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한글 사랑은 미쁘다. 방송인 겸 한글문화연대 공동대표 정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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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듯하고 신사적인 이미지의 방송인 정재환. 그는 개그맨, MC로 왕성히 활동하다가 불현듯 만학도의 길을 걸으려 학교로 들어갔다. 이후 사학박사가 되어 현재 교단에 교수로서 활동하고 있다. 그런데 사학박사로서의 정재환보다는 한글 전도사로서의 정재환이 일반인들에게 더 익숙하다. 실제로 그는 한글문화연대를 이끄는 주역의 한 사람으로 한글 사랑을 실천하며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개그맨이었던 그의 인생에서 참으로 급격한 변화라고 할 수 있지만 그는 이 모든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한다. 과거 연예인으로서의 영광이 그립지는 않은가 하는 물음에 ‘지금 현재가 나의 길 이다’라고 말하는 정재환씨를 만나본다.
 
 

그가 한글에 몰입하게 된 이유

 
 
연예인이라면 정상의 인기를 뒤로하고 내려올 사람은 흔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정재환은 명성을뒤로 하고 대학 문을 두드린 것이다. 개그맨으로 활동할 당시에는 항상 어떻게 웃길까 만을 고민했다는 이 사람. 개그맨으로서 서서히 인정받자 방송국 여기저기서 MC 섭외가 들어왔다. 그는 차분한 어조로 사람들을 웃겼던 이미지를 업고서 많은 방송에서 MC로 활동하며 시청자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그는 왕성한 활동을 하면서도 못내 시청자에게 죄송한 마음이 일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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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다큐 프라임 이야기의 힘’ 진행 당시>

 

방송할 때는 기본적으로 대본을 주지만 진행을 하면서 참 많은 여백이 있어요. 그건 제가 스스로 채워 나가야 할 부분인 거죠. 그런데 그때 제가 한국사람임에도 불구하고 한국말을 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기 시작한 거예요. 친구들끼리는 표현이 틀려도 서로 다 이해하고 소통하는 데 큰 문제가 없죠. 하지만 방송 언어는 그게 아니잖아요.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다 알아들을 수 있는 말로 방송을 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었어요.   그렇기 위해서는 정확한 국어를 알아야 하고 내가 구사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우리글 바로 쓰기>, <방송언어연구> 등의 책을 읽기 시작했죠. 그러면서 내가 하고 있던 한국어가 얼마나 엉터리였는지 깨닫게 됐어요. 방송 사회자로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라디오 DJ도 하는 사람인데, 정확한 한국어 표현은 뭔지 공부해야 하겠다고 마음먹었어요. 그러다 보니 한글에 빠지게 된 것 같아요(웃음). 그래서 조금은 스스로 엄격해졌다고 할까요. 그런 느낌이 있지요.

 
 

열정적인 그의 한글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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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환이 집필한 책들>

 
그의 한글 사랑은 잠시 뜸했던 방송생활에 슬슬 기지개를 켜게 했다. YTN에서 진행하고 있는 짧은 프로그램 <재미있는 낱말풀이>를 비롯해 최근에는 대구KBS에서 <시사라이브 7>을 담당하고 있다. 그의 한글 사랑은 그에게 여러 책을 집필하게도 했다. 최근에 발간된 필리핀 영어연수 경험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한글에 관한 책들이다. 이토록 정력적으로 집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무엇인가 묻자 그는 역시나 한글 사랑이라고 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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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책을 읽고 혼자 공부하다가 한글에 사명감을 느끼고 한글 사랑에 빠지면서 제 삶에 어떤 변화가 생긴 것 같아요. 누가 하라고 떠민 것도 아닌데 전 한글이 참 좋아서 한글에 관한 여러 일을 시작했어요. 그러다 보니 어떤 경우에는 사람들이 제 앞에서 말을 잘 안 해요. 틀릴까 봐요. 전 일일이 지적하고 그렇진 않거든요(웃음). 하지만 방송에서 그런다면 상황은 달라지겠죠. 어쨌건 한글 사랑이 유난한 건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뭐 프로그램 열심히 잘하고 있었으면 경제적으로 어려움은 없었겠죠.
 
