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를 집에서 분출해요

윤대현의 행복처방전 33화
 
 
 

Q. 스트레스를 주는 건 회사인데, 화는 집에 가서 풀어요

 
직장 동료들에겐 친절하고 좋은 사람으로 인정받지만 집에만 가면 나쁜 사람이 됩니다. 사람과 업무로 받은 스트레스를 쌓아두었다가 자꾸 가족들에게 풀거든요. 옳지 못한 행동이라는 걸 알면서도 짜증을 내는 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집에서 짜증내는 여성 직장인
 
 
 

A. 짜증과 분노를 억누르면 어디선가 터져 나오게 됩니다

 
‘짜증이 늘었다’, ‘감정 조절이 잘 되지 않는다’, ‘분노조절장애가 생긴 것 같다’는 직장인분들의 고민 상담이 많습니다. 특히 오늘 사연처럼 회사 스트레스가 엉뚱하게 가족들에게 터져 나와 가족한테도 미안하고, 그런 나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져 자존감마저 떨어진다는 고민도 적지 않습니다.
 
직장 동료에게 보이는 친절이 자연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가족에게 짜증 내는 걸 보면 회사에서 싫은 사람에게도 꾹 참으면서 친절이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사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웃고 싶지 않은데 웃어야 하고, 친절하지 않은 상대에게 친절해야 하는 상황이 적지 않습니다. 그런 경우 좋은 사람이란 평판을 유지할 수는 있지만 내면에는 울화가 쌓이죠. 우리는 본능적으로 화를 유발하는 존재가 생존을 위협하는 존재인 것으로 인식하게 되고, 공격적인 언행이 나오게 되는데요. 그렇다고 요즘 사회에서 화가 난다고 다 표현했다가는 사회생활이 어려워지므로 감정을 억누르게 됩니다.
 
하지만 화를 수면 아래에 가라앉혀 놓은 것일 뿐, 그 에너지 자체가 없어진 것은 아닙니다. 치약 뚜껑을 막은 채로 꾹 짜면 옆구리가 터지는 것처럼 회사에서 묵혀둔 울화가 엉뚱하게 가족에게 터져 나올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엄마에게 투정을 부리는 것은 엄마가 나를 사랑하고 내 투정을 받아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서입니다. 마찬가지로 회사 스트레스로 인한 울화가 가족에게 터져 나오는 것도 가족과 가깝기 때문이죠. 그러나 가족을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내가 쏟아낸 화는 에너지이기에 내가 뱉으면 상대방에게 전달됩니다. 한두 번도 아니고 가족에게 분풀이하는 것이 반복되면 가족과의 관계에도 갈등이 유발됩니다.
 
 
 

착한 아이 콤플렉스에서 벗어나기

 
우선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으로 인정받는 것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지는 용기가 필요해 보입니다. 어쩔 수 없이 꾹 참고 친절한 태도를 보여야 하는 경우도 있겠죠. 그러나 모든 사람에게 좋은 평판을 얻으려는 목표를 가지면 너무 광범위하게 친절 에너지를 사용하게 되고 마음이 깎여나가면서 예민해집니다. 그럼 사소한 일에도 쉽게 짜증이 나며 까칠한 언행이 불쑥 나오게 됩니다. 친절은 소중한 에너지이기에 필요한 곳, 소중한 곳에 선택적으로 잘 사용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가족에게 화를 내는 것은 가능한 강력한 의지로 중지해야 합니다. 소중한 힐링 파트너에게 상처를 주면 나에게도 똑같은 상처가 생깁니다. 내 까칠한 행동으로 가족의 갈등까지 빚어지면 그렇게 만든 나 자신을 탓하게 되고 그 또한 짜증이 되는 악순환이 일어납니다.
 
 
 

항우울제만큼 효과적인 자연 힐링

 
 
공원 벤치에 앉아서 음악을 듣는 여자 일러스트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면 짜증 날 일도 없겠지만 그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사는 것은 끊임없는 스트레스의 연속이니까요. 하지만 울화가 쌓이고 있다면 일과 삶의 균형, 즉 스트레스와 힐링 사이에 균형이 깨진 것을 의미하므로 해결이 필요한데요. 스트레스로 지친 마음에 위로를 주는 최고의 요소는 사람, 자연, 문화라고 합니다. 사람과 자연, 문화와의 꾸준한 만남을 통해 마음을 힐링하고 나쁜 감정을 녹여 없애야 합니다. 그러나 회사 일로 바빠서 힐링을 우선순위에서 뒤로 미루다 보면 어렵게 시간을 내도 뇌가 뻑뻑해져서 힐링이 잘 되지 않습니다.
 
힐링의 세 가지 요소 중에서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활동을 하나 고르라면 자연입니다. 점심시간 잠깐이라도 산책을 하면서 떠나가는 가을을 느끼고, 몸의 움직임을 통해 ‘지금은 전투 상황이 아니야. 휴식 시간이야’라는 메시지를 뇌에 전달해야 합니다. 그래야 비로소 뇌의 공격장치가 꺼지고 충전·이완장치가 켜지게 되는 거죠. 이는 항우울제만큼이나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바빠서 힐링할 시간이 없다고 생각하시나요? 뇌에 따뜻한 에너지가 있을 때 창조적 사고와 공감·소통 능력도 회복되어서 일을 더 신나게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것만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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