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300여 명뿐인 사카쇼, 워커힐호텔 신지은

사케 분야에는 장인이라 불리는 ‘사카쇼’ 자격이 있습니다. 이 사카쇼 자격을 얻은 ‘사케 소믈리에’가 비스타 워커힐 서울의 일식당 ‘모에기’에 있는데요. 국내 여성으로는 최초, 전세계로는 321번째로 ‘사카쇼’ 인증을 받은 신지은 캡틴이 그 주인공이죠. 사케의 맛과 멋을 세상에 알리는 사케 전문가를 꿈꾼다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사케 분야 장인에 도전하다

 
비스타 워커힐 서울의 일식당 ‘모에기’의 신지은 캡틴은 지난해, 사케와 일본 소주의 최고 전문가를 뜻하는 ‘사카쇼’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세계적으로 300여 명에 불과할 만큼 ‘사카쇼’는 어려운 시험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신 캡틴이 사케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12년 전, 워커힐호텔 일식당에 막 입사했던 때였습니다. 한 손님이 우연히 던진 질문이 사카쇼의 길을 걷게 한 계기가 되었는데요.
 
“한 손님께서 ‘사케’가 무엇이냐고 물으셨어요. 때마침 ‘사케 소믈리에’ 선배가 자리에 없어 답을 해줄 사람이 없었죠. 그래서 바에 몰래 들어가 사케를 시음해본 후 제가 느낀 점을 알려드렸더니 손님께서 무척 좋아하시면서 사케를 주문하시더라고요. 그때 사케에 대해 더 알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이후 신 캡틴은 동료들과 함께 떠난 워크숍에서 사케를 맛 본 후 더욱 큰 매력을 느끼게 됐고, 사케 소믈리에였던 선배의 권유로 ‘사케 소믈리에’에 도전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사케 소믈리에 대회에 출전한 신지은 캡틴

 
 
“사케가 쌀로 만든 술이다 보니 텁텁하고, 누룩향이 많이 나는 술이라는 편견이 있었어요. 막상 마셔보니 은은한 향에 맛이 깔끔하고, 목 넘김이 부드러워서 저처럼 술을 잘 못하는 사람에게도 잘 맞더라고요. 그래서 숭실대학교에서 사케 소믈리에 교육 과정을 들으면서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죠.”
 
 
 
 

시작을 하면 끝을 보는 정신

 
신지은 캡틴은 쉬는 날과 업무 후 틈이 날 때마다 공부했습니다. 그 결과 ‘SSI(일본술 서비스 연구회・술장인 연구회 연합회)’의 사케 소믈리에 인증자격인 ‘기키자케시’와 일본 소주 전문가 자격증인 ‘쇼추 기키자케시’를 취득하게 되었는데요. 이 자격증만으로도 사케와 소주의 전문가로서 인정을 받을 수 있지만 그녀는 더 나아가 사케와 소주의 장인 격이라 할 수 있는 ‘사카쇼’에 도전하게 됩니다.
 
“사카쇼는 ‘기키자케시’와 ‘쇼추 기키자케시’ 두 가지 자격증을 모두 취득해야만 지원이 가능해요. 좀 더 상급의 자격증은 무엇이 다른지 궁금했고, 이 분야의 전문가로서 앞서나가고 싶었어요. 물론 준비하면서 포기하고 싶을 만큼 힘든 적도 많았고, 시험에서 2번이나 낙방하기도 했지만 ‘끝까지 한 번 해보자’라는 생각이 있었죠.”
 
사카쇼는 필기와 실기 시험으로 나눠지는데요. 특히 실기 시험은 200여 가지의 사케와 일본 소주를 블라인드 테스트로 알아 맞추고 맛을 그래프 형식으로 그려내야 하는 방식입니다. 실선 하나라도 잘 못 그으면 탈락인지라 예민하게 맛을 판별하기 위한 준비과정이 무척이나 어려웠다는데요.
 
“매주 최소 20여 종의 사케를 시음해보고 시험이 가까울 때는 100여 종까지 판별하는 연습을 했어요. 일본어로 보는 필기 시험 준비에 시음할 양도 늘어나니 버거워지더라고요. 그 와중에 은사님께서 마지막으로 시험처럼 테스트를 해보자 하시더라고요. 블라인드로 50개의 사케 특징을 맞춰나가는데, 그날 처음으로 스승님께 칭찬을 받았어요. 순간 1년여 간 힘들었던 모든 게 눈 녹듯 사라지고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행복해지더라고요.”
 

 
 
 

대한민국 대표 사케 전문가를 꿈꾸다

 
끊임없이 도전하는 신지은 캡틴은 현재 세종대 호텔경영대학원 석사과정 중에 있는데요. 첫 직장인 워커힐에서 12년째 근속중인 그녀는 사케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회사와 동료들의 도움을 꼽았습니다.
 
“회사가 저를 알아봐주고 제게 알맞은 포지션을 제의해줬기에 보답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또 동료들의 지지 없이는 사케 전문가로 성장하기는커녕 도전 조차 할 수 없었을 거고요. 많은 분들 덕분에 지금의 제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앞으로 워커힐호텔의 사케 장인으로 이름을 알리는 게 목표입니다.”
 
신 캡틴은 국내외의 사케 행사와 이벤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때도 좋지만, 무엇보다 모에기를 방문한 손님들이 자신이 추천한 사케를 맛보고 즐거워할 때가 가장 기쁘다고 하는데요. 최고의 실력을 갖추고도 한결 같은 열정을 보여주는 신지은 캡틴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Tip. 신지은 사카쇼가 알려주는 사케 상식


 

 
1. 사케 제조에만 3개월
사케 한 병을 출하하기까지 쌀을 깎고 건조하고 효모를 만드는 등 14개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요. 총 90일(3개월) 정도가 소요됩니다.
 
2. 이름에 숨겨진 비밀
사케 리스트를 보면 ‘00 준마이 다이긴죠’, ‘00 준마이 혼죠조’ 라고 쓰여있는 것을 볼 수 있어요. 맨 앞에 단어는 브랜드명, 지역명을 뜻하고, ‘준마이’는 순수한 쌀이라는 뜻인데요. 오로지 쌀과 누룩, 물로 만든 술에만 쓸 수 있는 명칭이죠. 준마이 뒤에는 쌀을 얼마나 도정했는지에 따른 이름이 붙어요. ‘준마이’라는 이름이 없는 사케는 양조 알코올이 함유되어 있는 술입니다.
 
3. 사케의 등급과 맛을 결정하는 정미율(精米)
사케는 쌀의 정미율이 낮은 순서에 따라 다이긴죠(50%), 긴죠(50~60%), 혼죠조(60~70%), 보통주(70%) 등으로 등급이 나뉘는데요. 정미율 퍼센트가 낮을수록 풍미가 화려하며 단맛이 날 확률이 높습니다. 사케를 선택할 때에는 정미율을 꼭 확인하세요.
 
4. 술잔에 술은 항상 가득
일본에서는 상대방의 술잔이 비어있으면 큰 결례라 생각하고 무심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상대방의 술잔에 술이 얼마나 남아있든 찰랑찰랑 넘치기 직전까지 계속해서 따라주는게 예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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