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생활 3년 차, 아무런 의욕이 없어요


 

Q. 3년째 잘 다니던 회사가 요즘 들어 가기 싫고, 의욕도 없어졌어요

 
직장생활을 시작한 지 어느덧 3년 차에 접어들었습니다. 매일 하던 일을 반복하다 보니 예전처럼 잘하고 싶은 욕심도 없고, 회사생활에 피로감이 커지면서 새로운 것을 하려는 의지도 생기지 않죠. 아침마다 회사에 가기 싫어서 너무 괴롭습니다. 반복되는 일상으로 인해 매너리즘에 빠지니까 개인적인 삶까지 삭막해지는 것 같은데요. 이 시기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요?
 
 

 
 

A. 성취감 뒤에는 익숙함이 찾아옵니다

 
직장생활이 따분하고 재미가 없는 건 그만큼 그 일에 익숙해졌다는 뜻입니다. 처음 자전거를 배울 때는 넘어질까 두렵고 긴장하지만, 자전거에 두 발을 올리고 타는 순간 엄청난 성취감과 쾌감을 맛보죠? 하지만 순간의 감정이 그리 오래 지속되지 않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런데 오늘 사연은 적응에 의한 무료함만으로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너무 열심히 일하다 보니 뇌가 지치는 피로가 함께 오지 않았나 싶은데요. 이를 ‘번아웃 증후군(Burnout Syndrome)’이라고 합니다. 사실 번아웃 증후군은 병이 아닙니다. 살면서 누구에게나 몇 번이고 찾아올 수 있죠. 열심히 살았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우리 뇌도 방전이 되기 때문에 스마트폰처럼 재충전이 필요한데요. 번아웃 증후군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재충전 방법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첫 느낌이 근사한가요?

 
우울증 환자의 컨디션이 가장 안 좋은 시간은 언제일까요? 일상의 피로에 지친 저녁 시간일 거라 생각하지만 예상과 달리 아침입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드는 첫 느낌은 전혀 가공되지 않은 감성 시스템의 솔직한 표현이기 때문이죠.
 
종종 강연을 하면서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첫 느낌, 스스로가 근사하게 느껴지세요?’라고 물으면 참석자들 중에서 손을 드는 사람은 열에 한 명도 되지 않습니다. 때론 백 명 넘는 청중이 모두 숨을 죽여서 저를 당황하게 하기도 합니다. 근사함이란 스트레스 관리 측면에서 최고의 정서 상태를 이야기하며 감성 시스템이 제공하는 고품질의 에너지죠. 누가 나를 뭐라 하든, 경쟁 속에 좌절이 닥쳐도, 내 마음의 근사함만 유지한다면 우리는 감성 시스템이 지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근사함이 사라진 마음은 충전될 수 없고 계속 방전만 되다가 결국 감성 시스템을 소진 상태로 만듭니다.
 
마음의 에너지가 다 방전된 상태를 번아웃(Burnout)이라고 하는데요. 뇌의 에너지가 다 타버렸다는 의미로 ‘소진증후군’이라고도 합니다. 소진된 개인이 모이면 피로사회가 되고, 역으로 피로한 사회는 개인을 소진시키죠. 개인과 사회는 끊임 없이 상호작용을 하므로 소진된 마음이 전염병처럼 늘어나고 근사한 사람에게서 근사한 마음을 빼앗아 가는 것입니다.
 
번아웃 증후군이 찾아오면 세 가지 문제가 뚜렷하게 찾아옵니다. 먼저 의욕이 떨어져서 일하고 싶지 않죠. 그리고 아무리 애를 써도 동기 부여가 잘 일어나지 않고 성취감도 떨어집니다. 마지막으로 공감 능력이 현저히 결여되는 증상을 보입니다. 혹시 나도 번아웃 증후군이 아닐까 걱정된다면 아래 질문을 통해 자가 진단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번아웃 증후군 체크 리스트
 
 

감성 충전 시스템으로 소진된 마음을 회복하세요

 
기차여행을 떠나며 차창밖을 바라보는 일러스트
 
 
현대인의 뇌는 밀려오는 외부 정보와 전투를 벌이기 때문에 스트레스 시스템이 과도하게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하루에 10분이라도 외부 정보와의 연결을 끊는 단절 훈련을 해야 하는데요. 외부 정보와의 전투를 잠시 멈출 때 비로소 내면의 감성 충전 시스템이 켜지게 됩니다.
 
우선 뇌에서 흘러나오는 내용에 즉각 반응하는 것을 잠시 멈추고, 살며시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훈련이 필요한데요. 이를 위해서 몇 가지 팁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1. 세 번 깊게 호흡하면서 그 흐름을 느껴보세요. 출근해서 컴퓨터가 켜지는 동안, 회의를 시작하기 전에, 또는 주문한 커피를 기다리면서 마음을 들여다 보세요.
 
2. 조용한 곳에서 밥을 음미하세요. 음식의 색과 향, 밥알의 움직임을 느끼면서 먹는 슬로우 이팅(Slow eating)도 내부세계에 집중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3. 하루 10분간 사색하면서 산책하세요. 여유롭게 몸의 움직임을 느끼는 경우 뇌의 긴장감을 이완시키고 내 마음을 바라보는 여유가 생기죠.
 
4. 일주일에 한 번, 친구와 힐링 수다를 떨어요. 수다만큼 서로 공감하고 위로를 던지는 것도 없답니다.
 
5. 일주일에 한 편은 슬픈 영화를 보세요. 즐겁고 재미있는 내용으로 마음을 조정하는 것을 기분전환이라고 하지만, 기분전환만 계속하면 슬픈 콘텐츠를 바라보는 능력이 줄어듭니다.
 
6. 일주일에 세 편 정도의 시를 읽어요. 사람의 마음은 논리보다 은유에 움직이는데, 은유에 친숙해지는 것은 내 마음을 바라보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7. 스마트폰은 집에 놔두고 당일치기 기차 여행을 떠나세요. 기차의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면 저절로 명상 효과가 일어나서 마음의 힘이 자라납니다.
 
단순해 보이는 이 훈련을 반복하다 보면 뇌가 만들어내는 생각과 감정이 하얀 스크린에 비치는 것처럼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내가 나를 바라보는 여유를 통해서 번아웃 증후군을 극복하고, 심리학적 자유까지 얻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