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로 주목받다, 카메라앱 ‘구닥’ 강상훈

출시 5개월만에 전세계 150만명이 유료로 다운을 받은 인기 애플리케이션이 있습니다. 바로 일회용 필름카메라를 표방해 촬영한 사진을 3일 뒤에 확인할 수 있는 카메라 앱 ‘구닥(Gudak)’인데요. 빠르고 편리한 것만 주목받는 요즘,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하고 상식을 뒤엎는 발상을 할 때 행복하다고 말하는 ‘구닥’의 아버지, 강상훈 대표를 만났습니다.
 

구닥을 만든 스크루바 강상훈 대표

 
 
 
 

기다림이 주는 재미를 더한 구닥다리 카메라

 
필름카메라를 모티프로 만든 카메라 앱 ‘구닥(Gudak)’은 지난해 7월 출시되자마자 국내 사용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얻고, 세계 35개국 앱스토어 비디오·사진 카테고리 1위, 18개국 전체 카테고리 1위를 차지했습니다. 24장의 사진을 모두 촬영한 뒤 3일을 기다려야 사진을 확인할 수 있고, 무작위로 선택되는 필터에 보정도 할 수 없는 불편한 카메라 앱이 얻은 인기였기에 IT업계도 놀랍다는 반응이었는데요.
 

앱을 켜면 필름카메라처럼 뷰파인더와 남은 필름의 수를 확인할 수 있다

 
 
“세계적인 패션&라이프스타일 웹진인 하이프비스트(HYPEBEAST)에 구닥 앱을 소개했는데, 누군가 이건 정말 바보 같은 앱이라고 하더군요. 국내 유명 사이트에서도 카메라 기능보다 감성으로 승부한다는 반응이었는데 이렇게까지 호응을 얻을 지는 몰랐습니다. 기분이 얼떨떨하지만, 감사한 마음이 더 큽니다.”
 
‘구닥’을 만든 ‘스크루바(Screw Bar)’의 강상훈 대표는 출시 전날까지도 3일이라는 시간을 놓고 동료들과 고민을 거듭했다고 합니다. 3일을 기다려야 하는 시스템이 너무 길다는 의견 때문이었는데 그때 강 대표가 ‘망각의 시간’을 떠올렸죠.
 

구닥 앱으로 촬영한 사진

 
 
“3일을 주기로 기억은 사라지거나 장기기억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거치는데요. 망각의 시간인 3일이 지나기 전에 한 번 더 인식을 거치면 기억은 장기기억으로 전환될 확률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또 필름카메라 시절, 사진관에 필름을 맡기면 ‘3일 뒤에 오세요’라고 말하기도 했고요. 결론적으로는 앱을 사용하면서 사람들간의 이야기 거리가 많았기 때문에 인기를 얻었다고 생각해요.”
 
 
 
 

상식을 뒤엎는 새로운 것을 만들자

 
‘구닥’을 만든 ‘스크루바’의 일원은 강 대표를 포함해 단 4명입니다. 강 대표가 기획을 맡고 세 명은 각각 개발과 마케팅, 제조·유통을 맡았는데요. 더 놀라운 점이라면 이들이 모두 ‘본업’이 따로 있는 직장인이라는 겁니다.
 

강 대표(오른쪽)의 미술 학원 제자이자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조경민 이사(왼쪽)를 포함해 4명의 청년들이 스크루바를 운영하고 있다

 
 
“저희는 ‘돈’이 아니라 함께 도전해서 얻는 성취감 때문에 모였어요. 부자란,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사람이 아닌 더 많은 경험을 쌓은 사람이라는 같은 생각을 갖고 있었죠. 본업이 안정돼 있으니 성공과 실패에 연연하지 않고 멋을 추구할 수도 있고 어려운 문제도 쿨하게 넘길 수 있는 것 같아요.”
 
강 대표의 본업은 작가이자 국내에서 가장 큰 유학 미술 학원 운영자 인데요. 그는 기존의 것을 뒤흔들고, 망쳐서 새로운 창작물을 만들어내는 작가 기질에 주목해 영어로 ‘망치다’는 뜻의 ‘스크루 업(Screw up)’에 스튜디오, IT나 과학은 랩을 사용하는 것처럼 ‘바(Bar)’를 붙여 회사 이름을 ‘스크루바’로 지었습니다. 상식을 뒤엎는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자는 독특한 포부와 의미를 담았는데요.
 
“재미있는 것을 추구하다 보니 ‘구닥’이라는 새로운 앱이 탄생하지 않았나 싶어요. ‘구닥’을 기획할 때 기존의 카메라 앱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것을 만들어보고자 했고, 틀을 깨고 발상의 전환을 해야 경쟁력이 생긴다고 믿었지만, 가장 중요했던 건 제 스스로도 재미있는 제품이었어요. 구닥의 경쟁상대 또한 ‘게임’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일상에 재미를 준다는 공통점 때문이고요.”
 
 
 
 

구닥만의 감성을 공유하다

 
지난 1월 7일 잠실에서는 ‘구닥’의 시그니처로 만들어진 후드티셔츠나 신발, 카드케이스 등의 굿즈들을 판매하는 ‘구닥팝업스토어’가 운영되었는데요. SNS에서는 구닥팝업이 해시태그로 등장해 구닥의 인기를 또 한 번 실감케 했습니다.
 

잠실에서 열린 구닥 팝업스토어

 
 
“팝업스토어를 통해 구닥이라는 브랜드를 알리고, 구닥 이용자 분들에게 자부심을 드리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안면인식을 활용하는 시대에, 저희 앱을 사용하면서 서브컬처를 즐기는 분들과 구닥만의 감성을 공유하고 싶었죠.”
 
최근에는 SNS에 ‘구닥’ 이미지만 업로드하는 계정을 만드는 것이 유행일 정도로 사용자간의 끈끈한 유대감이 생겨나고 있는데요.
 
“사실 ‘구닥’은 새로운 SNS를 만들기 전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을 위해 만들어본 앱이었어요. 원래 기획하고 있던 아이템은 SNS였는데 현재는 ‘구닥’의 인기 덕분에 중간에 또 다른 프로젝트를 선보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강 대표는 ‘구닥’ 출시 이전까지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행 불가능한 것으로 여겼다는데요. ‘더욱 많은 경험을 하는 것이 행복의 중요한 척도’라는 평소의 생각대로 밀어붙였기에 가능한 일이 됐죠. 앞으로도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한 도전을 멈추지 않을 거라고 말하는 강상훈 대표. 남들과는 다른 새로운 즐거움을 만들어 갈 그의 다음 프로젝트를 기대합니다.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더보기
밴드 url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