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한 질주 속 짜릿한 스피드! 유경욱이 말하는 레이서의 모든 것

 
‘마이리틀블로그’는 SK페이스북에 여러분들이 올린 질문들을 바탕으로 만드는 인터뷰 코너입니다.
 
‘카레이서를 꿈꾼다면, ‘유경욱’에게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라는 주제에 100여 개의 톡톡 튀는 질문들이 올라왔는데요. 그중 여러분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질문들을 골라 유경욱 선수를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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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이서’, 이름만 들어도 벌써 짜릿한 속도감으로 가슴이 쿵쾅대지 않나요? 특히 최근에는 연예인들이 이 분야에 대거 유입되면서 관련 TV프로그램도 많이 생겼습니다. 덕분에 대중들도 레이싱을 한결 친숙하게 느끼게 됐는데요, 그 중심에 바로 유경욱 선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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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16년차 베테랑 카레이서인 유경욱 선수는 그동안 받은 트로피만 200개가 넘습니다. 지난 2010년에는 인기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F1편에 코치로 출연해 능숙한 전문가 면모와 함께 뛰어난 입담도 자랑했죠. 그 후에는 2년간 자동차 마니아들의 바이블로 통하는 예능 ‘더벙커’ MC도 맡았습니다. 그 덕에 요즘은 길에서도 알아봐주는 팬이 생겨 행복하다고 합니다. 카레이서 특유의 승부욕과 방송으로 다져진 재치까지 반전매력을 가진 유경욱 선수의 이야기를 들어보실래요?
 
