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기업의 역할

지난 2월 8일,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제1회 글로벌 지속가능 발전 포럼(GEEF)’이 열렸습니다. 글로벌 지속가능 발전 포럼은 기후변화, 교육 등 다양한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행사인데요.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사무총장, 하인츠 피셔 전 오스트리아 대통령, 반기문 전 UN사무총장 등 국내외 인사가 대거 참석했습니다. 최근 사회적 가치를 경영 키워드로 삼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참석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기업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 했습니다.
 

(* 아래 내용은 기조연설 중 주요 내용을 바탕으로 구성되었습니다)


 

 
‘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지속가능발전목표)’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SDGs는 유엔 주도로 수립된 인류 발전과 지구 환경을 위한 미래 목표로, 파리기후협정을 포함한 17개의 경제·사회·환경 목표를 말합니다.
 
‘모든 곳에서 모든 형태의 빈곤을 근절한다’, ‘건강한 삶의 보장과 모든 연령대의 인구의 복지를 증진한다’ 등 SDGs의 17개 목표는 서로 다른 가치를 말하고 있지만, 그 포괄적 지향점은 ‘사회적 가치를 올리는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기업은 어떻게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을까요?
 
 
 
 

첫째, 가치 시스템에 사회적 가치를 들여오다

 
SK는 몇 년 동안 지속적으로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 것을 추구해왔습니다. 이런 SK의 변화의 노력은 3가지로 요약되는데요. 첫 번째는 가치 시스템에 사회적 가치를 들여오는 것입니다. SK는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것도 기업의 가치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는데요.
 

 
 
올해부터 이를 시행하기 위한 선언을 하고 더블 보텀 라인(Double Bottom Line)의 회계 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예정입니다. ‘이익이 얼마다’, ‘경제적 가치를 얼마나 만들었다’ 등의 경제적 이익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가 얼마나 된다’ 등 사회적 가치를 회계적으로 표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사회적 가치가 더해졌을 때 기대되는 것은 행동의 변화인데요. 경제적 가치만 추구해왔던 지금까지의 행동에 사회적 가치를 추가하면, 이 두 가지를 다 올릴 수 있는 행동으로 생각이 바뀌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사회적 가치를 회계적으로 표시하는 것은 중요한 일입니다.
 
 
 
 

둘째, 인프라 공유로 사회와 함께 성장하다

 
두 번째로 SK는 인프라 공유를 통해 사회적 가치 창출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SK의 유무형 자산을 사회와 공유해 사회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고 있는데요. 다른 기업들도 여기에 동참하면 그 자산은 더욱 커지게 됩니다.
 

SK이노베이션 주유소 상상 프로젝트 아이디어 공모전

 
 
SK는 먼저 SK이노베이션의 주유소 네트워크를 공유 인프라로 제공하는 혁신적 시도를 해 주목 받았습니다. 2017년 12월, SK이노베이션은 주유소를 공유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기 위한 ‘주유소 상상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요. 자회사인 SK에너지가 보유한 전국 3600여 개 주유소 공유로 어떤 사업 모델을 개발할 수 있을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공모한 것입니다. 주유기, 세차장 등 유형자산뿐만 아니라 사업구조와 마케팅 역량, 경영관리 역량 등의 무형 자산 등 모두 공유 대상에 포함했습니다.
 
공모에는 300건 이상의 공유 아이디어와 작은 아이디어 600건 정도가 접수됐는데요. 앞으로도 SK는 이런 시도들을 통해 SK가 가진 자산을 사회와 함께 쓸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계획입니다.
 
