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에 빠지다, 명동 ‘재미로’

 
장마와 무더위로 불쾌지수가 높은 7월엔 ‘재미로’를 걷는 것이 좋겠습니다. 복잡한 명동에 숨어있는 ‘재미로’는 이름만큼 재미난 골목인데요. 오랜 친구를 만난 듯 반가운 마음으로 추억 속 만화 캐릭터가 가득한 골목을 만나러 가볼까요?
 

 
‘재미로’를 걷다보면 배를 깔고 누워 만화책을 보며 킥킥거리던 기억, 텔레비전 앞에서 애니메이션 방송을 기다렸던 시절이 눈앞에 펼쳐지는데요. 그래서 유쾌한 에너지가 필요할 때면 찾곤 하죠.
 
‘재미로’는 지하철 4호선 명동역 3번 출구에서부터 서울애니메이션 센터로 가는 얕은 언덕길을 부르는 이름입니다. 2013년, ‘만화의 거리’를 조성하기 위해 국내 만화가 70여 명이 무상으로 콘텐츠를 제공했고, 골목 상인들도 가게 앞 벽면을 내어주며 동참한 결과, 곳곳에서 익숙한 만화 캐릭터를 마주할 수 있게 되었죠. 토요일에는 캐릭터 퍼레이드도 펼쳐지는 그야말로 재밌는 골목인데요.
 
 

 
 
 
 

만화 캐릭터와 함께 어슬렁거리는 재미

 
‘재미로’의 시작점인 명동역 3번 출구 바로 앞에는 상상공원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드라마화되어 큰 인기를 누렸던 만화 <궁>의 하이라이트를 감상하면서 남산방향으로 몇 걸음 옮기면 퍼시픽 호텔을 가운데 두고 갈림길이 나오는데요. 왼쪽 길을 따라 걸으면 ‘재미로’가 쭉 이어집니다.
 
먼저 윤태호의 <미생>, 강풀의 <그대를 사랑합니다>, 조석의 <마음의 소리> 등 인기 웹툰이 눈길을 사로잡는데요. 그리고 <로봇찌빠>의 신문수 작가가 한 사람의 사연을 듣고 만화로 재연한 사연우체국을 구경하다보면 <달려라 하니> 포토존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재미로’에는 귀여운 캐릭터들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이 곳곳에 있다

 
더위로 땀이 송골송골 맺힐 때쯤, ‘재미랑 4호 삼박자 만화공방’으로 발걸음을 옮겨볼게요. 일명 ‘고양이 건물’이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떳다 그녀>를 만든 3명의 작가가 운영하는 공간입니다. 현직 만화가의 도움을 받아 ‘만화책 만들기’ 체험, ‘웹툰 그리기’ 수업 등을 경험해보세요.
 
‘재미랑 1호 만화박물관’은 지하부터 4층까지 전시와 체험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인데요. 특히 자유롭게 만화책을 볼 수 있는 4층의 만화다락방을 추천합니다.
 
남산 아래 옹벽에 전시된 한국만화 대표 40선이 눈에 들어오면 ‘재미로’의 막바지에 다다른 건데요. 저녁에는 조명이 들어와 별처럼 반짝거린답니다.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서는 성우더빙체험, 애니메이션 감독이 되어보는 스톱모션 체험이 가능하고, 극장에서 만화 상영을 즐길 수 있습니다. 내친김에 산책로를 따라 남산까지 올라 여름밤을 만끽해보는 것도 낭만적이죠.
 

‘재미로’에 있는 공방에서 만화를 직접 그려보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재미로’를 돌아 내려갈 때는 트래블 펍 ‘워커바웃’에 들러보세요. 여행가이드북 론니플래닛에 소개된 후 전 세계 여행자들이 찾아오는 곳으로 제대로 ‘여행’ 온 기분이 납니다. 커피부터 수제 로컬 맥주, 이와 어울리는 태국 음식까지 맛볼 수 있습니다. ‘재미로’의 초입에 자리 잡은 ‘레스토랑 두부’는 특히 커플들에게 인기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입니다.
 

골목마다 벽이나 계단에 만화가 그려져 있어 인증샷을 찍기에도 좋다

 
언제나 사람들로 붐비는 명동과 달리 ‘재미로’는 한적함이 매력이죠. 여전히 아는 사람보다는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은 골목이니까요. 때문에 느긋한 마음으로 골목을 어슬렁거리는 것이 ‘재미로’를 제대로 즐기는 포인트라 하겠습니다. 추억을 부르는 귀여운 캐릭터와 인증샷을 찍으며, 새로운 추억을 마음껏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