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원준 작가, 엄마와의 세계일주 그 후

 
환갑이 넘은 어머니와 500여 일간의 세계여행을 다녀온 후 책 <엄마, 일단 가고봅시다!>, <엄마, 결국은 해피엔딩이야!> 등을 펴내 인기 여행작가가 된 태원준 작가. 그는 지금 어떤 새로운 여행을 꿈꾸고 있을까요? 인생 2막을 시작한 태원준 작가를 만나봤습니다.
 

 
태원준 작가는 “여행한 모든 날이 좋았다”라고 말합니다. 그가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은 훌륭한 여행 파트너가 함께 했기 때문이죠. 그와 함께 여행을 다녀온 이는 바로 어머니였습니다.
 
태원준 작가는 2012년, 어머니의 환갑 선물로 단둘이 떠나는 해외여행을 기획했습니다. 아버지와 외할머니가 연이어 세상을 떠나 슬픔에 젖어있던 어머니를 웃게 하고 싶은 마음이 컸죠. 처음엔 펄쩍 뛰며 거절하던 어머니도 여행을 가겠다며 직장까지 그만두고 달려온 아들 앞에서 두 손 두발 다 들었습니다. 그렇게 모자의 예상치 못한 세계여행은 시작됐죠.
 
“태어나 처음으로 어머니와 단둘이 떠나는 여행이었어요. 길면 한 달 정도로 예상한 여행이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굉장히 길어졌죠 어머니가 여행의 맛을 알게 되셨거든요. 여행 비용이 700만 원뿐이라 도미토리에서 자고, 시장 음식 먹으며 지냈는데도 너무 즐거워하셨어요.”
 

에콰도르의 바뇨스 ‘캐노피’ 체험을 앞둔 태원준 작가와 그의 어머니

 
중국을 시작으로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 등 동남아를 돌고 유럽으로 건너가 총 300일 동안 50개국을 여행했습니다. 귀국 후 잠깐의 휴식을 가진 뒤 이번에는 남미로 200일간의 여행을 떠났죠. 그렇게 모자는 525일 동안 70여 개국 200여 개 도시를 다녀왔습니다.
 
 
 
 

500일의 여행이 만든 일상의 변화

 
500여 일의 여행을 끝낸 뒤 모자의 삶은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요? 부끄럼 많고 소극적이던 어머니는 여행을 하면서 적극적인 성격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외국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 말을 걸기도 하고, 광장에서 사람들과 어울려 신나게 춤을 추기도 하셨죠.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도 여전히 에너지 넘치는 삶을 즐기고 계신다는데요. 줌바댄스, 그림, 우크렐레, 영어 등을 배우느라 아들보다 더 바쁘게 움직이시고, 직접 여행을 추진해 가족들과 해외를 다녀오기도 하셨죠.
 
“어머니는 여행을 통해 일상에서 볼 수 없던 또 다른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셨어요. 평소에는 남의 시선이 신경 쓰여 하고 싶은 일을 뒤로 미루는 경우가 많은데, 낯선 여행지에서는 자신을 꽉 가두고 있던 벽에서 해방될 수 있잖아요. 그리고 여행에서 배운 ‘삶을 즐기는 방법’을 생활 속에서 몸소 실천하면서 자신의 모습을 계속 발견해 가는거죠. 저는 그런 어머니의 변화를 보며 놀라면서도 즐거워하고 있어요. 그런 게 여행을 통해 느끼는 진짜 행복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소도시 여행의 매력에 빠지다

 
어머니와의 세계일주 이후 태원준 씨에게도 변화가 생겼는데요. 그의 이름 앞에 이전에는 없었던‘여행작가’라는 타이틀이 붙게 된 것이죠. 어릴 적부터 여행을 최고의 즐거움을 꼽았던 그에게 이보다 더 좋은 선물은 없었습니다.
 
“지난 2016년에만 100개 도시를 다녀왔더라고요. 여행작가가 되니 좋아하는 여행을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자유롭게 다닐 수 있어 정말 좋아요. 물론 예전에 취미로 여행을 하던 때보다는 더 많이 공부하고, 사진도 신경 써서 찍어야 하지만 그게 스트레스라고 생각한 적은 없어요.”
 

(왼쪽) 다섯 개의 마을 이란 뜻을 가진 이탈리아의 ‘친퀘테레’
(오른쪽) 예술의 향기가 가득한 도시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마켓홀

 
어머니와 지구 한 바퀴를 돌며 웬만한 유명 도시는 모두 돌아본 태원준 작가는 최근 이탈리아의 친퀘테레, 네덜란드 로테르담 등 소도시 여행에 푹 빠졌습니다. 국내 여행 책자에는 소개되지 않을 법한 작은 도시만 골라 여행하거나 알려진 도시라도 다른 매력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죠. 최근에는 ‘유럽 소도시 기행’이라는 컨셉으로 유럽의 31개 도시를 다녀왔습니다. 새로운 여행지를 찾아내고 그곳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재미를 느끼며 진짜 여행의 설렘을 느끼고 있다고 하는데요.
 
