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타이밍

대학 때 좋아하던 의류 브랜드가 있었어요. 매장에서 옷을 입어볼 때마다 맞춘 듯 어울렸는데 가격이 비싼 편이라 한 번도 사진 않았어요. 나중에 돈을 벌면 꼭 저기서 사리라 다짐만 했죠. 시간이 흘러 취업을 했는데도 날 위해 좋은 옷 사는 건 아깝더군요. 그 돈이면 다른 실용적인 걸 더 할 수 있는데, 하고 머릿속에 계산기가 돌아갔어요. 미루고 미루던 어느 날 큰맘 먹고 매장에 들러 옷을 입어봤어요. 아. 거울을 보는데 하나도 어울리지 않더군요. 20대에 맞는 체형과 감성으로 디자인된 거라 30대가 된 제게는 맞지 않게 돼버린 거예요.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후회를 하는 것 같아요. 시간이 나면 아이들과 놀아줘야지, 하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아이들이 다 커버렸고 같이 있으면 어색하다는 아버지들을 종종 봤어요. 내가 시간이 날 때를 기다려보니 이젠 아이들이 바빠져 버린 거죠. 아이들이 아버지를 필요로 하던 때도 지나갔고요. 이처럼 행복이 커다란 비용을 들여서 쟁취해야 하는 거라 믿는 동안 지금 할 수 있는 좋은 일들이 멀어지는 거예요. “바쁘니까 다음에”를 입버릇처럼 외치면서 저렴한 기쁨과 그때그때의 행복을 놓치고 있진 않으신가요? 휴가를 가거나,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것 같이 당장의 좋은 일을 너무 미루진 마세요. 중요한 데 쓰는 시간은 나는 게 아니라 내는 것이고, 행복 뒤에는 반드시 타이머가 달려 있으니까요.
 
 
노을을 향해 걸어가는 사람들의 실루엣
 
 

‘그는 자신이 노년에 이를 때까지,
 
인생을 감미롭게 해줄 모든 것들을
 
‘시간이 생기면’이라는 전제로 조금씩 미뤄왔음을 깨달았다.’


 
– 생텍쥐페리, ‘야간비행’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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