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론] 행복을 위해 보상은 잠시 잊자!

보상. 듣기만 해도 솔깃한 말입니다. 무엇이든 상을 준다는 말이니까요. 솔직히 상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러고 보니 세상은 보상으로 가득합니다. 한 달 내내 일한 보상으로 월급을 받고, 3년 내내 열심히 공부한 보상으로 대학을 받습니다.  운동한 보상으로 건강한 몸을 받고, 이런 저런 대회에서 이기면 메달을 받습니다. 어쩌면 사람은 보상을 향해 달리고, 보상을 바라보며 사는 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사람이 어떤 일이든 더 빨리, 더 많이, 더 강하게 반응하게 하려면 반응을 강화할 행동, 흔히 말해 이벤트를 해야 합니다. 아이가 공부를 열심히 하게 하려면 시험 결과에 대해 보상해야 하고, 직원이 더 열심히 일하게 하려면 휴가나 성과급을 제시해야 합니다. 신제품이나 서비스에 사람들이 관심을 두게 하려면, 이런 저런 이벤트를 열어야 합니다. 그래서 인터넷엔 수많은 이벤트가 흘러 넘칩니다. 어떻게든 사람들의 반응을 끌어내려고요.

하지만 모든 보상이 반응을 끌어내는 건 아닙니다. 게다가 더 놀라운 사실은, 보상이 반드시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도 아니라는 겁니다. 언뜻 보기엔 잘 이해할 수 없겠습니다만, 이미 우리는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렇게 정의하면 어떨까요?

보상이 있으면, 놀이도 일이 된다.

아무리 재미있는 놀이라도 보상이 있고, 보상에 따르는 의무가 생기다 보면 재미없는 일이 된다는 말입니다. 실제로 게임이 좋아서 게임 회사에 입사했는데, 더는 게임하고 싶지 않기도 하고, 책이 좋아서 출판사에 들어갔는데 심지어 내가 만든 책을 쳐다 보기도 싫어집니다. 블로그가 좋아 소셜 미디어 회사에 들어갔는데 정작 내 블로그엔 글 한 편 쓰지도 못합니다.

스탠퍼드 대학 심리학과 교수인 마크 레퍼와 베이 에어리어 리서치 그룹의 데이비드 그린, 미시건 대학 교수인 리처드 니스벳의 실험은 보상이 놀이를 일로 만든다는 사실을 입증합니다.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펜을 주고 그림을 그리며 놀게 했습니다. 이 가운데 몇 아이에게는 펜으로 그림을 잘 그리면 ‘멋진 그림꾼’ 증서를 주겠다고 말하고 다른 아이들에게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보상을 받기로 한 아이들이 더 열심히 그림을 그렸습니다. 아이들이 그림을 다 그리면, 증서를 주겠다고 약속한 아이들에게 모두 주었습니다.

그리고 2주가 지난 뒤 다시 아이들을 모아 놓고 같은 펜을 주고 놀게 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번에 보상을 받은 아이들은 보상에 대한 언급이 없자 그림을 그리지 않았고 설령 그렸다고 해도 수준이 떨어졌습니다. 반면 보상 없이 펜으로 그림을 그리며 놀았던 아이들은 여전히 펜으로 재미있게 놀았고 그림 수준도 높았습니다. 보상을 받은 아이들은 보상을 위해 그림을 그렸고 보상이 사라지자 그림을 그릴 의욕도 사라졌던 것입니다. 그림을 그리는 놀이가 아이들에게 일로 바뀐 것이지요.

보상은 행동을 강화하고 더 열심히 일할 수 있게 합니다. 그러나 보상에 익숙할수록 더 큰 보상을 요구하고 그 보상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성과가 떨어지면서 불행도 커집니다. 보상을 받으려고 억지로 일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적당한 보상도 중요하지만, 보상과 함께 즐거움이 있어야 합니다. 문제는 보상은 누군가 줄 수 있지만 즐거움은 줄 수 없다는 사실. 즐거움은 스스로 만드는 수 밖에 없습니다.

누구나 하고 싶은 것만 하며 살 수는 없습니다. 돈을 벌어야 하고, 공부를 해야 하고, 의무를 다하면서 보상을 받아 살아야 합니다. 하지만 같은 보상을 받으면서도 누군가는 행복하고, 누군가는 불행합니다. 기왕이면 즐겁고 행복하게 보상받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일이라면 잠시 보상을 잊고, 일 속에서 즐거움을 찾으면 어떨까요? 지겹다고 생각한 회사가, 학교가, 인간 관계가 조금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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