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엔젤’이 되는 1+1의 기적, 사회적기업 ‘비타민엔젤스’ 염창환 의학박사

 
한 켤레를 사면 한 켤레가 기부되는 신발이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습니다. 편하고 예쁜 신발을 구매하면서 좋은 일까지 할 수 있는 ‘착한 소비’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던 건데요. 같은 방식으로 비타민 한 통을 사면, 한 통을 소외계층에게 전달하는 사회적 기업이 있습니다. 소외계층의 건강이 사회의 건강과 연결된다고 믿는 ‘비타민엔젤스’가 그 주인공인데요. 일상 속 기부가 사회의 행복을 만든다고 믿는 ‘비타민엔젤스’의 수장, 염창환 의학박사를 만나봤습니다.
 
비타민엔젤스’는 소외계층에 ‘비타민’을 기부하기 위해 염창환 의학박사가 만든 사회적 기업입니다. 소외계층에 최소한의 영양을 공급하는 것이 목적인데요. 대한비타민연구회 회장이자 호스피스 의사로 저명한 염창환 박사가 10여 년을 계획한 끝에 지난 2013년 설립되었습니다. 비타민 한 통이 팔릴 때마다 한 통을 기부하는, 일명 일대일 기부(Buy One Give One) 방식을 차용해 설립 3년만에 약 10억 원 상당의 비타민을 기부하는 성과를 일궈냈습니다.
 
 
 

말기 암 환자의 유언이 비타민 나눔 운동으로

 
염창환 박사는 ‘비타민엔젤스’를 설립하기 이전부터 소외계층에 비타민을 나눠주는 일명 ‘비타민 나눔 전도사’로 유명했습니다. 동시에 가정의학과 전문의이자 말기 암 환자들을 돌보는 완화의학박사로 병원을 운영 중이죠. 염창환 박사가 유독 비타민에 관심을 두게 되었는지 그 배경이 궁금해졌는데요.
 

“비타민 연구 계기는 2000년대 초반, 한 난소암 말기 환자 덕분이었어요. 그녀가 세상을 떠나면서 제게 두 가지 부탁을 했는데, 첫째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함께하는 의사가 돼달라’였고, 둘째는 ‘비타민을 연구해달라’는 거였죠. 자신이 투병하던 중 비타민이 많은 도움을 준 것 같다고요. 실제로 그녀와 비슷한 경험을 한 사례들이 학계에 보고 되고 있기도 했죠.”
 
이 계기로 염 박사는 비타민을 공부하기 시작했고, 2003년 비타민 연구회를 만들게 됩니다. 하지만 비타민 나눔을 실천하게 된 계기는 따로 있었는데요. 시작은 지난 2005년, 학회 참석차 아프리카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였습니다.
 
“비행기에서 아프리카 아이들을 위해 ‘비타민A 보내주기 운동’을 하고 있더라고요. 비타민A가 부족해서 실명하거나 사망하는 아이들을 돕기 위해서였습니다. 우리나라에도 필요한 곳이 있으리라는 확신이 들었죠. 학회에서 돌아오자마자 평소 의료봉사를 다니던 장애인 학교에 비타민 C를 보내주었더니 감기에 걸리는 아이들의 숫자가 줄었다는 소식을 전해들었어요.”
 
자신의 생각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한 염창환 박사. 더욱 많은 이들에게 비타민을 제공할 방법을 찾던 중 우연히 『탐스 스토리』라는 책을 보게 되었다고 합니다. 신발 한 켤레를 팔 때마다 아르헨티나 아이들에게 신발 한 켤레를 기부하는 신발 브랜드 ‘탐스’의 탄생과정을 담은 책인데요. 이에 힌트를 얻은 염 박사는 비타민 한 통을 팔 때마다 한 통을 기부하는 플랫폼인 ‘비타민엔젤스’ 설립을 목표로 제품 개발에 착수하게 됩니다.
 
 


나눔 비타민, 아낌없는 나무처럼 무한하게

 
제품 하나가 팔릴 때마다 그대로 하나를 기부한다는 건 영리추구라는 기업의 기본적 속성과 반대되는 일인데요. 사회적 기업은 이익을 남기려는 목표를 버려야 한다고 염창환 박사는 강조했습니다. ‘비타민엔젤스’ 또한 사회적 기업으로서 수익을 내는 것이 아닌 더 많은 기부를 목표로 삼고 있는데요.
 

