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붙잡는 특별한 사진관

카메라의 종류가 많아진 만큼 사진을 찍는 일도 흔한 일이 되었습니다. 습관처럼 셔터를 누르자 사진은 더 많은 의미를 가지기 시작했고, 특별한 사진에 대한 사람들의 동경심도 생겨났죠. 스쳐 지나가는 순간을 간직하고, 호시절을 곱씹으며, 다시는 오지 않을 그 날로 돌아갈 수 있는 사진 말입니다. 가정의 날이 가까워져 오는 주말, 가족들과의 행복한 시간을 영원히 붙잡아두고 추억할 수 있는 특별한 사진관들을 찾아봤는데요. 이곳에서 우리 가족의 있는 그대로를 표현한 의미 있는 가족사진을 남겨보시기 바랍니다.
 
 
 

나를 증명하는 사진을 찍는 곳 ‘시현하다’

 

사진관 시현하다 내부사진

출처: 인스타그램 @vet_231

 
 

신논현역 근처에 위치한 ‘시현하다’는 증명사진을 촬영하는 사진관입니다. 스튜디오 안 곳곳에 걸려있는 알록달록한 배경색의 사진이 바로 증명사진이죠. 사실 이곳의 증명사진은 다른 곳에서 찍는 사진들과는 아주 많이 다릅니다. 배경을 원하는 색으로 선택하고 표정과 포즈도 다양하게 취할 수 있기 때문이죠. 조금 우스꽝스러운 표정, 보조개를 드러낸 해사한 미소, 치아 교정기를 고스란히 드러낸 호탕한 웃음까지. 언젠가를 대비해서 찍어놓는 사진이 아니라, 당장 오늘의 내 모습을 드러낼 수 있습니다.
 
똑같은 머리 모양과 옷매무새, 비슷한 화장법과 표정까지. 여태껏 많이 찍어오던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시현하다의 증명사진에 빠져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인지, 매월 말에 진행하는 촬영 예약은 1분이면 대부분 마감된다고 하네요. 증명사진을 통해 진짜 ‘내가 좋아하는 것’을 드러내고 ‘나라는 사람’을 말할 수 있는 곳. 다가오는 주말에는 당신의 지금을 증명해보시기 바랍니다.
 
INFO.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아주 오래된 방식으로 순간을 담는 곳 ‘등대 사진관’

 

용산역 인근 등대 사진관 정면

출처: 인스타그램 @redtiger0212

 
 

용산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등대 사진관’. 이곳에서는 사진을 찍기 전, 촬영을 알리는 목소리가 먼저 공간을 가득 채웁니다. “찍습니다. 웃으세요!” 고개를 숙여 커다란 카메라 안을 깊숙이 들여다봐야 하는 아주 오래된 방식으로 사진을 찍기 때문이죠. 실제로 등대 사진관은 1850년대 미국에서 유행했던 습판 사진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직접 제조한 감광 유제를 철판에 바르면서 각종 약품이 가득한 현상실에 들어가 작업을 합니다. 특히 습판 사진은 다른 사진과 달리 영구 보존이 가능해서 말 그대로 ‘찰나가 영원이 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 장의 사진이 나오는 데 걸리는 시간은 어림잡아 30분. 빠른 것에 익숙해진 시대에 30분은 조금 느리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설렘과 기대를 안고 사진을 기다리는 건 등대 사진관에서만 마주하는 소중한 감정이기도 합니다. 사라져버릴 수도 있었던 촬영 방식으로, 특별한 하루를 만들다 보면 어느새 등대 사진관이 주는 설렘에 물들어 있을 것입니다.
 
INFO.
서울 용산구 이촌로
 
 
 

내가 나를 돌아보는 곳 ‘물나무 사진관’

 

물나무 사진관에서 찍은 흑백사진

출처: 네이버블로그 @atomic83

 
 

‘물나무 사진관’은 옛것의 그리움과 소중함을 그대로 간직한 전통 흑백사진관입니다. 오로지 흑백 필름만을 사용해서 몇천만 화소까지 구현하는 DSLR과는 다른 분위기를 뽐내죠. 게다가 두 달에 걸쳐 완성되는 현상, 인화 등 20가지 이상의 과정을 직접 손으로 작업합니다.
 
그중에서도 물나무 사진관이 특별한 이유는 손님이 직접 사진을 찍기 때문입니다. 손님에게 원격 셔터가 주어지면 스스로 자신의 모습을 촬영하는 건데요. 셔터를 누르기 직전까지 카메라에 비칠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자연스런 미소를 짓기 위한 연습을 계속합니다. 이런 반복이 결국 자신의 진짜 모습을 돌아보는 과정으로 닿게 되죠.
 
일상에서 찍는 수많은 사진 속에서 진정한 ‘내 모습’을 담은 사진은 얼마나 될까요? 답을 잘 모르겠다면, 물나무 사진관에 들러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INFO.
서울 종로구 계동길
 
 
 

간직하고 싶은 단 한 컷을 찍는 연희동 사진관

 

연희동 사진관 입구

출처: 네이버블로그 @sbnmj35

 
 

‘카메라에 필름이 마지막 한 장만 남아 있다면, 어떤 사진을 찍고 싶을까?’ 연희동에 위치한 작고 하얀 사진관인 연희동 사진관은 작은 골목들 사이에 있어서 키 낮은 건물들 사이로 천천히 산책을 하다가 마주치기 좋은 곳에 있습니다. 다른 사진관과 달리 이곳은 딱 한 번의 사진 촬영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테스트 컷은 두어 번 정도 찍지만, 본 촬영은 단 한 번이기 때문에 더욱 애틋하면서 아쉬움을 남긴 채 금세 지나가 버리죠. 눈을 감거나 다른 곳을 보는 사진을 찍을 위험이 있음에도 사람들이 연희동 사진관을 찾는 이유는 ‘한 장’이라는 소중함 때문입니다. 평소 한 장면을 여러 컷씩 찍다 보니 잊게 되는 ‘한 장면에 담긴 소중함’. 남은 단 한 컷에 대한 즐겁고 재미있는 생각을 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INFO.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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