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타고 싶은 이가 있다면, 이 영화

 

 
봄입니다. 길고 긴 겨울을 통과한 우리에게 주어진 선물 같은 계절은 설렘을 동반합니다. 따뜻해진 바람에, 흩날리는 벚꽃에 마음이 들뜨기 마련이죠. 봄만큼 연애를 시작 하기 좋은 때가 있을까요? 썸을 꿈꾸는 이들에게 연애 코치로 나선 두 편의 영화를 소개합니다.
 
 
 
 

지나친 말은 신뢰를 잃게 한다, [애니 홀]

 
[애니 홀]의 엘비(우디 앨런)는 1년 전 연인 애니(다이앤 키튼)와 헤어졌습니다. 쉽사리 애니에 대한 미련을 떨칠 수 없는 그는 둘의 관계를 다시 복기해봅니다. 우연히 테니스장에서 처음 본 순간부터 서로에게 호감을 품은 두 사람은 함께 영화를 보고 식사를 하며 가까워집니다.
 
지적인 스탠드업 코미디언인 엘비는 애니에게 이런저런 책이며 음반을 권하고, 아름답고 유쾌한 애니는 예민한 엘비에게 웃음을 줍니다. 그러나 순탄할 줄만 알았던 이들의 연애는 조금씩 삐걱대기 시작합니다. 하루 종일 쉴 새 없이 떠드는 엘비는 애니의 신경을 긁고, 엘비의 편집증에 지친 애니는 자꾸 밖으로 돕니다.
 
사실 우디 앨런 감독의 남자들이 수다스럽지 않은 적은 없었습니다. 그들은 일을 할 때도, 사랑을 나눌 때도 입을 다물지 않습니다. 그중에서도 우디 앨런 감독이 직접 연기한 엘비만한 수다쟁이도 드물죠. 쉬지 않고 떠드는 그는 불안을 말로 해소합니다. 덕분에 애니에게 점수를 따기도 하지만 신뢰를 잃기도 하죠.
 
엘비는 애니에게 새로운 사상과 철학을 설파하며 그녀의 사고를 넓혀주고, 가수로서의 꿈을 독려합니다. 엘비의 쉬지 않는 입이 불러온 긍정적인 효과죠. 그러나 엘비는 애니가 우울해 보일 때면 언제나 되물어서 그녀를 화나게 만들고, 질투심에 애니의 학구열을 조롱합니다. 그의 가벼운 입이 일으킨 사단이죠.
 

 
 
 
 

계산없는 행동이 중요하다, [드라이브]

 
반면 [드라이브]의 남자(라이언 고슬링)는 말이 없습니다. 심지어 영화 속 이름도 없죠. 그냥 남자입니다. 쓸데없는 말을 주절거리지도 않습니다. 굳게 닫은 입은 사랑을 고백하거나 악당들을 협박할 때만 열립니다.
 
무대에서 코미디로 관객들을 웃기는 엘비의 생계 수단이 입이라면 카 스턴트를 하면서 정비소에서 일하는 남자의 재산은 몸입니다. 뽐내기 위해 헬스장에서 가공해낸 초콜릿 복근과는 다릅니다. 보기에만 좋은 관상용 근육이 아니라 온전히 사랑하는 여자를 지키기 위해 쓰이는 그의 무기인 셈이죠. 게다가 좁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여자(캐리 멀리건)를 보호하는 동시에 난투 상대를 단숨에 제압할 정도로 강력합니다.
 
여자와는 눈만 마주쳐도 웃어버리고, 말 한마디 붙이기 힘들 정도로 수줍어하지만 사랑하는 이를 지키기 위해서는 무엇 하나 아끼지 않습니다. 여자를 위해서는 아무것도 개의치 않는 남자를 보고 있노라면 썸 아니라 그 무엇이라도 기꺼이 함께 하고 싶어집니다.
 

 
모친에게조차 어렸을 때부터 불신으로 꽉 찼다는 평가를 듣는 엘비 역시 말보다 행동이 앞설 때가 있었습니다. 첫눈에 반한 애니에게 먼저 다가가거나 새벽 3시에 애니의 전화 한통에 헐레벌떡 달려갈 때처럼 말이죠. 그리고 그 순간들은 헤어진 뒤에도 엘비와 애니에게 가장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말 많은 엘비와 말 없는 남자가 우리에게 주는 썸의 교훈은 명확합니다. 말보다 행동 했을 때 썸남썸녀의 마음이 움직인다는 것이죠. 혹시 누군가 당신의 마음에 들어와 있나요? 그렇다면 카톡창의 1이 없어지기만을 기다릴게 아니라 지금 당장ᅠ뭐라도 해봐야합니다. 엘비와 남자처럼 썸은 행동하는 자에게만 주어진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