판매하는 만큼, 나눔을 진행한 비타민 엔젤스

 
“‘영업이익의 1%를 기부합니다’라고 하고 사회적 기업이라고 할 순 없어요. 저는 적어도 30%의 이익 정도는 기부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저희는 1억 개를 팔면, 1억 개를 기부하고, 10억 개를 팔면 10억 개, 100억 개도 마찬가지겠죠? 많이 팔수록 더욱 많이 기부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이렇게 소비자가 비타민을 구매할 때마다 어려운 이들에게 그대로 전달되는 직관적인 구조는 목표 달성을 더욱 유리하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비타민엔젤스가 비타민을 판매한 수량만큼 NGO 단체 및 시설에 전달하면, 바로 독거노인이나 미혼모, 결식아동들에게 나눠지는 방식으로 진행 중이죠. 또한 누구나 확인할 수 있도록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기부처와 액수, 제품의 개수를 비롯해 기부의 목적까지 투명하게 공개하는데요. 11월 현재까지 54,777개, 약 10억 5천 3백만 원 상당의 비타민이 기부되었습니다.
 
“건강을 생각하고, 나눔을 위해 만든 것이기에 특별히 비타민의 제품력을 높이는 데 심혈을 기울였어요. 세계 유수 회사의 엄선된 원료만을 사용하고, 가장 좋은 합성법을 이용한 데다 가격까지 저렴하죠. 더 많은 기부를 하기 위해서입니다.”
 
‘비타민엔젤스’에서 기획한 비타민 제품은 총 8종입니다. 모두 염창환 박사의 손에서 탄생했죠. 좋은 재료를 사용한 우수한 제품의 비타민이지만, 그 효용성에 대한 의문점도 들었는데요. 염 박사는 영양이 결핍된 취약계층의 눈으로 바라보기를 청했습니다.
 
 

“비타민 가격이 사실 얼마 되지 않는데, 이를 사 먹을 수 없는 사람들이 무수히 많습니다. 처음 받아봤다며 기뻐하는 사람, 먹고 감기가 나았다며 감사를 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소외계층에게 비타민이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아실 거예요.”
 
기부받는 이들의 긍정적인 평가는 개인들의 소비를 이끌어냈는데요. 염창환 박사는 앞으로 기업 소비를 늘려 더 많은 나눔을 실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비타민엔젤스’ 홍보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기업이 직원들의 명절 선물용으로 비타민을 구매하면, 동시에 기부를 하면서 세금 혜택까지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을 강조해 기업 판매도 활성화되는 추세라고 합니다.
 
 
 
 

소외계층이 건강해야 행복한 사회

 
‘비타민엔젤스’는 직원들의 월급을 제외한 모든 이익을 나눔에 쏟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광고비가 따로 없어 홍보하는데 애를 먹기도 했고요. 그러나 좋은 일은 알게 모르게 퍼진다고 하죠? 금액이 가장 저렴하다는 ‘팟캐스트’를 통해 ‘비타민엔젤스’을 소개했는데, 홍보 효과가 톡톡했는지 비타민의 판매가 급증하는 효과를 보았습니다.
 
염창환 박사는 ‘비타민엔젤스’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사람들에게 있는 나눔의 마음 덕분이라고 강조했는데요. 그는 마음은 나눌수록 커진다는 것을 직접 체험했습니다. 염창환 박사는 호스피스 의사로 활동하면서 의료봉사, 기부 등을 통해 평생을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힘쓰기를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현재도 외부 강연이나 TV 출연으로 받는 돈은 전액 고아원 출신 대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전달 중인데요. 염창환 박사에게 대단한 일 아니냐 묻자 그는 당연한 일이라며 덤덤히 말했습니다.
 
“병원 경영으로 나오는 돈은 저와 가족을 위해서 써요. 그 외에 부수적인 수입을 기부에 사용하고 있을 뿐이에요. 정말 어렵게 살면서도 자신의 월급을 쪼개 기부를 하는 분들이 있어요. 그런 분들이 대단한 거죠. 빈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기부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해요.”
 
덧붙여 염 박사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주 빌 게이츠가 지난 2014년 스탠퍼드대 학위수여식에서 했던 ‘가난한 자를 기억하라’는 연설의 중요성을 강조했는데요. 소외계층이란 이유만으로 아이들이 어른으로 제대로 성장할 수 있는 자격을 박탈해서는 안되며, 사회적인 기부를 통해 해결하자는 이야기였습니다.
 

“『탐스 스토리』 책에 보면 창업주가 아르헨티나를 방문한 이야기가 나오죠. 옛날에는 아르헨티나가 강국이었어요. 빈부의 격차가 심해지면서 신발이 없어 맨발로 다니는 아이들이 생겨난 거예요.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면 우리나라도 사회적 문제가 심각해질지도 모릅니다.”
 
염창환 박사에게 행복이 무엇인지 묻자 ‘빈부의 격차가 줄어 모든 사람이 행복한 사회가 되는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특히 어려운 대학생들이 기부를 통해 사회 구성원으로 잘 자라난 모습을 보면, ‘어른이 되는 즐거운 기분’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작은 나눔을 통해서 나의 건강, 나아가 사회의 건강까지 챙겨보는 건 어떨까요?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꾸준하게 나눔을 실천하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따뜻함을 느끼는 겨울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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