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경쟁에서 이겨야만 행복할까요?

무한경쟁의 시대입니다. 우리 회사가 수많은 동종업계의 회사 가운데서 독보적이고, 우리 부서의 성적이 다른 과보다 낫고, 나 자신이 옆자리의 김대리에 비해 우월하면 행복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처음엔 열심히 일합니다. 남들보다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무던히도 애를 쓰죠.
 
그런데 어쩐 일일까요? 비교적 좋은 결과가 나와도 잠깐의 만족뿐, 금세 최고가 아니라는 점에서 허망함이 찾아 들고,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오면 다음 번에 잘하려는 의지보다는 좌절에 빠지곤 합니다. 행여 좋지 않은 결과가 반복되면 깊은 좌절의 늪에 빠져 다시 헤어나오기조차 힘이 드는데요, 그러다 보면 ‘어차피 해도 불행하고, 안 해도 불행한 것을, 뭐 하러 이 고생을 하나.’싶기도 합니다.
 

‘경쟁 속에서 행복 찾기’란 정말 그리 힘든 일일까요? 

요즘 같아선 힘든 일이죠. 경쟁에서 지면 무시하는 게 보편적인 현상이 되었잖아요.

한 대학교 법학대학원 연구실에서 만난 이승미 님은 말했습니다.

무시당해서 좋아할 사람, 이 세상에 아무도 없죠. 저는 사람들이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가 경쟁을 거치는 과정에서 ‘자존감’을 다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긍지라고도 하죠. 남에게 굽히지 않고 자기자신의 품위를 지키려는 마음이요.
 
학생이라면 성적에서, 회사원이라면 실적에서, 누구나 다른 사람보다 우월해지고 싶어하는데, 길고 짧은 걸 대보려면 우선 실력만으로 정당한 평가를 받아야죠.

그 때문에 이승미 님은 행복이 개인의 문제만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편법을 쉽게 눈감아주는 사회분위기에 문제를 제기하는군요.

어떤 부분에선 편법이 심지어 능력으로 인정 받는 경우도 있어요. 예컨대, 집을 팔았다 치면, 계약서에 실제 판 금액보다 적게 적어서 탈세를 저지르기도 하고요. 그러면서 정당하게 세금을 낸 사람을 미련하게 여기죠. 이런 일이 잦아지면, 모두가 당연하게 편법을 저지르게 되고요.
사회전반에 이런 의식이 깔리면, 어른들을 보고 자라는 청소년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겠어요? ‘컨닝 좀 하면 어때, 안 걸리면 그만이지.’ 그러지 않을까요?
이런 부분은 개인의 노력만으로 나아지지 않아요. 사회구성원 전체가 인지하고 조금씩 나아지도록 노력해야죠.


그렇다면 개인적으로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할 수 있는 부분은 어떤 것이라 보는지, 행복지기가 물었습니다.

좋지 않은 결과를 얻은 사람들에게도 과정에 대한 칭찬으로 위로하고, 일으켜줘서, 얼마든지 재기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죠. 제 경우엔 절친한 친구들이 그 역할을 잘해 주었죠.
 
한동안 독일에서 공부했었는데, 생활용어는 소통하는데 무리가 없는 정도로 한다고 해도, 전공영역은 다르잖아요. 전문용어에 익숙하지 않아 헤매고, 문화적으로 소통이 안 되는 부분에 답답해 많이 좌절했었는데, 그런 어려움을 토로하면 마음으로 받아주고 위로해주는 친구들이 있었거든요. 친구들 역시 자기 공부에 치이고, 많이 힘들었을 텐데, 서로 도와주며 함께 간 거죠.

그녀는 지금까지도 힘이 되는 친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각자 자기가 해결해야 할 일도 부담스럽고 어렵겠지만, 친구와 같이 넘어진 나를 일으켜 세워 흙먼지도 떨어줄 소중한 사람이 있다면, 과연 험한 경쟁사회도 그다지 무섭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녀는 한 사람, 한 사람이 각자 자기가 해결해야 할 일도 부담스럽고 어렵겠지만, 넘어진 사람은 일으켜 세워 흙먼지도 떨어주면서 함께 가야지 않겠냐고 말했습니다.

예전에 선배한테 들었던 얘기가 있어요. 초등학교 운동회에서 운동장 한 바퀴를 달리는 시합을 하는데, 1, 2등으로 달리던 두 아이가 발이 꼬여서 함께 넘어졌다는 거예요. 둘 다 울먹울먹하면서 들어오는데, 두 아이 중 한 아이의 엄마는 ‘괜찮아, 열심히 뛰었잖아.’하고 위로를 하고, 다른 엄마는 왜 피하지도 못했냐며 나무라더래요. 어느 아이가 웃음을 빨리 찾고 운동회를 즐겼을지, 너무 빤하지 않아요?

그녀는 스스로에 대한 위로에 대해서도 얘기했습니다. 경쟁에서 진 친구를 위로하고, 용기를 북돋워주는 일도 중요하지만, 자기 스스로에게도 ‘괜찮아, 잘 하고 있어.’라는 위로를 잊지 말라는군요.

가끔 제가 하는 일이 잘 되지 않아서 우울해질 때, 주문을 걸어요. ‘괜찮아, 나는 열심히 했고, 지금도 이만하면 꽤 괜찮은 삶을 살고 있어.’ 라고요. 기분이 좀 나아지거든요. 기분이 나아지면, 좋은 결과를 얻도록 또 열심히 노력할 힘이 생기죠.


그래서 자신은 행복한 사람이라는 그녀의 말에, 행복지기는 가만히 생각해 봅니다. 과도한 면이 없지 않지만, 경쟁이 없을 수는 없는 사회이죠. 하지만 그만큼 협동의 가치도 다시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일을 함께 하는 협동뿐 아니라, 이승미 님이 얘기했듯, 넘어진 내 친구의 무릎을 털어주고, 부축해서 함께 가려는 마음이야 말로 경쟁에 지친 우리 모두가 행복해질 조건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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