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기업] 한국 미술계에 젊은 새 바람을 부르다. 에이컴퍼니 대표 정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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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지만 조금씩 꾸준히 성장하는 사회적기업이 있습니다. 우리 미술 시장에 작은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에이컴퍼니’라는 회사인데요. 거액을 들여 미술을 사들이는 콜렉터들에 대한 이미지 때문에 솔직히 일반인에게 미술이란 그저 감상용일 뿐이라는 이미지가 강했습니다. 에이컴퍼니는 이에 반기를 들어 재능 있는 신진작가를 발굴하고 그들의 작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유통하는 회사입니다. 모든 가정에 한 작품 이상씩 그림을 소장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소망하는 에이컴퍼니의 정지연 대표를 만났습니다.
 
 

미술시장의 새로운 플레이어, 에이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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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하우스에 걸려있는 젊은 작가의 작품들>

 
 
아트 큐레이팅 및 컨설팅을 전문으로 하는 사회적기업 에이컴퍼니와 미나리하우스라는 이름의 게스트하우스 겸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는 정지연 대표. 그녀에게 미술은 즐거움이자 자신을 위로하던 대상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도 자신이 이렇게 본격적으로 미술사업에 뛰어들게 될지는 미처 몰랐다고 하는데요. 그녀가 마지막으로 근무했던 경영 컨설팅 회사는 점점 커지고 있는 국내미술시장을 염두에 두고 그녀에게 미술시장을 조사하라는 업무를 맡기게 됩니다. 평소 해보고 싶던 일인 차에 그녀는 열의와 열정을 다해 주말과 휴일 할 것 없이 전국의 전시회는 물론 미술경매장을 드나들며 미술 시장에 대해 공부했습니다. 시장 조사 결과를 놓고 그 회사의 의사결정권자는 프로젝트를 접기로 하였고, 그녀는 회사를 그만두고 미술시장에서 자신의 사업을 하기로 결심합니다.
 
“미술관련 창업을 하고 싶긴 했는데 저 역시도 어떻게 미술로 돈을 벌어야 할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근데 확실한 한가지는 젊은 예술가들에게 뭔가가 필요하다는 거였어요. 그 작가들의 작품들을 팔 수 있는 루트가 없는 거죠. 미술시장에서 판매되는 작품은 수천만 원에서 억대를 호가하는 작품들 뿐이고, 그런 작품만을 수집하려는 콜렉터에게 신진 작가들의 작품은 성에 차질 않겠죠. 그렇기에 젊은 작가들은 1년에 한 작품 팔기도 힘든 거예요. 그래서 일단 젊은 작가들이 기운 내서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무엇을 만들어보자고 생각했죠.”
 
 

젊은 작가의 창작활동을 도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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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연 대표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 소구대상을 일반인으로 정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미나리하우스나 브리즈 아트페어 등의 사업모델들이 실체화됐다고 하는데요.
 
지금 당장에 유명하지 않은 작가의 작품이더라도 자신에게 즐거움이 되고 위로가 되어줄 수 있는 작품이라면 그보다 더 좋은 휴식이 어디 있나 하는 생각에 그녀는 미술을 좋아하는 일반인에게 젊은 작가의 작품을 본격적으로 알리게 됩니다.

 
미술은 전시회에서만 보는 것이 아니라 구매할 수도 있는 대상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한 것이죠. 젊은 작가들은 자신의 작품을 팔아서 좋고 구매자는 합리적인 가격에 좋은 작품을 살 수 있게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죠.
에이컴퍼니는 SK행복나눔재단에서 개최한 ‘세상 사회적기업 콘테스트’에 본 사업모델로 인해 3등상과 함께 상금 1천만 원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 인연은 지금도 계속 되어 SK행복나눔재단은 꾸준히 에이컴퍼니의 사업을 서포트하고 행사가 있을 때 도와주는 등의 지원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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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하우스의 게스트하우스>

 
 
