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활성화를 향해 쏘아 올린 만루홈런, SK하이닉스 M15공장

‘딥체인지’. 근래 SK그룹의 경영 화두를 설명하는 이 단어를 현장에서 체감한 것은 지난 4일이었습니다. 이날 충북 청주 테크노폴리스에서는 총 20조 원이라는 천문학적 투자가 집행되는 SK하이닉스의 M15 낸드플래시 전용공장 준공식이 열렸습니다.
 
 
SK하이닉스 M15 공장 준공식 현장

SK하이닉스 M15 공장 준공식 현장

 
 
최근 그룹의 캐시카우 선봉장으로 부상한 SK하이닉스는 불과 7년 전만 하더라도 막대한 부채로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벼랑 끝에서 SK를 만난 하이닉스는 사업 구조의 ‘근본적 혁신’을 의미하는 최태원 회장의 경영 철학과 과감한 투자 결행으로, 그룹 차원을 넘어 한국경제를 이끄는 핵심 반도체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급변하는 시장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기업이 천지개벽의 모습으로 변화할 수 있음을 SK하이닉스는 M15 신공장 건설 사례로 증명하고 있었습니다. 이날 준공식에 자리를 함께한 문재인 대통령 역시 SK하이닉스를 “불굴의 기업”이라고 평가하며 낸드플래시 메모리 사업에 새로운 도약의 날개를 달아줄 M15 신공장을 축하했습니다.
 
 
 

워크아웃에서 대박의 길로

 
주지하듯 2001년 당시 하이닉스는 막대한 부채로 워크아웃(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후 10년간 채권단 아래서 연명하다 2011년 11월 SK에 인수됐습니다. 당시 3조 원이 넘는 인수가액에 대해 ‘무리한 인수합병’이라는 지적이 있었지만, 최태원 그룹 회장은 뚝심으로 밀어붙였습니다. 특히 반도체 업계 불황이 닥친 2012년은 글로벌 업체들이 모두 시설 투자를 축소하는 상황이었음에도 최 회장은 특단의 승부수로 전년 대비 10% 이상 늘린 3조 8500억 원을 투자했습니다. 미세 공정 전환 확대, 낸드플래시용 청주 M12 공장 준공 등 선제 투자로 기술 우위를 확보하는 데 주력한 가운데 반도체 업황이 점차 개선되면서 대박의 조짐이 슬슬 나타났습니다.
 
 
SK하이닉스 인수 이후 여러 차례 공장을 방문한 최태원 회장

SK하이닉스 인수 이후 여러 차례 공장을 방문한 최태원 회장

 
 
2011년 10조 원대 매출과 3600억 원대 영업이익은 불과 몇 해 만에 매출 14조 원, 영업이익 3조 원으로 늘었습니다. 그리고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최고의 호황 바람이 불었던 지난해 무려 30조 원이 넘는 천문학적 매출을 기록한 뒤 올해 다시 신기록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SK의 딥체인지가 불러올 경제효과

 
문재인 대통령이 최태원 회장과 SK하이닉스 협력사 관계자들을 향해 “SK하이닉스는 어려움을 기회로 반전시킨 불굴의 기업이다. M15 공장으로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역사를 써달라”는 덕담을 건넨 대목도 의미심장했습니다. 지역 경제와 한국의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신공장에 대한 기대와 격려가 가득한 메시지였지만, 현장에 있던 기자에게는 다른 차원의 메시지가 함께 읽혔습니다. 딥체인지를 통해 최정상에 선 SK하이닉스가 앞으로도 혁신을 향한 투자와 반도체 협력 생태계 구축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달라는 간곡한 당부가 바로 그것입니다.
 
