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지 않는 협박에서 벗어나라

남에게 어떤 일을 하도록 위협함. 형법에서는 상대에게 공포심을 일으키기 위하여 생명, 신체, 자유, 명예, 재산 따위에 해를 가할 것을 통고하는 일.

협박을 사전에선 위와 같이 말합니다. 사실 협박이란 말, 듣기만 해도 기분이 나쁩니다. 누군가 나에게 무언가를 시키려고 위협하는 일은 생각만 해도 두렵습니다. 그런데 이 협박이란 것이 우리 삶에서 꽤 자주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자신도 모르게 일어나는 감정 협박

캘리포니아 심리치료 상담소를 운영하는 유명한 심리치료 전문가이자 ‘독이 되는 부모’ 같은 베스트셀러를 쓴 수전 포워드 박사는 “다른 사람과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했다”면 누구나 협박을 당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살짝 억지스러운 느낌이 나나요? 물론 이 협박은 사전에서 설명하는 협박과는 조금 다릅니다. 사전에 나온 협박과 의미를 구분하려고 수잔 포워드 박사는 이를 감정적 협박이라고 정의했습니다.

“네가 나한테 어쩌면 이럴 수 있니?”
“넌 내가 어떻게 사는지 궁금하지도 않은 모양이구나?”
“우리 엄마 아버지한테도 전화 좀 해요”
(단지 상하관계에서) “김대리, 은행 가서 나 돈 좀 찾아다 줘”

우리는 살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이런 얘기들을 나눕니다. 물론 두 사람이 정말 친한 사이라면 이런 말들은 애교있는 투정이거나 간단한 부탁일 수 있겠지요. 그러나 단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이런 말을 들어주고, 또 그 말대로 한다는 건 틀림없이 불편한 일입니다. 게다가 이 말 속에 숨어 있는 내용은, 사실 좀 무섭습니다.

“내가 원하는 대로 하지 않으면 우린 좀 불편해질거야”

그래서 대부분 사람은 그 말대로 따릅니다. 관계가 불편해지는 건 싫으니까요. 그리고 한 번 이 방법이 통한다 싶으면 사람들은 아무 생각없이 반복해서 이 방법을 씁니다. 누군가는 여전히 감정 협박의 희생자가 됩니다.

내면의 나침반을 지켜라

감정 협박이 무서운 것은 이것이 반복하면서 관계가 서서히 금간다는 겁니다.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하면 친밀함이 사라지고 대화가 주는 한편 상대방을 피하게 됩니다. 이렇게 아슬아슬 줄을 타듯 이어지다가 결국에는 큰 상처를 내고 관계가 끊어집니다. 수잔 포워드 박사는 이런 일을 예방하려면 ‘내면의 나침반을 잘 지켜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내면의 나침반이란 자아가 향할 길을 가르쳐주는 마음 속의 나침반입니다. 상대가 내게 원하는 모습이 아닌 내가 원하는 모습을 찾아 가는 것, 이것이 감정 협박에 휘둘리지 않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어떻게 내면의 나침반을 지킬 수 있을까요? 수잔 포워드 박사는 내면의 나침반을 지키려면 블랙홀 느낌에서 벗어나라고 합니다. 

“삶을 열심히 잘 살고 있는 사람들도 상대방에게 거절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 앞에서는 여전히 무너져 내린다”

블랙홀 느낌이란 내가 누군가로부터 버림당할 것 같은 느낌을 말합니다.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는 존재이기에 블랙홀 느낌은 그 어떤 두려움보다 무섭습니다. 그러나 블랙홀 느낌은 나 스스로 두려워하는 것일 뿐,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은 아주 낮습니다. 감정 협박은 실제로 그렇게 한다기 보다는 두려움이나 동정심을 얻기 위해 일어나는 일이니까요.

자기 생각을 명확하게 말하고, 문제를 피하는 대신 당당하게 맞서며 스스로 한계를 정확하게 정하는 것. 이것이 감정 협박에서 벗어나는 길입니다. 오늘 누군가의 감정 때문에 불쾌한 기분이 드셨다면, 여러분의 생각을 확실하게 말하세요. 사실 수많은 감정 협박은 당하는 사람의 기분을 모르기 때문에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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