 
 
 

셋째, 사회 문제 전문가인 사회적기업과 협력하다

 
마지막으로 SK는 사회적 기업 투자 및 육성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이는 사회적 기업을 ‘돌봐야 할 대상’이 아닌 ‘사회적 가치 창출의 전문가’로 바라보는 시선에서 출발하는데요. 영리 기업이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애쓰는 것보다 전문가인 사회적 기업에 투자하고 지원한다면 보다 효과적인 사회적 가치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기업과 수업 장면(좌), 해외 연수 현장(우)

 
 
SK는 KAIST에 사회적 기업가 MBA를 만들고, ‘행복나래’라는 사회적 기업이 다른 사회적 기업을 돕는 형태의 모델을 만드는 등 여러 가지 활동들을 했습니다. 실제 SK가 직접 설립한 사회적 기업은 11개, 프로젝트에 참여시킨 기업은 130개, 임팩트 투자를 한 기업은 20개, 행복나래, 관계사등이 지원한 사회적 기업까지 더하면 협력한 사회적 기업은 약 300개 정도가 됩니다.
 
또 사회적 기업을 지원하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많은 기업이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행복 얼라이언스’를 구성했는데요. 행복 얼라이언스는 약 20여 개의 기업, 기관, 학교가 모여 ‘행복도시락’이라는 사회적 기업을 지원해 결식아동에게 도시락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아직 미미하지만, 행복 얼라이언스를 통해 국내 전체 결식아동의 7%를 지원하고 있죠.
 

행복 얼라이언스 ‘행복을 잇는 징검다리’ 캠페인

 
 
SK의 지원을 받은 사회적 기업의 대표 사례로 ‘모어댄’도 꼽을 수 있는데요. 자동차 폐기물을 활용한 업사이클링 제품을 제작하는 사회적 기업 모어댄은 2015년 SK이노베이션의 지원을 받아 설립되었습니다. 창업자금과 컨설팅을 비롯해 회계, 재무 등에서 노하우를 얻었고, SK 행복나래의 협력업체로 등록돼 다양한 유통 채널 확대 지원을 받았는데요. 취약계층과 탈북자들이 취직을 해서 폐차의 가죽 시트를 재활용해 가방과 지갑을 만들고 있습니다.
 

모어댄 업사이클링 제품 생산 과정

 
 
전주 비빔밥을 아이디어로 삼아 전주비빔빵을 만들고, 노인 및 장애인 등 사회취약 계층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하는 사회적 기업 ‘전주빵카페(천년누리 전주제과)’도 SK의 지원을 받아 성장했는데요. 이곳은 2013년 4월, SK이노베이션의 ‘사회적 기업 발굴 및 지원사업’에 선정돼 문을 열었습니다. 초기 4명의 직원은 30명으로 늘어났고, 월 매출은 10억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전주비빔빵이 만들어낸 사회적 가치

 
 
이 세 가지 사례를 통해 SK가 얻은 교훈과 해법은 사회적 가치를 시장화하자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 가치에 대한 측정이 필요한데요. 사회적 가치라는 이 새로운 목표는 웨이팅 시스템(Weighting System)을 줘야 어떻게 이 시장에 접근할지를 확실하게 알 수 있는데요.
 
그래서 SK는 2015년부터는 사회적 기업이 만든 사회적 가치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SPC(Social Progress Credit, 사회성과인센티브)를 생각하며 실험해왔습니다. 110개의 기업이 참여해 각 사회적 기업이 얼마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지 회계적으로 계산하고, 뿐만 아니라 계산된 사회적 가치에 따라 현금으로 돌려주는 것인데요. 사회성과추진단이라는 조직을 만들어 거기에서 만든 사회가치에 비례해 보상을 해주는 것이죠.
 

 
 
 
 

지속가능한 미래 위해 더 많은 기업의 참여 필요

 
SDGs의 문제를 풀어나가고 사회적 가치를 만들기 위해 가장 먼저 시도돼야 하는 것은 사회적 가치의 시장화입니다. 사회적 가치를 인정하고, 측정하고, 이를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는 시장이 존재해야 한다는 것인데요.
 
하지만 이런 시장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SK나 몇몇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되지 않습니다. 더 많은 기업이 참여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시장에서 소비해야만 하죠.
 

 
우리는 SK의 생각처럼 보다 많은 기업과 사람들이 어려운 사회 문제 해결에 동참하고 지속가능한 발전과 함께 행복한 미래를 만들어 가는데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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