 
M15 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

M15 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

 
 
이와 관련해 M15 신공장은 현재까지 공장 골조와 1층 클린룸 건설에 2조2000억 원이 투입된 상태로, 향후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을 포함해 17조원 이상이 추가 투자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클린룸 정비를 마무리하고 내년 초부터 4세대 72단 3D 낸드플래시 등 고부가 낸드 제품이 양산되면 지역경제와 중소 협력사에 막대한 낙수효과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됩니다. 서울대 경제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오는 2023년까지 향후 5년간 고용 창출 21만 8000명, 생산유발 70조9000억 원, 부가가치 유발 25조8000억 원 등 M15 신공장으로 파급될 경제효과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업의 자산을 사회와 공유하는 노력

 
이날 준공식에서 또 하나 인상적인 대목은 최태원 회장이 SK하이닉스의 성공에 대해 “국민과 지역사회의 응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고 공을 돌린 부분입니다. 대기업 성장에 따른 낙수효과를 둘러싸고 갈수록 비관적 사회 인식이 커지고 있지만, SK는 늘 재계에서 선도적으로 기업 자산과 성장의 과실을 사회와 나누고자 노력하는 그룹으로 분류됩니다.
 
 
SK하이닉스 M15 공장 준공식에서 환영사 중인 SK그룹 최태원 회장

SK하이닉스 M15 공장 준공식에서 환영사 중인 SK그룹 최태원 회장

 
 
당시 최태원 회장의 발언은 지난해 8월 SK그룹의 한 행사 자리에서 임직원들에게 당부한 메시지를 떠올리게 했는데요. 그룹 임직원들과 미래 비전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한 ‘이천 포럼’에서 최 회장이 사회적 가치 공유와 협력사 생태계에 대해 강조한 발언은 다음과 같습니다.
 
“대기업 규제의 틀에 사로잡혀 사회 공동체와 더 큰 행복을 만들 기회를 놓치지 말자. 그룹 소속 8만 명의 임직원이 아닌, 협력사와 그 가족 등 200만 명으로 공동체 가치사슬을 넓히면 공유되는 이익도 그만큼 커진다.”
 
단기적 성과에 급급해 주변을 보지 못하는 일반적 기업 현실과 달리, SK는 기업의 생존 본능을 사회적 가치와 협력사 생태계로 연결해 더 ‘큰 그림’을 준비하고 있다는 인상을 충분한 받을 수 있었습니다. SK하이닉스만 보더라도 반도체 생태계 강화를 위해 협력사는 물론이고, 직접 거래가 없는 2차 협력사 등에도 맞춤형 경영 컨설팅을 비롯해 다양한 협력 사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우리 기업들의 미세공정 난도가 빠르게 상승하는 만큼 국내 부품 소재 협력사들이 제때 이 기술 수준을 뒷받침하지 못하면 한국 반도체 산업이 기초부터 흔들릴 수 있다. 반도체 부품 소재 산업에 주어진 3~5년의 골든타임 안에 대기업 제조사와 협력사 간 치열한 상생과 기술협력이 절실하다”는 것이 업계 전반의 평가입니다.
 
 
충북 청주에 준공된 M15 공장 전경 조감도

충북 청주에 준공된 M15 공장 전경 조감도

 
 
SK하이닉스의 M15 신공장 준공식을 지켜보면서 지난 상반기 주요 대기업들의 대졸 공채시장을 취재하며 만났던 SK하이닉스의 젊은 직원이 떠올랐습니다. 그는 다른 유수 기업과 차별화한 SK하이닉스만의 매력을 묻는 질문에 “SK하이닉스는 최고의 인재들이 ‘벤치워머’가 아닌 ‘홈런타자’로 그라운드를 뛸 수 있도록 한다. 조금 늦고 실수를 하더라도 잠재력을 믿고 ‘9회 말 만루홈런’을 칠 수 있도록 해주는 곳”이라고 말했습니다. 젊은 직원의 자부심 넘치는 표현을 빌려 M15 신공장이 SK하이닉스와 한국 경제의 성장에 ‘만루홈런’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더보기
밴드 url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