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진짜 여행, 크리에이트립 임혜민 대표

 
‘로컬의 삶을 여행하다’ 로컬 여행코스 플랫폼 크리에이트립이 내건 슬로건입니다. 임혜민 대표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명동과 강남만 둘러보고 한국을 관광했다며 자국으로 돌아가는 현실에 답답함을 느껴 우리나라의 속살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진짜 여행’을 기획하기 시작했죠. 크리에이트립은 홈페이지에 전국 구석구석의 명소와 검증된 상점 등을 코스별로 소개하고 있는데요. 관광객들이 진정한 ‘로컬 라이프’를 느낄 수 있는 여행을 제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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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무료한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창업에 뛰어들었다는 임 대표를 충무로 크리에이트립 본사에서 만났습니다.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고, 생각한 것은 곧 행동으로 옮기며, 작은 실천들이 모여 세상이 바뀌기를 소망하는 당찬 청년기업가의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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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먼저 크리에이트립의 소개를 부탁합니다.
A. 크리에이트립은 로컬 여행 코스 플랫폼이에요. ‘진짜 대한민국을 보여주는 여행’을 콘셉트로 탄생했죠. 로컬 여행 코스는 크게 두 가지로 구성되어 있는데, 자체적으로 발굴한 코스들과 기존 콘텐츠 보유 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만들어진 코스들이에요. 올해 초 베타서비스를 오픈했고, 4월부터 정식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어요. 브랜드가 사용자들에게 어느 정도 알려지면 6월쯤에는 사용자가 스스로 발굴한 코스를 추천할 수 있는 사용자 중심의 플랫폼으로 전환하려고 합니다.
 
 
Q. ‘따끈한’ 신생 스타트업이로군요. 대표님의 외모도 무척 어려 보이는데요.
A. 올해 스물일곱 살이에요. 대학 졸업 후 외국계 기업에서 SCM(공급망관리) 업무를 맡았는데, 아이디어를 발휘하거나 생산적인 업무가 아니었어요. 하루를 일해도 재미있고 의미 있는 일,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하자 싶어 회사를 박차고 나왔죠.
 
 
 

발품 팔아 만든 특급 관광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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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용기가 대단하네요. ‘로컬 여행지 코스를 짜준다’는 콘셉트가 신선한데요.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었나요?
A. 사업을 염두에 두고 다니던 직장을 나와 카이스트(KAIST) 경영 대학 사회적기업가 MBA 과정에 입학했어요. 그전에 잠깐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중화권 관광객을 대상으로 홍삼 판매하는 일을 옆에서 거드는 것이었죠. 관광버스에서 우르르 내려온 관광객들에게 제품을 보여주며 ‘한국의 젊은 여성들이 즐겨 먹는 홍삼이다’ 뭐 그런 이야기를 했어요.(웃음) 한국 관광의 실태를 적나라하게 알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죠. 이런 경험들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관광 구조가 굉장히 편중되어 있고, 여행 관련 좋은 콘텐츠가 없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게 됐고 그것이 크리에이트립의 출발이 됐어요.
  

Q. 그래서 바로 창업을 시작했나요?
A. 처음엔 학부 때 친했던 후배들과 의기투합한 하나의 프로젝트였는데, 하다 보니 사람이 더 필요하고, 돈도 필요해 캐시플로우를 마련하다 기업형태가 됐어요. 중화권 관광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준비했기 때문에 중국인 친구들을 동원했죠. 그들에게 ‘속초여행 보내줄게’라고 하면서 루트를 개발하기 시작했어요. 밤을 새워서 일해도 너무 신이 났죠. 제 성향이 그래요. 학교 다닐 때도 항상 도전적이었고 새로운 일에 끌렸죠.
 
