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분야의 기술 명장 3인을 만나다

 
SK하이닉스에서 18명의 ‘기술 명장’이 탄생했습니다. 15년 이상 근속하며 높은 기술력과 리더십을 갖춘 직원들이 선발됐는데요. 끝없는 도전과 노력으로 반도체 분야의 최고 기술자로 인정받고 있는 3명의 명장을 소개합니다.
 

SK하이닉스는 기술명장 제도를 도입하고 높은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18명의 명장을 선발했다.

 
독일에서는 풍부한 현장 경험과 최고의 기술을 갖춘 기술 명장들을 가리켜 ‘마이스터’라 부릅니다. 마이스터들은 국가 경쟁력을 키우는 중요한 사람들로 평가 받고 있죠. 우리나라도 기술 명장들을 키워야 한다는 움직임 속에 ‘대한민국명장제도’(고용노동부, 한국산업인력공단)를 통해 명장들을 선출하고 있는데요. 앞으로는 첨단기술 12개 직종을 신설하고 현장 중심의 명장을 선정하는 등 시대에 맞는 명장을 선발할 예정입니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SK하이닉스는 ‘기술 명장’ 제도를 도입하고 생산직 직원 중 18명을 기술 명장으로 선출했는데요. 지난 4월 27일에는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기술 명장 인증식’을 열었습니다. 15년 이상 근속한 생산직 가운데 반도체 관련 자격증 유무, 특허·실용신안 등록 여부, 강의 활동과 사회 봉사 참여 정도 등 다각도에서 자격 요건을 고려해 기술 명장을 선발했는데요.
 
18명의 기술 명장 중 반도체 생산을 책임져 온 현장 전문가 3명을 만나 그동안의 노력과 앞으로의 목표를 들어봤습니다.
 
 


 
 

반도체 세정 분야의 혁신을 이끌다, 이광문 기정

 

 
Q. 현재 맡고 있는 일은 무엇인가요?
반도체 세정 장비의 유지·관리 및 성능 개선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반도체가 극미세 회로를 그리면서 장비 세정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데요. 21나노 DRAM의 경우 약 700개의 공정을 하게 되는데, 그중 3분의 1 정도의 공정에서 전후 세정 처리가 필요합니다. 보이지 않는 티끌 하나에도 수 만장의 웨이퍼가 무용지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Q. 구체적으로 어떤 혁신을 이끄셨나요?
반도체 세정 업무에서는 세정액을 정교하게 제어하고 300~400대의 장비를 동일한 상태로 유지하는 게 관건인데요. 저는 이를 위해 ‘이동식 유량계, 이동식 약품농도계, 농도계 자동교정장치’를 개발했습니다. 이는 장비의 상태를 똑같이 맞춰주는 보조장비로, 시간당 세정액 사용량이 균일하게 유지되면서 연간 약 36억 원의 재료비를 절감하는 효과를 거뒀죠.
 
Q. 일본어, 영어, 중국어 실력이 좋다고 들었습니다.
일본어는 장비의 설명서를 읽기 위해 독학한 케이스입니다. 영어는 사내 대학을 다니면서 전공으로 선택했을만큼 꼭 배우고 싶었던 언어라 휴직계를 내고 1년간 텍사스에 있는 국제교환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도 했죠. 중국어는 2007년부터 2년간 중국의 우시(无锡) 공장에서 일하면서 엔지니어들과의 소통을 위해 공부했고요. 장비 쪽 메이저 비즈니스 파트너 대부분이 글로벌 업체라서 저와 같은 엔지니어에게 외국어 능력은 큰 경쟁력이 됩니다.
 
Q. 기술 명장으로서 앞으로의 각오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반도체 세정 분야의 최고가 돼 SK하이닉스 기술 명장을 넘어 국가 기술 명장에도 도전하고 싶습니다. 사실 제가 독하게 일하는 편인데 기술 명장 인증으로 열심히 한 만큼 인정받는다는 것을 후배, 동료들에게 보여주고 싶네요.
 
 


 
 

3개 기능장 취득한 현장 전문가, 정명수 기정

 

 
Q. 기술 명장에 도전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이전에 현장 관리·감독 전문가로서의 제 노하우를 담은 <신입사원 스킬, 만랩을 달성하다>라는 매뉴얼을 만들어 후배들과 공유했는데요. 현장에서 쌓은 노하우만으로는 아쉬워서 국가공인 기능장 시험에 도전해 전기·전자·통신 기능장 3개를 취득했죠. 이렇게 제가 쌓은 전문성을 더 많은 이들과 나눌 수 있을 것 같아 기술 명장에 지원하게 됐습니다.
 
Q. 업무를 병행하며 3개 기능장 시험에 합격하기는 어려웠을 것 같은데요.
동료들의 힘이 컸어요. 교대 근무를 하다 보니 주말에 학원 수업을 듣기 위해서 휴가를 써야 했는데 동료들은 제가 공부하기 위해 낸 휴가임을 알고 많은 응원을 보내줬죠. 덕분에 저도 이를 악물고 도전했고 1년에 하나씩 기능장을 취득할 수 있었어요. 힘들었지만 기능장을 통해서 장비 장악 능력을 높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Q. 기술 명장으로서 앞으로의 각오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독보적인 현장 전문가로 성장해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SK하이닉스가 인정하는 4개의 기능장을 모두 취득해 기술 명장의 자부심을 높이고, 후배들과는 폭넓은 지식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배움에 대한 열정 가득한 생산관리 전문가, 이광호 기정

 

 
Q. 기술 명장으로 선정된 소감이 어떤가요?
무엇보다 생산직 구성원의 전문성을 높게 인정하고 지원하는 제도가 마련되어 반갑습니다. ‘그동안 내가 일을 잘해왔구나’ 인정받은 것 같아 뿌듯했고, 나아가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는 선배가 되겠다는 다짐도 하게 됐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전문 역량을 키우는 이들에게도 긍정적인 동기부여가 되기를 바랍니다.
 
Q. 배움에 대한 열정이 큰 것 같습니다
고등학생 때 웨이퍼를 본 뒤 반도체 전문가를 꿈꾸었는데, 입사하고 나니 모르는 것 투성이더라고요. 매뉴얼을 읽기 위해 대학에서도 일본어를 전공했고, 이후 반도체 산업 전반에 대한 눈을 키우기 위해 대학원 석·박사 과정으로 경영학을 선택했죠. 지난해에는 반도체 학술대회에서 논문을 발표했는데요. 배움의 목적은 함께 공유하고 깊게 파고들면서 경쟁력을 크게 키우는 데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Q. 기술 명장으로서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 있나요?
반도체 산업은 계속해서 진화하기 때문에 항상 배워야 하고, 현장에는 늘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습니다. 생산ㆍ관리 전문가로서 이런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에 대한 책을 쓰고 싶어요. 기술 명장으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말이죠.
 
각기 다른 기술과 능력을 갖춘 기술 명장들이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스스로 세운 목표를 이루기 위해 끝없이 노력한다는 점이었는데요. 그들이 현장 안팎에서 쌓은 지식과 경험은 자연스럽게 동료들에게 전수되었고 곧 회사의 경쟁력이 되었죠. 남다른 패기와 열정으로 가득한 기술 명장들이 이끌어 갈 SK하이닉스의 혁신, 앞으로도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