“많은 분들이 프랑스에 가면 파리만 돌아보고 그 옆에 있는 프로방스 지역은 잘 안 가잖아요. 하지만 작은 도시야말로 좀 더 사람 사는 이야기가 숨겨져 있는 경우가 많죠. 소도시는 반나절이면 도시 전체를 구경할 수 있어 보다 여유로운 여행을 즐길 수 있어요. 작은 도시를 거닐며 미술관, 박물관, 성당 등을 구경하고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참 좋더라고요. ‘여행작가’라는 제 업에 맞게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얻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에요.
 
 
 
 

떠나기 위해선, 버리는 용기가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가슴속에 항공권 하나씩은 품고 삽니다. 하지만 ‘여유가 생기면’이라는 전제조건을 달고 나중으로 미뤄둘 뿐인데요. 물론 태원준 작가에게도 여행을 나중으로 미뤄두던 때가 있었습니다. 의외로 어머니와의 첫 번째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여행작가로 주목을 받던 때였는데요.
 
“첫 번째 여행 후 어머니는 다시 여행을 떠나고 싶어 하셨어요. 그걸 몰랐던 건 아니지만, 다시 떠날 결심이 서지 않더라고요. 이제 막 관심을 받기 시작한 새내기 여행작가였으니까요. 어머니와 여행을 떠난다면 들어오는 일을 거절해야 했고, 무엇보다 사람들에게서 잊혀질까 불안했죠.”
 
망설이던 그는 한 방송에서 어머니가 ‘여행을 떠나고 싶다’고 말하는 것을 보며 결심을 했다고 합니다. 누구보다 여행을 좋아했던 그였기에 떠나고 싶어하는 어머니의 마음이 크게 다가왔던 것이죠. 당장의 성공이나 인기를 누리고 싶었다면 아마도 어머니의 마음을 모른 척 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어머니와의 추억, 함께하는 여행의 즐거움이 태원준 작가에게는 더 소중한 것이었죠.
태원준 작가는 어머니와 두 번째 여행을 떠났고, 돌아와서는 세 번째 책을 출간했습니다. 처음의 걱정과 달리 태원준 작가는 여전히 인기 작가로 활동 중이고, 어머니와의 더 멋진 추억도 만들었죠.
 

뉴욕 센트럴 파크. 태원준 작가는 다음달 경 또 한번의 뉴욕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

 
태원준 작가는 그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떠나기를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조언합니다. 떠나기 위해서는 버리는 용기가 필요하지만, 돌아올 때는 그만큼 혹은 더 많은 것을 채워서 돌아올 수도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요.
 
“제 이야기를 듣고 부모님과의 여행을 계획하는 분들이 많으신데, 가까운 곳이라도 다녀오시기를 바라요. 저도 앞으로도 일 년에 한 번씩은 엄마와 함께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어요. 예전처럼 긴 여행은 아니겠지만 함께 한다는 것이 중요하죠. 개인적으로는 어머니와의 여행 말고 새로운 컨셉의 여행도 고민 중이에요. 올가을쯤에는 떠날 계획이고요. 다녀와서는 새로운 책을 통해 이야기를 전해 드릴게요.”
 
 

태원준 작가가 추천하는 유럽의 매력 도시

 

(왼쪽) 로마 최후의 식민지로 로마시대 유적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독일 ‘퀼른’
(오른쪽) 수영장 구조를 보존한 채 예술 작품을 전시해 놓은 프랑스 ‘루베’의 박물관

 
로마 시대 유적을 찾아다니는 여행, 독일 쾰른
 
“쾰른은 로마 최후의 식민지였던 도시로 이름 자체도 식민지(Colony)라는 단어에서 왔다고 해요. 도시 곳곳에서 로마 유적을 만나볼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죠. 로마 시대의 문부터 하수 시스템까지 이색적인 역사의 흔적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쾰른을 대표하는 맥주 쾰슈도 놓치지 마세요!”
 
수영장 개조한 이색 박물관이 있는 곳, 프랑스 루베
 
작은 도시 루베에는 독특한 박물관이 있습니다. 수영장을 개조해 만든 ‘수영장 박물관’이죠. 1932년부터 1985년까지 수영장으로 운영되던 건물을 미술관으로 탈바꿈했다고 합니다. 건물 안에 들어서면 수영장의 레일과 타일 계단 등의 시설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박물관 관람 후에는 근처 디자인 샵도 방문해 프랑스 예술가들의 이색적인 작품 감상을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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