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세대의 지갑을 여는 기준, ‘휘소가치’

올 상반기 밀레니얼 세대들 사이에서 ‘어글리 슈즈(Ugly Shoes)’가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예쁘다고 할 수 없는 투박하고 촌스러운 디자인 때문에 ‘어글리(ugly)’란 이름이 붙은 건데요. 어글리 슈즈는 ‘못생겨서 더 매력적’이라는 다소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불티나게 팔렸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15분에 3만 원이나 하는 ‘스트레스 해소방’을 찾아가 물건을 부수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예쁘지만 딱히 쓸모는 없는 작은 금속배지에 ‘크라우드 펀딩’으로 후원한 뒤 한 달 넘게 기다리는 청년들도 있습니다. 기성세대의 소비 기준이었던 가성비나 가용비를 대입하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소비패턴인데요. 이들은 왜 이렇게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소비에 열광하는 걸까요?
 
 
삐에로쑈핑 오픈 대기줄

출처: 인스타그램 @banziqueen

 
 
 

내 마음이 시켜서 하는 소비, 휘소가치

 
어글리 슈즈, 스트레스 해소방, 크라우드 펀딩처럼 누군가에게는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소비가 유행하는 배경에는 ‘휘소가치’가 있습니다. 제품의 가격과 효용을 꼼꼼히 따졌던 과거와 달리, 2030세대는 다른 사람에게 휘발적이고 쓸모 없어 보여도 나에게는 충분히 가치 있는 ‘휘소가치(휘발적+희소가치)’를 중요시하기 때문입니다.
 
전국의 만 19~34세를 조사한 결과, 10명 중 7명(75.7%)은 최근 3개월 내 ‘휘소가치 소비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일부 트렌드 세터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도 휘소가치를 보편적으로 추구하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최근 3개월 내 휘소가치 소비 경험 여부 설문조사 결과
 
 
 

휘소가치가 탄생시킨 유쾌한 소비문화

 
그렇다면 밀레니얼 세대가 가장 많이 경험한 ‘휘소가치’의 소비 유형은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즉각적인 기분전환을 위한 ‘탕진잼 소비(64.0%)’였는데요. 여기에 힘입어서 90년대 이후 사라졌던 ‘인형 뽑기방’까지 다시 등장했고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밀레니얼 세대는 자신의 소신과 취향을 드러내는 ‘굿즈 소비(38.6%)’에도 열심이었습니다. 단순히 특정 연예인이나 캐릭터 관련 굿즈를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오이, 술, 당근을 싫어하는 취향을 나타내는 ‘취향 굿즈’, 동물 보호와 같은 소신을 나타내는 ‘소신 굿즈’ 등 다양한 의미의 굿즈들이 소비되었습니다.
 
제품과 서비스의 성능보다 시각적인 만족을 가장 중시하는 ‘예쁜 쓰레기 소비(33.9%)’는 수없이 많은 캐릭터 콜라보를 만들어 냈고요. 희소성이 높은 상품을 찾아 ‘인스타, 블로그 마켓 소비(22.0%)’를 하거나 아이디어에 투자하는 ‘크라우드 펀딩 소비(15.9%)’를 하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이처럼 성능이나 효용보다 기분전환, 소신, 취향 등 개인의 주관적인 기준을 만족시키는 휘소가치는 밀레니얼 세대를 더욱 다양하고 유쾌한 소비 문화로 유도했습니다.
 
 
최근 3개월 내 휘소가치 소비 유형
 
 
 

휘소가치의 성지로 떠오른 다이소 & 삐에로쑈핑

 
최근 이러한 니즈를 저격해 휘소가치의 성지로 떠오른 곳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다이소’인데요.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가짓수로 기성세대를 사로잡았다면, 이제는 예쁜 디자인 굿즈로 밀레니얼 세대의 취향을 저격하고 있습니다. 다이소의 ‘봄봄 시리즈’는 출시될 때마다 큰 인기를 끌었고, 가장 최근에 출시된 ‘바이올렛 시리즈’도 반드시 사야 할 ‘대란템’으로 꼽힙니다.
 
 
다이소 바이올렛 시리즈 제품

출처: 인스타그램 @picasso_lily

 
 
지난 6월 코엑스에 문을 연 ‘삐에로쑈핑’은 밀레니얼 세대 사이에서 개미지옥으로 불립니다. 한 번 들어가면 시간과 돈을 ‘순삭’하기 때문이죠. B급 감성을 담은 키치한 문구와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재미있는(하지만 쓸데없는) 아이디어 상품들이 숨은 보석처럼 사람들이 찾아주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인스타그래머블’이 휘소가치의 핵심!

 
 
인스타그램 설치 화면
 
 
휘소가치를 추구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힌트는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able)’에 있습니다. ‘Instagram’과 ‘able’의 합성어인 인스타그래머블은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 하다’는 뜻으로 사용되는 신조어인데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휘소가치’ 제품과 서비스에 밀레니얼 세대는 ‘인스타그래머블’이라는 단어로 평가를 매깁니다.
 
실제로 밀레니얼 세대는 ‘내가 소비하는 상품이 곧 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자신이 소비한 상품을 반드시 SNS에 인증하고 자신의 취향을 드러내며, 다른 사람의 공감이나 인정을 받는 방식으로 만족을 극대화합니다. 조사 결과에서도 20대의 46.3%가 ‘소비를 인증하는 행위’는 만족감이나 즐거움을 증대시킨다고 답했습니다.
 
 
소비에 대한 20대의 인식 설문조사 결과
 
 
이 상품이 나에게 어떤 쓸모를 제공할 지 보다, 어떤 의미를 지녔는지 고민하게 만드는 휘소가치.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모습이 그대로 반영된 트렌드라고 할 수 있는데요. 앞으로도 휘소가치는 새로운 소비 기준으로 자리하면서 2030을 타겟으로 한 제품과 서비스의 성공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자료] 대학내일20대연구소, <1934세대의 라이프스타일 및 가치관 조사>, 2018.05.24
      대학내일20대연구소, <20대 소비자의 지갑을 여는 2가지 키워드>, 2017.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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