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했던 것들의 낯섦, 의미의 발견


 

‘여름마다 접해서 익숙해진 냄새와 소리들이 갑자기 나에게 달려들었고,
그 여름의 사건들로 영원히 다른 색조를 띠게 되었다.’

 

– 안드레 애치먼 ‘그해, 여름 손님’ 中

– 안드레 애치먼 ‘그해, 여름 손님’ 中
 
 

익숙했던 것들이 갑자기 낯설게 느껴지고, 늘 ‘그렇게’ 하던 일을 ‘그렇지 않게’ 해보는 경험. 그건 꼭 여름에 일어났습니다.
 
피하기만 했던 비를 처음으로 흠뻑 맞아본 것도 유년시절 어느 여름날이었죠. 갑자기 내리는 비에 당황하며 친구와 간신이 몸을 피한 곳은 나무 아래였습니다. 굵은 장맛비에 달리 도망칠 곳도, 다른 방법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비를 맞으면 감기에 걸린다던 엄마의 충고, 학교에서 배운 산성비의 위험성, 짙어지는 먹구름과 어둠에 대한 공포로 점점 더 질려갔습니다. 유일하게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지금 뛰어가느냐 아니면 기약 없이 기다리느냐 둘 중 하나였고, 우린 차라리 최선을 다해 전속력으로 뛰기로 했죠. 마치 옷을 입고 수영장에 들어갔다 나온 사람들처럼 온몸이 다 젖었을 때쯤, 비를 맞기 전에 했던 걱정과 두려움들은 이미 사라지고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렇게 비 맞는 걸 즐기고 난 후, 저는 비 오는 날을 가장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를 둘러싼 의미는 끊임없이 변합니다. 좋아했던 과일이 어떤 계기로 한순간 맛없게 느껴지기도 하고, 덥고 끈적여서 싫어했던 여름이 나를 사랑에 빠뜨리는 아름다운 계절이 되기도 합니다. 당신에게 이번 여름은 어떤 의미가 되길 바라나요? 반복되는 일상에 새로운 의미를 찾고 계신가요? 중요한 것은 무엇을 경험하고 느끼는가에 따라 인생에 더는 없을 의미가 만들어지기도 하고, 전혀 다른 의미를 발견하게 되기도 한다는 사실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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