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론]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

오래 전 부터 부러워했던 친구 커플이 헤어졌다는 소식에 ‘안됐다’고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고소한 마음이 들었던 적 없나요? 선천적으로, 혹은 사고로 신체 일부를 잃은 사람을 보며, 나는 적어도 사지(四肢)는 멀쩡하잖아?’ 하고 자기를 위로해 본 적, 혹시 없으셨나요?

흔히 우스개로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라고 말합니다. 다른 사람의 불행에 희열을 느낀다면 잘못된 것이지만, 나보다 못한 처지에 있는 사람을 보며 위안을 삼는 것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감정이지요. 어쩌면 행복할 수 있는 가장 빠르고 쉬운 방법일지도 모릅니다.

폴란드의 국민작가인 스와보미르 므로제크는 ‘초보자의 삶’이라는 책에서 이러한 감정을 해학적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그의 얘기가 길어질수록 내 마음은 점점 편안해졌다. 그의 불행한 인생과 비교하면 내 실패담은 아무것도 아닌 듯 여겨졌다. 그의 인생은 실패와 투병의 연속이었다. 그가 어릴 때 고아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할 때부터 손님들의 얼굴이 환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가 빈혈로 고생하는 이야기를 털어놓자 사람들의 얼굴에 기쁨의 미소가 번졌다. 그는 이야기 중간 중간 진통제를 삼키더니 급기야 조용히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이야기를 마친 그는 환해진 우리 얼굴을 보고는 자기가 알코올 중독자라는 사실도 털어놓았다. 추가로 돈을 조금 더 내면 술이 자기에게 안겨다준 불행에 대해서도 얘기해주겠다고 했다. 몇몇 사람들이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나는 마음이 훨씬 편안해진 채 그곳을 떠났다.

– 스와보미르 므로제크의 ‘초보자의 삶’ 中에서

굳이 이 글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사람들은 ‘비교우위’에 있다고 느낄수록 마음의 평온을 찾습니다. 이렇게 보면 행복하기란 참 쉬운 것 같습니다. 나보다 못한 사람을 찾아 비교하고 스스로 위로받으면 되니까요. 하지만 이렇게 ‘비교우위’에서 얻은 행복, 이 행복이 진짜 행복일까요?

비교우위에 젖어들지 말라


나보다 못한 사람과 비교하는 것도 행복해지는 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적인 감정이 얼마나 갈까요? 또 다시 나보다 훨씬 좋은 조건을 갖춘 사람을 발견하게 된다면, 예전엔 나보다 못하던 사람이 지금은 더 잘 나간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면 금세 우울해질지도 모릅니다. 이러한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서 우리는 남과 비교해서 얻는 소극적인 행복이 아닌, 적극적으로 행복을 얻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적극적으로 행복을 얻는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앞에서 말했던 몸이 불편한 사람에게서 힌트를 얻을 수도 있겠군요.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는 ‘오체불만족’의 저자, 오토다케 히로타다는 이렇게 말합니다.



장애가 있긴 하지만 나는 인생이 즐겁다. 건강한 몸으로 태어났지만 울적하고 어두운 인생살이를 보내는 사람도 있다. 그런가 하면 팔다리가 없는데도 매일 활짝 웃으며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나는 나의 신체가 지닌 장애를 결코 불행한 쪽으로만 바라보지 않는다. 오히려 이것은 초개성적인 것이다. 장애와 행복 사이에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 오토다케 히로타다의 ‘오체불만족’ 中에서


그는 타고난 장애 때문에 팔과 다리가 없는 상태로 태어났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장애를 ‘초개성적’이 라고 표현하며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당당했습니다. 남과 비교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에게만 집중했기에 인생을 행복하게 즐길 수 있었던 것입니다.

비교. 행복의 가장 큰 적


비교. 행복해지기 가장 쉬운 방법이면서도 행복의 가장 큰 적입니다. 이제부터 남의 불행에 기대지 말고 그냥 순수한 ‘나의 행복’을 만들어가는 것은 어떨까요? 예를 들어 남보다 더 가진 내 모습보다, 어제보다 더 나은, 성장한 내 모습에 행복을 느끼는 겁니다. 어제 이만큼 책을 읽었고, 오늘은 그보다 더 읽었으니 아주 잘했네. 어제 여기까지 보고서 썼고, 오늘 완성했으니 아주 수고한 걸. 미용실에서 머리 모양을 바꿨더니, 아주 마음에 들어, 자신감이 넘치네…

내 자신에게 집중하고, 자신감을 가지고, 나를 사랑하는 연습을 하면 굳이 다른 사람과 비교할 필요가 없습니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면 다른 사람과 비교할 까닭이 없으니까요. 혹시 아직도 누군가와 자기를 비교하시나요? 그럴 땐 어제 내 모습과 오늘 내 모습을 비교하면서 점점 나아지는 나를 찾아 보세요. 자신 없고 불행한 나는 사라지고, 자신감과 행복으로 가득한 나를 찾을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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