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윤대현의 행복처방전 27화
 
 

Q. 성인이 되었지만 혼자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필요할 때마다 자꾸 부모님께 의존하게 되고, 혼자서 중요한 일을 결정하기가 두렵습니다. 제가 남들보다 자립심이 부족한 걸까요? 아니면 혹시 문제가 생길 때마다 부모 뒤에 숨어버린다는 ‘자라족’이 바로 저일까요? 남들이 보기에는 다 큰 어른이지만 진정한 자립을 하진 못 한 것 같아서 고민입니다.
 
 
요트에 타고있는 사람들을 그린 일러스트
 
 
 

A. 자신이 정해놓은 기대치가 너무 높아요

 
스스로를 매우 의존적인 사람이라고 여기고 계신데요. 정말 의존적인 사람이라기보다는 스스로에게 거는 기대치가 너무 높은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가장 높은 삶의 기대치는 명확하지 않거나 측정할 수 없는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럴 때, 고민 상담을 하신 분처럼 내가 잘못 살아가고 있다고 느끼면서 삶의 긍정성, 비슷한 말로 자존감이 흔들리게 되죠.
 
예를 들어, 행복이라는 기대치를 살펴보겠습니다. 행복은 소박한 듯 보이지만 도달하기 매우 어려운 과제인데요. 도대체 어느 정도로 행복함을 느껴야 기대치를 충족한 것인지 모호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행복을 좀 더 구체화하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죠? ‘아침에 건강하게 눈을 뜨면 그것만으로도 행복이다’ 같이요. 너무 시시해 보이지만 행복이라는 기대치에 금방 도달하게 되고, 자존감이 높아지면서 매일 긍정적인 마음으로 힘차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최선을 다했다면 후한 평가를 내리세요

 
‘자존감 = 성공 / 욕심’이라는 공식과도 잘 들어맞습니다. 열심히 노력해서 객관적인 성취를 이루는 것이 성공이라면, 욕심은 기대치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이 공식에 따르면 아무리 큰 성취를 이뤄도 기대치가 높을 경우엔 자존감이 떨어지게 되죠.
 
한편으론 기대치가 높아야 성공에 이른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텐데요. 무슨 일이든 최선을 다했다면 그 결과에 대해선 스스로를 후하게 평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는 거 아시죠? 자신에 대한 평가를 너무 높은 기준에서 하다 보면 스스로가 자랑스럽게 느껴질 리 없고 결국 자존감, 다시 말해 삶의 긍정성이 떨어집니다. 그리고 열심히 살아가려는 동력을 잃으면 객관적인 성취도 떨어지면서 자존감이 계속해서 떨어지는 악순환이 일어나게 됩니다.
 
 
 

소박한 자립의 기준 정하기

 
 
보트에 타서 망원경으로 멀리 보는 일러스트
 
 
고민 상담을 하신 분이 할 일은 먼저 자립에 대한 삶의 기대치를 정확하고 구체적인 언어로, 그리고 소박하게 설정하는 것입니다. 제가 느끼기에는 무시무시하게 높은 기대치를 갖고 계신데요. 과연 진정한 자립이라는 게 가능할까요?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정의 내린 문장 속에도 인간은 서로 도움을 주고받아야 행복해지는 상호의존적 존재라는 의미가 담겨 있는데 말입니다.
 
행복과학자들은 ‘좋은 사람과 맛있는 것을 먹을 때 인간은 가장 행복하고, 그래서 오랜 세월 인류가 유지되고 있다’고 단순화시켜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일리가 있습니다. 영양섭취를 잘 하면 신체적 생존이 보장되고, 좋은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사회성을 키워 생존할 수 있죠. 하지만 반대로 자족감(self-sufficiency)이 증가할 경우, 내가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거나 다른 사람이 나에게 의존하는 것을 멀리하는 경향이 생기면서 사람들과 멀어지고 행복감도 줄어든다고 합니다.
 
오늘 사연으로 돌아가서 자녀가 부모에게 의존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한국 사회가 다른 나라보다 더하거나 덜 한 것도 없습니다. 가족을 위한 부모의 희생, 그리고 자식의 의존은 자연스럽고 강력한 생존 본능입니다. 모든 걸 우리 스스로 결정하면 부모님이 좋아하실까요?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자녀가 부모에게 조금은 의존하면서 존경을 표할 때 부모는 뿌듯함과 만족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부모님에 대한 자신의 의존성을 나약하거나 이상한 점으로 생각해서 억지로 제거하려 하지 말고, 부모님께 받은 만큼 감사를 표현해 보세요. 서로 의존하고 아끼며 애정을 주고받을 때 비로소 가족의 행복이 커진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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