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 배터리’ 소모를 줄이고 싶어요

 

 

Q. 주변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게 피곤해요.

 
직장 선후배, 친구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편이라 자주 그들의 인생 고민을 듣게 됩니다. 그럴때마다 최대한 진심으로 그들의 고민을 들어주려고 하는데요. 공감이 중요한 시대라지만, 저는 이 공감 때문에 기분이 안 좋아지거나 지칠 때가 많습니다. 얻어질게 없는 걸 알면서도 남의 고민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나, 대인관계로 인한 감정 소모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따뜻한 에너지를 충전해 균형을 맞춰 보세요

 
‘공감’이라는 키워드가 유행입니다. ‘공감하는 소통’이 힐링을 위한 솔루션으로 이야기 되기도 하는데요. 이렇듯 공감 능력은 현대인들이 갖춰야 할 중요한 능력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공감 받고 있다 느끼면 그간 나를 괴롭히며 쌓아왔던 부정적 감정이 풀리며 위로를 받게 되는데요. 내 인생을 힘들게 하는 문제가 그대로 남아 있어도 삶이 조금은 가볍게 느껴지는 거죠.
 
이런 좋은 ‘마음 치료제’인 공감이 세상을 가득 채우면 좋을 텐데 생각보다 타인의 일에 공감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공감이란 단어는 흔하게 주변에 넘쳐 나는데 공감을 하고, 공감을 받고 있다는 포근함의 밀도는 희박하게만 느껴지죠.
 

 
이는 공감이 심리적 기술로는 억지로 만들어 낼 수 없는 마음의 에너지이기 때문인데요. 따뜻한 에너지가 마음의 감성 배터리에 가득 차면 공감하는 기술을 연마하지 않아도 우리는 주변에 공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감성 배터리가 소진되어 버리면 공감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습니다. 상대방에게 줄 에너지가 없기 때문이죠. 그리고 상대방도 이 에너지가 없으면 다른 사람의 공감을 수용하는 것이 힘들어집니다.
 
 
 
 

공감은 본능, 많은 에너지가 소모됩니다

 
공감 능력은 사람마다 매우 차이가 납니다. 수학 문제를 푸는 실력이, 100미터 달리기 실력이 차이 나는 것 이상으로 차이가 나는데요. 공감이 필요한 세상이기에 공감 능력이 좋은 사람은 인기가 많을 수밖에 없지만, 공감 능력이 뛰어나다고 해서 모두 좋은 것은 아닙니다. 공감 능력이 타고난 사람은 사회적으로 성공할 것 같지만 꼭 그렇지는 않은데요.
 
예를 들어 공감 능력이 좋은 신입 간호사가 병원에 입사하면 환자를 따뜻하고 대하고 주변과도 소통을 잘 하기에 ‘친절상’을 받게 됩니다. 그런데 친절상 받던 분이 갑자기 회사를 그만두는 경우가 있습니다. 공감 능력이 좋으면 그 만큼 에너지 소모도 많기에 마음이 지쳐 버리는 소진증후군이 올 수 있기 때문이죠.
 
공감 능력이 좋은 것은 매우 좋은 일이나 그로 인해 소모된 에너지를 잘 채워주지 않으면 피로 증상이 빨리 오게 됩니다. 공감은 상대방의 고통을 내 고통처럼 느끼고 이해하는, 매우 본질적이고 생물학적인 프로세스이기 때문인데요. 본능이기에 스위치를 올리고 내리는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없죠.
 
뇌의 활성도를 측정하는 뇌영상 촬영 기법을 활용한 연구 결과를 보면, 공감 능력이 좋은 사람들은 상대방의 고통이 담긴 이미지를 보았을 때 고통을 느끼는 뇌의 부분이 활성도가 크게 증가합니다. 뇌의 활성도가 큰 만큼 많은 에너지를 태우며 소비하고 있는 것입니다.
 
 
 
 

 

먼저 나를 공감하세요

 
과거보다 친구들과 대화하는 일이 피곤한가요? 고민을 나누다보면 속에서 짜증나고 울컥거리는 일이 잦아졌나요? 사람은 이런 현상을 느끼면 주변이 나를 가만두지 않는다며 상황을 탓하거나, 자신을 자책하면서 스스로를 채찍질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 반응은 마음의 에너지를 더욱 고갈시키는 일이죠.
 
마음의 에너지, 감성 배터리가 소진됐다고 느낀다면 자책을 하거나, 타인 탓을 하기 전에 우선 스스로를 칭찬해주세요. 그만큼 남에게 공감하면서 열심히 살았다는 반증이니까요. ‘마음아 고생했다, 내가 이제 잘해 줄게’라며 내가 먼저 나를 공감하고 위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내 감성 배터리에 따뜻한 에너지를 충전해 에너지의 균형을 맞추어야 합니다. 우리 뇌는 좋은 사람, 자연, 그리고 문화와 교감할 때 새로운 에너지가 차오르는데요. 날씨가 제법 풀렸으니 주변 사람들과 가까운 전시장을 찾거나, 산책을 하면서 이야기를 나눠보세요. 같은 고민이라도 장소, 환경이 어디냐에 따라 받아들이는 정도가 달라지기 때문이죠. 공감 능력을 발휘하면서 감성 배터리도 채워보세요. 나를 먼저 공감해야 남도 공감할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