 
Q. 호기심 많은 스타일이군요. 임 대표님의 학창시절이 궁금해지는데요.
A. 대학 시절, 사회적 기업을 지원하는 ‘아소카재단’에서 사회 혁신을 하고 있는 단체장들을 후원해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했었어요. 열정 넘치고 창의적인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많이 받았죠. ‘엠티몰’이라고 엠티 준비물을 공급해주는 온라인 사이트를 운영하는 프로젝트 등에 참여하기도 했고요. 처음엔 그걸 사업 아이템으로 할 생각까지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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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다시 돌아와, 크리에이트립의 서비스 개발 과정을 말씀해주세요.
A. 코스 하나를 개발할 때 교통 편, 음식점, 음식점의 메뉴에 대한 모든 정보를 담는데, 여행 기획자가 관광지 한 곳 한 곳을 일일이 방문해 꼼꼼하게 검증을 해요. 그리고 스토리텔링을 하죠. 예를 들면, 한 음식점이 있어요. 이곳의 메뉴부터 식재료, 맛, 히스토리, 사람 등 음식점에 관한 모든 내용을 콘텐츠로 제작해 외국인 관광객에게 제공하는 식이죠. 모든 콘텐츠는 직접 발굴해요. 금전적, 시간적 비용이 들지만 콘텐츠가 자생적으로 생산되는 플랫폼이 열리고 사용자들이 자연스럽게 올리는 구조가 되면 상황이 나아질 거라고 봐요. 5년 후에는 한국에서만 액티브 유저를 5만 명 정도로 생각하고 있어요.
 
 
 

홍대 버스킹, 치맥 문화 등이 자유여행객에게 인기

 
Q. 주 이용 고객은 누구이며, 어떤 코스들이 특히 인기가 있나요?
A. 고객은 케이팝이나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는 대만의 젊은 여성들이 가장 많아요. 최근엔 인기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활용한 여행 콘텐츠도 만들고 있죠. 개인적으론 전남 순천 기차 여행 코스가 참 좋고, 서울의 해방촌과 부암동 코스 등도 자랑할 만 해요. 제주도는 콘텐츠는 풍부한데 교통 편이 해결되지 않아 아직 코스 개발은 못하고 있어요. 요즘에 젊은 중화권 관광객들 사이에선 합정, 홍대, 이태원이 명소로 떠오르고 있죠. 젊은이들의 문화를 엿보는 콘셉트로, 상점에서 쇼핑을 하고 버스킹(길거리 공연)을 즐긴 뒤 치맥을 먹는 식으로 구성되어있어요. 부산 여행 문의도 제법 많아요. 대만에서 ‘필취여인(必娶女人)’ 이라는 드라마가 인기인데, 거기 나오는 배경이 부산이거든요. 벚꽃 시즌엔 경상남도 진해의 군항제도 반응이 좋았고요. 판에 박힌 관광이 아니라서 자유여행을 온 관광객들의 만족도가 무척 높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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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사업 자금은 어떻게 조달하고 있나요?
A. 한국관광공사와 카이스트 청년 창투사의 투자를 받았고, SK행복나눔재단에서 사회적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IR 교육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크리에이트립의 신념은 ‘외국인 관광객을 통해 돈을 벌어보겠다’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미래 산업인 관광을 콘텐츠를 통해 획기적으로 바꿔보겠다’는 거예요. 외국인 관광객들이 불만족스러운 여행을 한 뒤 두 번 다시는 한국을 찾지 않는 것보다 만족스러운 여행으로 한 한국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고 또다시 방문하게 만드는 방향이 훨씬 바람직하잖아요.
 
 
Q. 관광 시즌이라 앞으로 더 바빠지시겠네요. 끝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요.
A. 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한국을 찾는 관광객들의 수가 늘고 있어요. 올해 안에 인지도를 끌어올려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는 게 목표거든요. ‘한국에서 쇼핑 외에 진짜 재미있는 관광을 즐길 수 있는 사이트가 어디냐’ 했을 때 가장 먼저 크리에이트립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아지도록 더욱 노력해야죠. 너무 바빠 밤낮, 주말 없이 일만 하지만 재미를 느끼니까 지치지 않아요. 작은 아이디어가 사회를 바꾼다면 그 또한 보람이죠. 이제 시작하는 크리에이트립에 많은 관심 가져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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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혜민 대표와 인터뷰를 마치며 상상해보았습니다. 해외여행을 갔을 때 그 나라의 명소만 ‘찍고 턴’하는 겉핥기 식의 관광이 아닌, 그 나라의 사람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 생생하게 보고 느끼는 여행은 얼마나 짜릿할까 하고 말입니다. 아마 평생 잊히지 않을 추억이 될 테지요. 임 대표가 주도하는 관광 패러다임의 변화가 무척이나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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