하지만 꾸준히 방송 일은 들어오고 있으니까 한글 운동에 몰입한다고 해서 제가 엄청난 후회를 하거나 ‘내가 왜 한글 운동을 시작했지’라고 자문자답해본 적은 한 번도 없어요. 제가 속한 한글문화연대에서 얼마 전에 한국어 학교를 개교했어요. 학생들은 주로 외국에서 한국으로 시집오신 분들인데요. 거기서 전 일주일에 한 번 교단에 서고 있어요.   이 학교에 다니시는 분들은 한국에 와서 오래 사신 외국인분들이라 의사소통에는 큰 문제 없어요. 하지만 정확한 한국어를 구사하고 싶어 하시죠. 주민센터에서 한글로 필요한 행정업무를 볼 수 있는가 등의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게 해드리는 거죠. 이런 건 필요하거든요. 한글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이러한 사업을 펼치는 것은 뿌듯한 보람이라고 생각해요.

 

영원한 한글지킴이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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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글의 시대를 열다’ 출판기념회>

<한글날 행사 ‘옷이 날개’ 행사 참여>

 
 
한글 운동하는 사람으로서 최근에 무엇이 가장 뿌듯했는가 물어보니 한글날이 국경일로 지정되어 공휴일이 된 것이라고 한다. 대한민국 사람에게 한글만큼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도 없다며 마땅히 국경일과 공휴일로 지정되어야 한다고 주창해온 그였기에 의미가 더 컸을 것이다.

국경일이자 공휴일로 지정되지 않았다면 사람들은 한글날의 의미를 되새길 이유가 없었을 거예요. 쉬고 하니까 사람들이 좋아하고 ‘아 한글날이구나!’ 하며 자각하는 거죠. 한글날에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도 행사하고 하는데 공휴일이 아니면 사람들은 참석할 수가 없잖아요. 그리고 사실 글자를 만든 날을 국경일로 해서 기리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할 거예요. 훈민정음이기에 대한민국이 가진 독특한 기념일인 거죠. 외국인에게는 우리의 정체성으로 알릴 수도 있고요. 정말 세종문화제라던가 한글문화제 등의 이름으로 국제적인 축제로도 키울 수 있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는 광화문의 현판도 지금처럼 한자가 아닌 한글로 바뀌어야 한다고 발언한다. 광화문은 상징적으로 대한민국의 심장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외국 관광객들이 광화문 앞에서 한국에 왔다는 의미로 사진을 많이 찍는 데 걸려있는 글자가 한자어라는 것은 맞지 않는다는 생각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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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한 원형 그대로 복원하는 것이 문화재라는 것은 알지만, 광화문은 예외로 두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한글을 걸어야 ‘이곳이 한국이다, 한복판이다’는 것을 알릴 수 있는 거잖아요. 전 우리의 지향점이 한글에 있다고 보거든요.   우리나라가 이만큼 발전한 것이 ‘한강의 기적’이라고들 흔히 표현하는데, 전 ‘한글의 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글이라는 좋은 글이 있었기에 우리가 글을 빨리 떼고 공부하고 지식을 습득하며 기술도 쌓는 것 아니겠습니까. 한글이 대한민국 발전에 밑거름이 된 거죠. 대한민국의 미래도 한글을 가지고 뻗어 갈 수 있다고 보는 거죠.

 
 
그에게 앞으로 자신의 10년 뒤의 모습과 정재환에게 행복이란 무엇이냐고 묻자 어려운 질문이라고 운을 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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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몸과 마음이 어디에도 구속 당하지 않고 완벽한 자유를 누릴 수 있다면 행복하겠지요. 뭐 거의 불가능한 일이지만 최대한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저는 그냥 제가 하고 싶은 일, 그러니까 방송 일이나 강의, 한글 운동 등을 할 때 행복해요.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또 저를 좋아하는 사람들하고 함께 있을 때 행복하지요. 그 사람들과 함께 행복하게 지낼 수 있다면 그 사람들로 인해서 행복함이 더욱 전파되지 않을까요.

 
무한대의 한글 사랑을 지닌 정재환. 그가 진정한 한글 지킴이로서의 사명을 다 하여 대중에게 바른말을 전하고 그로 인해 사람들이 바른말 고운말을 표현하는 한국사회가 되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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