않아 담담하거든요. 처음 먹는 사람들은 “이게 도대체 무슨 맛이야?”라고 묻기도 하죠. 하지만 저희는 초심을 잊지 않고, 이 맛을 자랑스럽게 유지하고 있어요.
 
 

따끈한 두부를 싣고 도로를 달리는 꿈을 그리며

 
 
제 꿈은 제 이름을 걸고 가게를 열었을 때의 마음 그대로, ‘이명순’ 이름 석 자를 건 가게를 곳곳에 더 내는 것이에요. 아마 시간이 많이 필요할 것 같긴 해요. 일단은 아침 출근 길목에 작은 공장을 더 열거나 푸드 트럭을 만들어 이곳저곳으로 저희 음식을 실어 나르고 싶어요. 아침 거르는 직장인들이 많은 곳을 찾아가는 거죠. 먹기 좋은 신선한 채소와 두부, 거기에 방금 막 뽑아낸 따뜻한 두유 한잔. 출근길에 딱 담아 대접하는 풍경을 생각하면 즐겁잖아요. 두부가 워낙 보편적인 음식이라 쉽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잘 만든 두부 한 모는 정말 완벽한 건강음식임을 알리고 싶어요.
 
행복피플 이명순 님의 포부

두부의 순수함을 지키는 것이 두부 공장의 일이죠.

 
묵묵한 사위가 후끈한 김 속에서 두부판을 꺼내 올리면, 곰실곰실한 손으로 쓱쓱 두부를 자르는 딸이 있습니다. 이 모든 풍경을 지켜보며 따뜻한 두부를 포장하는 이명순 님의 얼굴은 내내 웃음이 한가득 입니다. 날이 밝으면 누군가의 손에 담길 따끈한 두부 한 모. 두부 공장의 가족들이 정성을 빗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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