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꾸만 깜빡깜빡 잊어버려요


 
 
 
 

Q. 자꾸 깜빡깜빡 잊어버려서 걱정돼요

 
갑자기 가족, 친한 친구들의 휴대폰 번호가 생각이 안 나고 인터넷 사이트의 아이디, 비밀번호가 도저히 기억이 안 나 한참 찾을 때가 많아요. 대화를 하다가도 분명 아는 단어인데 그 단어가 생각이 안 나서 스마트폰으로 검색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주변 친구들도 저와 같은 일을 많이 겪는다는데요. 스마트폰에 의존하다 보니 반드시 기억하고 있어야 할 것도 자꾸 잊어버리는 것 같습니다. 자주 깜빡깜빡 잊어버리는 나, 괜찮을까요?
 

 
 
 
 

A. 열심히 달리기만 하면 뇌가 지쳐서 건망증이 옵니다

 
중년을 넘어서면 건망증이 느껴질 때 치매가 아닌가 걱정됩니다. 그런데 치매랑 전혀 상관없는 젊은 세대에게도 평소 건망증을 심각하게 느껴 본 적이 있는지를 물어보면 과반수 이상이 손을 듭니다. 심지어 얼마 전 초등학교 학생들의 대화를 들은 적이 있는데 “너도 요즘 건망증 심하냐?”고 묻는 것이었습니다. 세대를 불문하고, 건망증의 세상에 살고 있는 듯한데요.
 
우울증까진 아니더라도 뇌가 지치게 되면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건망증이 오게 됩니다. 기억을 하려면 집중해서 새로운 정보를 뇌에 저장하고 필요할 때 다시 집중해서 꺼내야 하는데요. 피곤해진 뇌는 이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새로운 것을 학습해 저장하는 기능이 저하됩니다. 계좌이체를 해놓고도 까먹어 놀랐다거나 자주 들어가는 웹사이트인데도 비밀번호를 까먹어서 곤란하다는 사연이 누구에게나 충분히 일어날 수 있죠.
 
스트레스 증상 중 우울감, 불면증 보다 보통 늦게까지 남아 있는 것이 건망증과 무기력감입니다. 마음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마음의 주인인 내가 너무 놀아 주지도 않고 열심히 달리기만 하니 더는 기억하고 싶지 않아 건망증을 만들어 버리지 않는 건 아닌가 싶습니다. 무기력감도 마찬가지인데요. 사는 게 재미없으니 뇌에 공급하는 에너지를 끊어 버리는 거죠.
 
 
 
 

디지털 디톡스가 필요한 시기

 
컴퓨터를 통한 정보 업무 처리량이 폭증하고 그 결과 직장인들이 심리적 스트레스와 피로감에 시달리고 있는데 이를 정보피로증후군이라 부릅니다. 주 증상은 업무 처리 능력 저하, 건망증, 불안감, 자기 회의감 증가, 책임을 주변에 전가하는 경향 등이 나타납니다.
 
또, 여러 종류의 SNS를 사용하다 보니 과다한 정보와 인맥관리 분산으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죠. 그래서 정작 중요한 정보나 기억해야 할 것들을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사람 얼굴보다 컴퓨터 화면이나 스마트폰을 더 들여다보고 있는 것이 우리의 요즘 모습 같습니다. 오랜만에 가족이 다 같이 저녁 식사를 해도 서로 스마트폰만 쳐다보는 것 흔한 일이 됐는데, 이는 중독 현상의 하나이죠. 이럴 때는 디지털 디톡스가 필요한데요.
 
디지털 휴일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주일에 한 번 또는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스마트폰, 인터넷과 잠시 이별하는 시간을 주는 것이죠. 하루가 아니라 몇 시간이라도 효과는 있습니다.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을 통해 들어오는 과도한 정보가 잠시 끊기면 우리 뇌의 분석 시스템도 꺼지고 내면의 창조, 충전 시스템이 가동하게 됩니다. 우리 뇌는 정보가 들어오면 자동으로 분석을 시작하는데요. 의미 있는 정보인지, 생존과 관련된 정보는 있는지 등을 분석하기 위해서죠.
 
그러나 불필요한 정보까지 너무 많이 쏟아지면 장난 전화가 빗발치는 119 콜센터가 되어 정말 중요한 정보에 대처하는 것이 오히려 늦어지고, 일상에서 필요한 정보도 자꾸 잊어버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외부 정보만 응대하다 보니 내면의 창조 시스템이 잘 작동되지 않아 업무에 있어서도 기발함과 참신함이 사라지게 되죠.
 
 
 
 

뇌의 충전장치가 좋아하는 자극을 주세요

 

 
 
결국 스트레스 인한 건망증의 솔루션은 뇌를 즐겁게 해주는 것입니다. 내 마음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꾸준히 내 감성을 즐겁게 해주다 보면 집중력이 살아나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요. 다만, 집중력을 키우겠다고 뇌를 더 못살게 굴면 건망증이 더 심해질 수도 있습니다.
 
뇌 과학 입장에서 쉰다는 것은 뇌의 충전장치가 작동해야 하는 것입니다. 현대 사회를 ‘피로 사회’라고 하는 것은 너무 일하는 뇌만 돌아가게 만들어 버려 현대인의 뇌가 지치고 지쳐 무기력감에 빠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일을 많이 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쉬는 법을 잃어버리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인데요. 이렇게 되면 일을 하지 않을 때도 뇌가 쉬지 못하죠.
 
사연 주신 분처럼 평소 감정 노동이 심해 자주 깜빡깜빡 잊어버리고, 중요한 것도 놓치는 경우에는 더 많이 쉬어야 합니다. 쉬는 것은 양보다 질이 중요한데요. 제대로 쉬기 위해서는 뇌의 충전장치가 좋아하는 자극들을 주어야 하죠. 충전장치가 좋아하는 자극들은 좋은 사람과의 따뜻한 만남, 자연과의 교감, 문화 콘텐츠 즐기기입니다.
 
조금 뻔한가요? 그러나 이것을 자연스럽게 내 삶에 융합하여 사는 분들이 많지 않습니다. 내 마음이 불안감을 만들어 쉬지 못하게 하기 때문인데요. 그 불안을 잠시 누그러트리고 내 충전장치가 좋아하는 일을 할 때 삶의 의욕도 다시 생기고 일상도 잘 돌아가게 됩니다. 급한 마음은 좋지 않습니다. 평생에 걸쳐 멋진 쉼의 깊이를 만들어 보겠다는 생각을 해보세요. 그렇게 뇌를 쉬게 하는 나만의 방법을 찾는다면 자주 깜빡깜빡 잊어버리는 건망증도 잊게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