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젊은 꼰대일까요?


 
 
 

Q. 꼰대를 욕하던 제가 소위 ‘젊은 꼰대’가 되어 가는 것 같아요

 
‘내가 신입일 때는 말이야’, ‘다 너 잘되라고 하는 소리야’처럼 부하 직원에게 잔소리가 늘어가요. 이렇게 말하면 꼰대 같아 보일까 봐 참으면서도 제가 싫어하는 상사처럼 보수적이고 고지식하게 변해가는 건 아닌지 걱정됩니다.
 
 

 
 
 

A. 잔소리는 인간의 본능입니다

 
내가 조언을 했을 때 큰 소리로 “잘 알겠습니다. 선배님. 감사합니다!”라고 대답하는 후배를 보면 ‘내가 잘살고 있구나’ 하는 뿌듯함이 찾아옵니다. 그러나 너무 적극적이고 과도하게 긍정적인 반응 뒤엔 ‘그만 좀 해라. 지겹다’라는 진심이 깔려있을 수 있죠. 후배는 그것이 선배의 잔소리를 효과적으로 멈추게 만드는 최선의 소통 기술임을 깨달은 것입니다.
 
인간에게 ‘시간은 없고, 할 말은 많다’라는 유전자가 흐르고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습니다. 즉, 후배의 입장에서 잔소리로 들리는 말이 선배 입장에선 자신의 노하우를 알려 주고픈, 그래서 우리 인류의 생존을 지키고픈 거룩한 욕구가 담긴 조언인 셈이죠. 본능은 참기 어렵습니다. 후배일 때 잔소리가 싫었던 사람도 나이가 들수록 후배에게 긴 조언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미워하면 닮을 수 있습니다. 직장 선배의 잔소리가 너무 싫지만 선배를 미워하는 것은 괴로운 일이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선배를 동일시하면서 닮게 되는 것이죠. ‘내가 부모가 되면 그러지 말아야지’ 했던 행동들을 자신이 똑같이 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선배가 될수록 잔소리가 터져 나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배가 고프다고 닥치는 대로 다 먹으면 비만이 오듯, 지나친 잔소리가 후배는 물론 나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고민이 좀 필요한데요. 야마다 레이지라는 일본 만화가는 10년간 일본 사회의 유명인 200명을 만나서 인터뷰를 하던 중 마음으로 존경할 만한 어른, 즉 인생 선배들의 공통점을 찾았다고 합니다. ‘어른의 의무’라는 책에서 그가 밝힌 공통점은 ‘잘난 척하지 않고 어린 사람을 우습게 보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존경받는 어른의 의무

 

 
 
 
야마다 레이지는 꼰대가 되지 않고 자기 나잇값을 하는 ‘어른의 의무’ 3가지를 제시합니다. ‘불평하지 않기, 잘난 척하지 않기, 기분 좋은 상태 유지하기’입니다.
 
먼저 ‘불평하지 않기’입니다. 내 삶의 고민이나 속상함을 누군가에 불평하는 것은 공감 소통이고 이로써 힐링이 찾아올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듣는 사람의 입장에선 상당한 에너지 소모가 일어나는 일이죠. 절친이나 배우자, 아내와 부모에게는 얼마든지 불평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내 마음을 안아줄 여유와 힘이 있다면요. 그러나 후배라는 이유로 ‘삶에 도움이 되는 조언’으로 예쁘게 포장된 자신의 불평을 늘어놓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이런 선배를 만나는 후배의 마음에는 감사함보다 지루함과 짜증이 생길 수밖에 없고 마음도 지칩니다. 에너지를 빼앗는 선배를 진심으로 따를 후배는 아마 없겠죠.
 
두 번째는 ‘잘난 척하지 않기’입니다. ‘내가 너희 때는 말이야’ 식의 이야기를 하는 선배는 당연히 인기가 없습니다. 이 책에서는 후배에게 잘난 척하는 선배의 마음엔 사실 열등감이 존재한다고 이야기하는데요. 그 열등감을 위로받기 위해서 후배에게 잘난 척을 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모든 세대에겐 그 세대만의 역할과 장점이 있습니다. 후배가 한심해 보이는 것은 진짜 한심한 것이 아니라 나와는 다름이라는 뜻이죠. 그 다름을 이해하고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적응력이 떨어지는 사람이며 사회에서 도태되기 쉽습니다. 선배도 후배에게 배우려는 자세로 소통하려고 노력해야 지속성장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기분 좋은 상태 유지하기’입니다. 나의 감정은 타인에게 전염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사람에게 본능적으로 끌리죠. 저자는 실제 내 기분이 좋지 않더라고 후배를 만날 때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선배의 의무라고 말합니다. 선배도 사람이고 인생도 팍팍한데 너무 어려운 요구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결국 주변에 좋은 후배들로 인적 네트워크가 형성되는 보상을 받게 됩니다.
 
나이를 먹고 연차가 쌓이면 누구나 자연스럽게 잔소리가 늘어나면서 꼰대가 되어가죠. 그 자체를 탓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래도 후배에게 멋진 선배가 되기 위해선 제법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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