“SK행복나눔재단에서 저희 사업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너무 감사하죠. 직원이 늘어나서 컴퓨터 살 일이 걱정이라고 담당자 분께 농담반 진담반의 이야기를 건넸는데 노트북을 지원해주시더라고요(웃음). 그래서 더욱 막중하게 이 사업을 잘 꾸려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미나리하우스는 편하게 미술작품을 둘러보며 차 한잔 할 수 있는 갤러리형 카페이자 게스트 하우스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요. 그리고 작가들이 편하게 작업할 수 있는 공간도 내어주고 있는데요. 작가는 손님들과 이야기하면서 작품에 대한 영감을 얻을 수 있고 손님들은 작가와 직접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의견을 나눌 수 있어서 좋은 소통의 창구가 되고 있어요. 또한 벽에 걸린 작품들은 직접 구매하실 수도 있는데 원하는 작풍이 있으면 그 화가의 포트폴리오를 찾아 더 많은 작품을 고르실 수 있게 정리해 두었어요. 미나리하우스가 미술마켓이 되고 있는 셈이죠. 또한 작품을 카드할부로 계산할 수 있게 해서 당장에 큰 돈을 내고 구입해야 하는 부담을 낮췄어요. 그리고 보통 구매금액의 10% 정도를 고객이 카드회사 수수료로 부담하시는데, 저희가 그것을 대신 내어드려서 더욱 부담을 덜 드리도록 하고 있어요. 그리고 작품의 최고 가격은 500만 원 미만으로 가격상한제를 두고 있습니다.”
 
 

미술계를 향한 에이컴퍼니의 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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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브리즈 아트페어의 풍경>

 
에이컴퍼니에서 주관하는 브리즈 아트페어는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하며 젊은 신진작가들의 많은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기존의 미술시장과는 달리 젊은 작가를 위주로 한 새로운 대안 미술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브리즈 아트페어는 부담 없는 가격에 그림을 구매하려는 고객과 작가 사이의 가교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름처럼 미술계에 기분 좋은 산들바람이 되고 있는 셈이죠. 브리즈 아트페어는 지난해 3일 간의 전시회 기간 중 총 84점의 미술작품을 판매해 1억 원 이상의 매출 성과를 올려 미술계의 큰 관심을 불러 일으킨 바 있습니다.

 
“제가 영국에 작가 스튜디오만 500개가 넘는 큰 단체에 간 적이 있어요. 그곳의 대표님을 만나서 브리즈 아트페어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어요. 3일 동안 신진작가의 작품 1억 원 이상을 팔았다고 하니까 자기는 믿을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꼭 한번 저희 아트페어에 와보고 싶다고 하는데 뿌듯함이 있었죠. 런던에서도 못하는 걸 한국에서 했으니까요. 저희 회사의 목표는 많은 사람들이 예술을 공유하고 소장할 수 있었으면 하는 거예요. 사람들이 에이컴퍼니를 통해서 미술을 접하고 그로 인해 삶이 좀 더 풍부해지는 경험을 제공하는 회사로 만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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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컴퍼니의 비전이 서서히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젊은 작가들은 그들의 작품이 고객의 집에 걸린 것으로도 만족감을 느낍니다. 거기에 합당한 작품가격도 받을 수 있어, 다음 작품을 만들 재정적 안정과 창작욕구도 느낄 수 있습니다. 단번에는 힘들겠지만 예술가들의 창작환경을 바꾸고 싶다는 정지연 대표. 젊은 작가들이 앞으로도 더욱 창의적인 작품을 만들 수 있게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에이컴퍼니의 사명이라고 생각하는 그녀가 있기에 한국미술시장의 밝은 미래를 상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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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회 브리즈 아트페어
 
올해로 3회째를 맞는 브리즈 아트페어는 매년 공개모집을 통해 참여 작가를 선발한다. 이번 회의 주제는 New Attitude로 ‘작품을 대하는 새로운 태도에 주목하자;는 의미가 담겨있다. 올해는 국내외에서 평면, 조소, 설치, 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의 작가가 지원했고 2차 인터뷰를 거쳐 최종 58명의 작가를 선발했다. 여기에 작년 브리즈 아트페어 수상자인 박정용과 이홍한 작가가 참여하여 총 60명의 작가를 만날 수 있다. 브리즈 아트페어는 오전 11시부터 밤 10시까지 맥주와 음악을 함께 즐기는 네트워킹 파티형 전시로 관객과 함께하는 전시를 지향한다. 또한 보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작가와 관람객이 대화할 수 있고 관람객이 아트페어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강연과 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다.
 
일시_ 9월 3일~6일
시간_ 오전 11시~밤 10시
장소_ 서울시 은평구 통일로 684 서울혁신파크 5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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