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설지만 정이 가는 ‘별미 이북 음식’

양념을 적게 한 차가운 육수에 메밀로 뽑은 면을 말아 먹는 담백한 평양냉면. 본래 여름이면 구미를 당기게 했던 이 음식은 한반도를 넘어 세계에 감도는 평화의 분위기 속에 더욱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평양냉면 외에도 우리 주변에서 즐길 수 있는 이북 음식은 생각보다 다양한데요. 이번 주말 낯설지만 정이 가는 별미, 이북 음식 여행을 떠나 보는 건 어떨까요?
 
 
 

놋쟁반에 수북하게 담은 전골 ‘평가옥 어복쟁반’

 
 
평가옥 어복쟁반
 
 
1935년 평양에서 ‘제일면옥’으로 출발한 ‘평가옥’은 어복쟁반, 평양냉면 등으로 이름을 알리며 3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 중 ‘어복쟁반’은 평양지역의 향토 음식으로 놋쟁반에 고기 편육과 채소류를 푸짐하게 담아서 푹 끓여낸 전골인데요. 먹을 것이 귀했던 시절, 함께 나눠 먹으면서 추위를 이겨내려고 만든 인정 넘치는 음식입니다. 소고기 음식이면서 ‘어복’이라고 불리게 된 이유에는 다양한 속설이 있으나 ‘우복’(牛腹)을 잘못 발음하게 된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어복쟁반은 매장에 따라 음식을 내는 방식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취향에 따라 찾아다니는 재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어북고기는 소고기 편육, 양지, 사태 등을 사용하는 게 공통인데, 평가옥은 거기에 육전을 추가하고 쑥갓, 죽순, 만두, 버섯 등을 더 올리는 것이 특징이죠. 고기와 파로 육수를 우려냈기 때문에 진하면서도 시원한 맛을 느낄 수 있답니다. 그리고 국물을 계속 졸이면서 먹는 어복쟁반의 특성상, 먹으면 먹을수록 진해지는 맛이 아주 재미있습니다. 육수가 자작해질 때쯤 메밀 사리를 추가해서 따끈한 국물과 함께 즐기는 것도 절대 놓치지 마세요!
 
INFO.
주소ㅣ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느티로
 
 
 

평양냉면과 쌍벽을 이루는 ‘평양면옥 만두국’

 
 
평양면옥 만두국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이북 음식점 ‘평양면옥’. 창업주가 다르기 때문에 크게 장충동 계열(평양면옥 장충동 본점, 논현점, 도곡점 등)과 의정부 계열(의정부 평양면옥, 필동면옥, 을지면옥 등)로 나뉘는데요. 그중에서도 장충동 평양면옥 본점은 평양에서 ‘대동면옥’을 운영하던 고(故) 김면섭 씨의 며느리 변정숙 씨가 1985년 개업한 곳으로, 현재는 큰아들이 운영을 하고 있는 유서 깊은 식당입니다. 장충동 계열 평양면옥의 시조인 만큼 평양면옥의 모든 메뉴에서 탄탄한 기본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평양면옥은 물론 평양냉면으로 유명하지만, 그와 쌍벽을 이루고 있는 음식이 바로 만두입니다. 평양식 만두는 투박하면서도 속이 꽉 차 있고, 담백하면서도 깊은 맛을 내는데요. 두부, 고기, 숙주의 비율이 적절하게 배합된 만두소는 아삭하면서도 부드러운 독특한 식감을 자랑합니다. 만두만 먹어도 맛있지만 평양만두의 매력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만두국’에 도전해보세요. 감칠맛을 자랑하는 맑은 육수가 만두의 매력을 한층 도드라지게 해준답니다. 기본으로 나오는 이북식 무김치로 만둣국의 간을 맞추고, 함께 나오는 면수로 식사를 깔끔하게 마무리하면 제대로 된 평양의 맛을 즐길 수 있을 거예요.
 
