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알고 싶은, 스피크 이지 바

 
조용한 분위기의 바에서 누군가와 두런두런 대화를 나누고 싶은 계절입니다. 요즘 의외의 장소에, 간판도 없이 있는 ‘스피크 이지(Speak Easy)’ 바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스피크 이지 바는 금주령이 내려졌던 1920년대 미국에서 애주가들을 위해 몰래 술을 팔던 비밀스러운 바를 말합니다. 이제는 하나의 컨셉이 되어 조용히 술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이 알음알음 찾는 공간이 됐는데요. 시끌벅쩍한 곳에서 벗어나 술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에게 특별한 분위기를 만들어 줄, 스피크이지 바를 소개합니다.
 
 
 
 

공중전화 박스가 있는 그곳, 한남 + 제주 ‘더 부즈’

 

더 부즈 제주(출처: blog.naver.com/russa0527)

 
한남동 더 부즈는 입구를 암시하는 붉은색 공중전화 박스로 유명하죠. 특히 지문인식 시스템으로 회원에 한해 탑승할 수 있는 2인용 엘리베이터는 더 부즈의 비밀스러움을 배가시키는 요소입니다.(비회원은 계단을 이용해 바로 입장할 수 있습니다) 편안한 분위기와 안정적인 칵테일로 오랫동안 한남동을 지키고 있는 더 부즈가 최근에는 제주에도 등장했다는데요. 제주의 첫 스피크 이지 바이기도 한 제주 더 부즈는 한남동 더 부즈의 분위기와 규칙을 고스란히 계승하면서 더 많은 술 종류를 판매하죠.
 

더 부즈 제주(출처: blog.naver.com/russa0527)

 
주차장 같은 곳에 덩그라니 세워진 공중전화 박스를 통해 안으로 들어가면, 은밀한 요원이 된 것 같은 기분을 주는 지침이 담긴 종이를 받게 됩니다. 지켜야 할 규칙과 내 위스키 취향을 짐작할 수 있는 맵, 그리고 기나긴 메뉴판인데요. 30세 이하는 동반이 없을 경우 출입할 수 없다는 규칙도 여전합니다. 5명 이상의 단체 손님은 출입을 제한하며, 1인당 1만원의 커버 차지를 내면 채소 스틱과 웰컴 드링크, 마른 안주가 차려집니다. 세팅비 5000원을 지불하면 원하는 음식을 가져와 먹을 수 있다고 하니 제주 더 부즈의 밤은 한층 더 취하기 쉽겠네요.
 
INFO.
가격 커버 차지 1만원
주소 서울시 용산구 한남대로20길 47-10/ 제주시 노형11길 5-4
문의 02-797-8002/ 064-747-0045
 
 
 
 

입구를 찾는 재미, 한남동 ‘블라인드 피그’

 

출처: blog.naver.com/sagereal/

 
스피크 이지 바를 찾는데에도 ‘난이도’가 있다면, 블라인드 피그는 상위권에 자리할 겁니다. 블라인드 피그는 한남오거리 순천향대학교 병원 근방 골목의 건물 반지하에 자리한 공간에 있는데요. 사람 키보다 작은 문을 통과해야만 비로소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영화 <신비한 동물사전>에 등장했던 마법 세계의 주류 밀매점 이름 역시 ‘블라인드 피그’였으니 꽤 훌륭한 작명 센스라고 할 수 있죠.
 

출처: blog.naver.com/sagereal/

 
블라인드 피그의 또다른 장점은 캐주얼한 분위기인데요. 가벼운 마음으로 찾기에는 어쩐지 신경 쓰이는 다른 시크릿 이지 바나 위스키 바에 비하면 빈티지한 느낌의 바와 인테리어, 그리고 은근히 넓은 내부 공간은 한층 마음을 편안하게 해줄 겁니다. 피곤한 날, 가까운 사람과 수다를 떨며 하루를 마무리하고 싶을 때 특별한 이곳을 찾아 보세요. 새벽 다섯시까지 문을 연답니다.
 
INFO.
가격 커버 차지 5000원
주소 서울시 용산구 대사관로 62
문의 010-9000-0502
 
 
 
 

편안하면서 분위기있는 작은 바, 해방촌 ‘트웰브’

 

출처: @bartwelvekorea 페이스북

 
트웰브(XII)는 이름 그대로 열 두 명의 손님만 앉을 수 있는 바입니다. 굳건히 닫힌 문 위에 점등된 로마자 숫자 사인을 보며, 지금 바 안에 몇 자리가 남아있는지 짐작할 수 있는데요. 불이 모두 꺼지면 만석이라는 의미입니다. 로마자 ‘XII’를 따라가 문을 열면 바가 모습을 드러내는 트웰브는 특유의 비밀스러운 콘셉트와 친밀한 분위기로 해방촌과 경리단길, 청담동 총 세 곳에 자리해 있습니다.
 

출처: @bartwelvekorea 페이스북(왼쪽)

 
본점인 트웰브 해방촌의 다른 점을 꼽자면 트웰브 경리단길보다는 공간이 넉넉하면서 청담점보다는 편안한 분위기라는 것인데요. 히노키탕의 느낌을 재현한 바의 분위기는 ‘위스키 바’보다는 단골 이자카야 부엌을 찾은 것 같은 인상을 주기도 합니다.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 때문에 혼자, 혹은 두 사람 정도 찾기에 좋은데요. 커버 차지 5000원이 책정되어 있지만 1만원 초반부터 시작하는 칵테일 가격이 흡족합니다. 참고로 해방촌 트웰브의 입구에도 비밀이 숨겨져 있는데요. 힌트를 귀띔하자면 커다란 문이 진짜 ‘문’이 아니라는 것. 그 다음 트릭은 직접 발견하길 바랄게요.
 
INFO.
가격 커버 차지 5000원
주소 서울시 용산구 신흥로54
문의 02-796-9693
 
 
 
 

동화처럼 신비로운 분위기의 ‘청담동 앨리스’

 

출처: 앨리스 청담 네이버 공식

 
수차례 챔피언을 거머쥔 바텐더들의 칵테일을 저택 같은 공간에서 맛볼 수 있는 ‘르 챔버’가 청담동 스피크이지 바의 전성기를 시작했다면, 2015년 오픈한 ‘앨리스’는 그 바톤을 이어 훌륭하게 달리고 있는 바입니다. ‘이상한 나라’의 콘셉트를 충실히 재현한 ‘앨리스’로 입장하는 길은 스피크이지 바를 좀 다녀본 사람도 당황할만 한데요. 1층 정원 입구의 계단을 내려오면 아담한 크기의 꽃집이 등장하기 때문이죠.
 

출처: 앨리스 청담 네이버 공식

 
꽃집을 지나쳐 발걸음을 계속하면 드디어 위스키 바다운 라운지가 등장합니다. 이곳에 들어서면 토끼굴에 떨어진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요. 토끼의 회중시계, 벽으로 둔갑한 화장실 문, 그리고 책상에서 솟아나는 유리잔까지, ‘앨리스’의 콘셉트에 충실한 이곳은 술을 대하는 태도는 더할 나위 없이 진지합니다. 영국의 잡지 ‘드링크 인터내셔널’이 선정한 아시아 베스트바 11위, 국내 잡지인 ‘바앤다이닝’이 선정한 베스트바에 빛날 정도니까요. 소파 테이블에 앉아 여럿이 함께 대화를 나누기에도 좋습니다.
 
INFO.
가격 커버 차지 1만원
주소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55길 47
문의 02-511-8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