 
반갑습니다. 실제로 뵈니 TV에서보다 더욱 소년 같으시네요.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유경욱: 12월에 있을 경기를 준비하고 있어요. ‘아시안 르망 시리즈(Asian Le Mans Series)’라는 대회에 출전하는데 여기에서 챔피언이 되면 다시 ‘르망 24시간 레이스’라는 또 다른 경기의 참가권이 주어져요. 제 진짜 목표가 바로 이 ‘르망24시’예요. 3명이 번갈아가면서 24시간 동안 달려야 하는 가혹하면서도 아주 인기 있는 대회죠. 현재는 체력을 다지기 위해 운동에 매진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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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이서를 직업으로 삼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유경욱:저는 원래 카레이싱 차량 정비사였어요. 18세부터 이 일을 시작했죠. 여느 때처럼 문제 차량을 수리하는데 자꾸 담당 레이서가 “아무리 고쳐도 말을 듣지 않는다”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직접 운전을 해봤는데 그 레이서보다 더 빨리 완주했어요. 이게 19세 때였어요. 그 뒤로 시험 삼아 신인전 세 경기에 출전했는데 전부 다 우승했어요. 누구나 재능을 한 가지씩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이게 제 재능이었던 것 같아요. 게다가 초등학교 때는 육상선수를 했거든요. 그래서 지는 것을 싫어했죠. 승부욕에 정비기술까지 두 가지가 잘 맞아 떨어졌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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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인전을 시작으로 세계무대 챔피언까지…. 그동안 거쳐 오셨을 길이 궁금해지는데요.
유경욱: 터닝 포인트가 몇 개 있어요. 그중 하나가 2001년 참가한 BMW가 운영하는 ‘포뮬러 BMW 스칼라십 프로그램’인데요, 사비를 털어 도전해 300명 중 최종 2위를 했어요. 여기에서 받은 지원금으로 진짜 카레이서가 되기 위한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고요. 물론 슬럼프도 있었죠. 수입이 일정치 않다 보니 중간에 생계를 위해 공사장에서 일하기도 했고요. 하지만 그러다가도 어디에선가 ‘웽~’하는 차의 머플러 소리만 들려도 심장이 다시 쿵쾅대곤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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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결과를 내는 데 유경욱 선수만의 노하우도 있을 것 같아요.
유경욱: 이건 노하우는 아니지만 예전에 징크스가 있었어요. 빨간 새 팬티를 입는 거예요.(웃음) 한 번 이걸 입었다가 1등한 게 계기가 됐죠. 요즘은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경기 직전에는 혼자 차분히 음악을 듣거나 대화를 줄이고 안정을 취해요. 그러면서 머릿속으로는 계속 ‘경기에 들어갔을 때 어느 위치를 선점할 것인지’ ‘앞 차량을 어떻게 추월할 것인지’ 등을 시뮬레이션 해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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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이싱에 특히 적합한 신체조건도 있나요?
유경욱: 키가 너무 크면 조금 불리할 수 있어요. 무게중심이 아래에 있을수록 안정적이거든요. 저도 운동할 때 절대 몸을 키우지 않아요. 오히려 유산소운동을 많이 해서 체중관리를 하죠. 현재는 58~60kg를 유지하고 있어요. 한때는 식단관리도 열심히 해서 닭가슴살이나 샐러드 아니 한 끼에 아몬드 세 알만 먹은 정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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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여성 카레이서는 얼마나 되나요? 카레이서를 꿈꾸는 여성들을 위한 조언을 해준다면?
유경욱:여성 드라이버의 장점은 세심하다는 거예요. 하지만 조금 투박할 필요는 있는 것 같아요. 차가 부서지기 직전까지 몰아야 하거든요. 예를 들어, S자 라인의 인사이드 코너에는 무조건 연석이 있는데 이걸 잘 밟으면 라인을 잘라갈 수 있어서 속도를 줄일 수 있어요. 반면 조금만 잘못 밟으면 차가 심하게 요동치죠. 차를 최대한 아끼면서도 험하게 모는 것, 이게 레이싱의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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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카레이서가 되고 싶어요. 어떻게 하면 되나요?
유경욱:처음 접근하려면 다소 어려울 수 있어요. 하지만 막상 시도하면 생각만큼 까다롭지는 않아요. 고가인 장비가 많아 경제적 부담이 있을 수는 있지만요. 우선 자동차경주협회에서 관련 라이센스를 취득한 뒤 양산차를 레이싱카로 개조해야 해요. 그러면 경기 출전자격이 생기고 신인을 대상으로 하는 클래스에 출전하면 본격적으로 카레이서의 길을 걷게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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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직전, 차 안에서 대기할 때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생각만 해도 손에 땀이 날 것 같아요.
유경욱:정말 떨리죠. 벌써 16년째인데 아직도 경기 때마다 엄청 긴장돼요. 시작점에서 대기하고 있으면 눈앞에 램프가 보이거든요. 여기에 불이 들어왔다가 5초 후 ‘팍’하고 꺼지는 순간이 바로 스타트 시점인데, 불이 들어와 있는 이 5초간 경기장의 모든 선수가 RPM을 일제히 최고치로 끌어 올려요. 그러면 경기장 내에 ‘부앙~!’하는 굉음이 가득차면서 귀청을 미친 듯이 때리는데, 이때 심장이 마구 요동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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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이서는 굉장히 거친 직업이잖아요.
유경욱: 물론 그렇죠. 매 경기 거의 2~3km를 달리는데 그때마다 몸무게가 2kg씩은 빠지더라고요. 운전할 때 몸에 힘을 잔뜩 줘야 하거든요. 그러다 보면 탈수가 오기도 하고요. 하지만 특유의 스릴은 정말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몰라요. 이게 바로 이 직업의 매력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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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싱을 하면 계속 다른 차를 추월하면서 서로 부딪히기를 반복해야 하잖아요. 사고에 대한 두려움도 클 것 같아요.
유경욱:전혀요. 신기하죠? 저도 제가 신기해요.(웃음) 지금 제 갈비뼈에 금이 가있어요. 얼마 전 경기에서 다른 차랑 부딪혔거든요. 그러면 보통은 차가 두려워지거나 사고 지점에서 겁을 낼 수 있는데 전 다행히 그런 트라우마가 전혀 없어요. 오히려 제 차로 한계치까지 바짝 몰아 붙일 때의 짜릿함, ‘안 되는 걸 억지로 되게 만드는’ 스릴을 즐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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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순간, 카레이서들만의 대처법도 있을 것 같아요. 일반 운전자에게도 팁이 될 만한 조언을 해 주신다면요.
유경욱:스틱과 오토 두 가지로 나눠 설명 드릴게요. 스틱의 경우, 눈이나 여러 가지 이유로 차가 멈춘 상태라면 이미 핸들은 무의미해요. 오히려 핸들을 자꾸 돌리면 어느 순간 확 꺾이면서 손목이 다칠 수 있죠. 대신 양 팔을 교차해 손을 가슴에 얹고 발로 클러치와 브레이크만 밟고 있으면 돼요. 오토는 브레이크와 옆의 지지대를 함께 밟으면 되고요. 등받이도 중요한데 최대한 70~80도 각도로 맞춰주세요. 에어백이 터져 나올 경우 등받이 각도가 크면 몸이 튕겨 나올 때 목이 꺾일 수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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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이서에게 가장 필요한 재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유경욱:반사신경이요. 감각이 예민해야 해요. 레이싱을 하다 보면 무슨 돌발 상황이 발생할지 모르는데, 레이서들은 흔히 ‘위험을 머리보다 꼬리뼈 신경으로 먼저 인지해야 한다’고들 하죠. 차를 잘 알면 더욱 좋아요. 저는 정비 경험이 있다 보니 차에 문제가 발생하면 남들보다 원인을 빨리 알아낼 수 있거든요.
 
앞으로 유경욱 선수의 계획이 궁금해요.
유경욱:꼭 ‘르망24시간’ 참가권을 얻고 싶어요. 언젠가 관람하러 가봤는데 국기 계양대에 태극기만 없는 거예요. 지금까지 한국 선수의 출전 자체가 전무했거든요. 정말 속상했어요. “무조건 내 손으로 저 자리에 태극기를 걸겠다!” 다짐했죠. 주변에서 언제까지 레이싱을 할 거냐고 질문을 많이 해요. 다리에 힘이 없어서 브레이크를 밟을 수 없을 때까지, 할 수만 있다면 할아버지가 돼서도 계속 달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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