INFO.
주소ㅣ 서울시 중구 장충단로
 
 
 

뜨거운 삼계탕 대신 시원한 ‘평래옥 초계탕’

 
 
평래옥 초계탕
 
 
이북 출신 창업주가 문을 연 ‘평래옥’은 60년이 훨씬 넘는 내공을 자랑합니다. 이곳을 대표하는 메뉴는 ‘초계탕’인데요. 많은 사람들에게 생소한 이 요리는 맛도 좋고 영양도 풍부하지만, 제대로 하는 곳이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초계탕은 닭 육수에 잘게 찢은 닭이나 꿩 살코기 등을 넣고 메밀국수로 말아낸 이북 음식으로, 식초와 겨자로 기본 간을 합니다. 보통 식초 ‘초’(醋)와 닭 ‘계’(鷄)자를 써서 초계탕이라고 부르는데, 닭이 아니라 겨자의 평안도 사투리인 ‘계’(芥)자에서 이름이 유래되었다는 속설도 전해집니다.
 
평래옥의 초계탕은 커다랗고 투명한 볼에 닭고기, 얼갈이배추, 메밀 사리 등이 한가득 담겨 나오는 것이 특징이죠. 겉보기엔 매우 투박해 보이지만, 한우 사골과 양지로 맛을 낸 육수에 닭 육수를 섞어 고아낸 다음, 동치미 국물로 간을 맞추는 정성 가득한 음식입니다. 메밀 70% 함량의 면 역시 매일 직접 뽑아내는데 묵직하게 씹히는 맛과 진한 메밀 향을 느낄 수 있답니다. 여름이면 보양을 위해 뜨거운 삼계탕에만 익숙해진 우리에게 올여름 시원한 초계탕은 별미가 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새콤달콤한 것이 제대로 감칠맛 나는 초계탕으로 무더위를 극복해보면 어떨까요?
 
INFO.
주소ㅣ 서울시 중구 마른내로
 
 
 

담백한 고기에 부추를 곁들인 ‘진남포면옥 찜닭’

 
 
진남포면옥 찜닭
 
 
‘진남포면옥’은 이북식 찜닭 전문점입니다. 1·4 후퇴 때 월남한 후, 평안남도 진남포인 고향의 맛이 그리워서 만든 식당으로 실향민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곳이기도 하죠. 지금은 며느리가 가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진남포면옥에서 선보이는 이북식 찜닭은 엄나무를 비롯한 대여섯 가지 재료를 넣고 끓인 육수에 4시간 이상 닭을 삶아낸 다음, 찜통에 한 번 더 쪄서 익힌 부추와 함께 내놓는 별미인데요. 질기지 않고 쫄깃한 식감과 담백한 맛이 일품이며, 닭의 기름기가 쫙 빠져서 소화 흡수에도 부담이 없습니다. 이렇듯 손이 많이 가는 찜닭은 북한에서도 귀한 손님에게만 대접했던 음식이라고 합니다.
 
진남포면옥의 이북식 찜닭이 사랑받는 비결 중 하나는 찍어 먹는 양념장에 있습니다. 고춧가루, 식초, 파, 겨자에 간장을 버무려 만든 양념장은 매콤한 동시에 새콤달콤한 맛으로 담백한 찜닭과 잘 어우러지죠. 여기에 직접 뽑은 메밀로 말아낸 평양식 막국수도 후식으로 먹기 좋은 인기 메뉴랍니다.
 
INFO.
주소ㅣ 서울시 중구 다산로
 
 
 

이북 사람들의 해장국 ‘반룡산 가릿국밥’

 
 
반룡산 가릿국밥
 
 
가릿국밥의 ‘가리’는 갈비의 옛말로, 비싼 고기를 사용하는 만큼 이북에서 귀한 손님에게 대접하거나 부유한 가정에서만 즐길 수 있는 음식이었다고 합니다. 고기로 육수를 내고 두부와 무를 따로 쪄서 국밥을 끓이는 만큼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 이북식 해장국이죠. ‘반룡산’은 우리나라에서 함경도식 가릿국밥을 내놓는 몇 안 되는 곳인데요. 함흥 출신 어머니의 요리 비법을 물려받은 만큼 모든 메뉴에서 함경도 음식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반룡산의 가릿국밥은 갈비탕처럼 진한 맛을 자랑합니다. 진한 육수를 내기 위해서 소갈비, 양지 등을 넣고 오랜 시간 육수를 고아낸다고 합니다. 그다음엔 결대로 찢은 양짓살과 선지, 두부, 무 등을 가득 올려서 손님상에 내놓는데 시원하면서도 구수한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죠. 반룡산에서맛볼 수 있는 가릿국밥 외에도 녹말국수, 가자미식해 등 다양한 함경도 음식으로 이북 별미의 매력에 빠져보시기 바랍니다.
 
INFO.
주소ㅣ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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