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자녀가 추억을 공유하는 유일한 프로그램 ‘장학퀴즈’

장학퀴즈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방송 장면
 
 
 
장학퀴즈는 1973년 2월 18일생으로, 대한민국의 어떤 프로그램도 영원히 따라올 수 없는 금자탑을 쌓았습니다. 30살이 채 되기 전에 획득한 최장수 타이틀은 장학퀴즈가 계속 방송되는 한 어떠한 프로그램도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것이 되었죠. 덕분에 EBS에서 장학퀴즈를 세 번씩이나 맡아 가장 오래 제작한 PD로서, 46살 중년의 장학퀴즈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를 각별한 애정을 담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대를 이어 출연하고 싶은 장학퀴즈

 
 
장학퀴즈 우승자 인터뷰
 
 
매 편 많게는 2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장학퀴즈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장학퀴즈에 출연하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며 패기와 자신감으로 무장한 출연자들을 만나는 것은 제작자로서도 흥분되는 일입니다. 그런데 녹화를 할 때마다 꼭 한 팀 정도는 부모님이나 조부모님의 권유로 출연을 결심했다는 사연이 나옵니다. 그만큼 오랜 시간을 함께해 온 장학퀴즈가 세대를 넘어 학창시절 향수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죠. 조부모 세대가 부모 세대에 장학퀴즈 출연을 권유하고, 부모 세대는 다시 자식들에게 출연을 권하는 식입니다. 이렇게 장학퀴즈는 ‘대를 이어 출연하고 싶은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46년 국내 최장수 퀴즈 프로그램의 비결

 
 
장학퀴즈 100회 기념 방송
 
 
녹화 날이면 정동 MBC 건물 주변으로 학생들이 몰려들어 경찰력까지 배치됐던 초창기 장학퀴즈. 그때만큼의 인기는 아니지만 요즘처럼 시청률에 따라 한두 달 사이에 프로그램의 존폐가 결정되는 숨 가쁜 방송현장에서도 장학퀴즈는 건재합니다. 장학퀴즈 46년의 역사는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죠. 강산이 네 번 바뀌고 방송사도 바뀌는 변화 속에서 시청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는 장수 프로그램이 된 비결은 무엇일까요?
 
우선은 장학퀴즈 기획 당시부터 가졌던 ‘고등학생들의 건전한 지식대결의 장’이자 ‘고등학생 전문 퀴즈프로그램’의 정체성을 계속 유지했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청소년에게 유익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걸 알지만 제작비나 시청률을 이유로 기피하는 것이 현실인데요. 장학퀴즈는 출발과 동시에 SK라는 든든한 후원자를 만난 덕분에 46년 동안 도도하게 초심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시대의 흐름과 사회가 요구하는 다양한 인재상에 맞춰 변화를 거듭한 것 또한 장수 요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대가 바뀌고 사람들의 요구가 다양해지는 만큼 장학퀴즈는 포맷과 진행방식, MC 등 우리가 상상하는 모든 퀴즈 형식을 총망라하며 진화해왔습니다. 오랜 전통을 지닌 가게에 단골 손님이 방문하듯 장학퀴즈도 그러합니다. 방송국을 옮겨도 한 시대의 문화 아이콘으로서 역할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에 장학퀴즈가 지금까지 장수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녹화한 장학퀴즈 한중 스타워즈편 출연자 단체사진
 
 
 

장학퀴즈의 세계화와 인재강국 실현

 
세계적인 인재를 양성해 대한민국을 강국으로 만들겠다는 뜻으로 후원을 시작한 SK의 철학처럼 셀 수 없이 많은 인재들이 장학퀴즈를 거쳐 갔습니다. 한국인 최초로 하버드대 종신 교수가 된 박홍근 교수와 서울대 물리학과 이수종 교수, 미국 예일대 심리학과 천명우 교수 등 세계적인 석학들이 배출되었죠. 사회 각 분야에서 영향력을 지닌 유명인도 많습니다. 공연제작자이자 방송인 송승환, 가수 김동률과 김광진, 국회의원 김두관 등 모두 장학퀴즈 출신입니다.
 
장학퀴즈는 국내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프로그램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2000년 북경TV와 함께 제작한 중국판 장학퀴즈 ‘SK장웬방’은 방영 이후 중국 내 대표 교양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고, 2010년 공익성을 인정받아서 중국 청소년 TV 프로그램 대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2016년에는 중국 국영방송인 CCTV를 통해 ‘SK극지소년강’을 새롭게 선보이기 시작했는데요. 중국 전역에서 고교생들의 실력을 검증받는 코스로 인식되며 그야말로 장학퀴즈의 세계화를 실현하고 있습니다.
 
 
 

변함없는 교육 프로그램을 있게 한 SK의 지원

 
 
장학퀴즈 방청석에서 찍은 녹화장 스케치
 
 
그러나 급속하게 변화되는 방송환경 속에 청소년 프로그램은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TV 화면은 예능·오락 프로그램으로 채워진 지 오래고, 특히 많은 제작비를 들인 대형 프로그램 가운데 교육적이고 권장할 만한 청소년 프로그램을 찾아보기는 힘든 실정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학퀴즈는 한번 제작할 때마다 20t이 넘는 중계차와 제작 스텝 수송을 위한 대형버스 2대, 세트와 조명, 발전, 음향, 영상 장비를 실은 수많은 트럭이 움직입니다. 장학퀴즈가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가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유일한 프로그램이 된 것은 나무를 심는 마음으로 46년째 꾸준히 지원하고 응원한 SK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많은 기업들이 방송 프로그램을 후원하고 지원해왔지만 장학퀴즈만큼 올곧게 브랜딩에 성공한 프로그램은 드뭅니다. 장학퀴즈는 SK의 후원으로 오랜 시간 변함없는 길을 걸을 수 있었고, SK는 인재양성과 장학이라는 교육적이고 공익적인 이미지를 확실히 새겼습니다. 기성세대에게는 추억을, 오늘날의 청소년들에게는 도전의 장을 마련해주는 EBS 장학퀴즈. 자라나는 다음 세대에게는 꿈과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도록 국내 최장수 퀴즈 프로그램의 자리를 영원히 지켜주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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