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에서 ‘쉼’을 통해 얻은 행복, 윤승철 무인도섬테마연구소장

 
 

끝없이 꿈꾸고, 도전하고, 이루며 사는 그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우리도 용기 내어 마음껏 행복하고 싶은 마음이 동합니다. 윤승철 소장은 ‘더 즐거운 인생을 위해 뭘 할 수 있을까?’라고 책상에 앉아 고민하는 대신, 당장 실행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나섰습니다. 그리고 그는 무인도를 탐험하며 자신만의 지도를 넓혀나가는 ‘무인도섬테마연구소장’이 됐습니다.

 
 
 

달려라, 윤승철!

 

시작은 사진 한 장에서 비롯됐습니다. 평발로 태어난 소년은 어려서부터 곧잘 넘어졌고, 중학생 때는 크게 다쳐 오랜 병원 생활도 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5㎞ 이상 걸어본 적이 없던 소년은 작가를 꿈꾸게 됐습니다.

 

“대학교에서 전공인 문예창작과 수업의 첫 과제로 소설을 쓰다가 ‘내 이야기의 주인공만큼은 잘 달리는 친구로 써보겠다’라고 마음먹었어요. 그러다 우연히 사막 마라톤 장면이 담긴 사진 한 장을 봤는데, 죽기 전에 한 번은 사막을 달려보고 싶더라고요. 재활 치료를 다시 시작했고, 체력과 정신력을 다지기 위해 해병대에도 지원했죠.”

 
 

 
 

윤승철 소장은 3년 반의 준비 끝에 사하라사막 250㎞를 6박 7일 동안 달렸습니다. 내친김에 고비, 아타카마, 남극까지 1,250㎞도 완주했습니다. 스물셋이라는 나이에 세계 최연소 사막(극지) 마라톤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달성한 것이죠. 성취감도 잠시, 새로운 도전은 우연히 찾아왔습니다.

 

“동생과 함께 ‘진짜 무인도가 있을까?’라는 궁금증을 풀려고 필리핀의 작은 해적섬을 찾았어요. 야자수 잎으로 움막을 짓고 대나무로 뗏목을 만들어 조금 먼 바다까지 나가 보니, 세상에 못 할 일이 없을 것 같았어요.

 
 

 
 

3주간의 무인도 체험기를 SNS에 올리자 1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습니다. 다음 일정을 공개하고 몇 주 뒤, 공항에 도착한 윤승철 소장은 깜짝 놀랐는데요. 16명이나 되는 사람이 일정에 맞춰 표를 끊고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무인도에 가고 싶어 하는 사람이 이렇게나 많구나!’라는 생각에 무인도탐험대 ‘이카루스’를 만들었고, 문예창작학과를 전공한 문학도 청년은 어느새 국내외 무인도만 수십 곳을 탐험한 무인도 전문가가 됐습니다.

 
 
 

생각이 무한히 넓어지는 섬, 무인도

 

무인도는 물과 불, 전기가 없는 곳입니다. 또한, 지독하게 혼자가 되는 곳이기도 하죠. 마치 세상이 종말하고 나 혼자 살아남은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무인도에 가져간 ‘생존템’

 
 

“무인도는 모든 걸 스스로 해야 하는 곳이에요. 생존하려면 너무 바빠요. 빗물을 오랫동안 모아야 하루 먹을 식수가 나와요. 지금은 대나무로 30분이면 불을 피우지만, 처음엔 일곱 시간도 넘게 걸렸어요. 사냥한 걸 구워 먹고, 장작을 모으고, 집을 짓다 보면 금방 해가 져요. 신기한 건, 그렇게 분주한 와중에도 시간이 또 너무 많이 남는다는 건데요.(웃음) 그때부턴 그저 멍하니 있어요. 망망대해, 날아가는 새, 뜨고 지는 태양을 바라보면서요.”

 
 

저절로 사색에 빠지게 하는 무인도의 밤

 
 

무인도에서는 철저한 고독과 함께 나 혼자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집니다. 윤승철 소장은 무인도에서 그동안 고맙다고 말하지 못했던 사람들, 사 놓고 읽지 못한 책들,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못 했던 일들, 바쁘다고 챙기지 못했던 많은 것들 등에 대해 찬찬히 돌아보았습니다.

 

“아무것도 안 하고 멍하니 있다가 돌아오면 정리가 된 느낌이 들어요. 마치 컴퓨터를 새로 포맷한 것처럼요. 무인도 갔다 와서 카톡도 지웠어요. 그래도 사는 데 별문제 없더라고요.”

 

어쩌면 ‘두렵다’는 건 그저 ‘아직 해보지 못했다’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닐지 모릅니다. 목이 너무 마르니 너무 높아서 도저히 못 오를 것 같던 코코넛 나무 꼭대기에도 올랐고, 거칠 것 없는 용기로 실크로드 3대 간선 횡단은 물론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등반도 했으니까요.

 
 
 

자신의 끝과 마주하고 ‘비움의 행복’을 찾다

 

정년으로 퇴임한 교감 선생님, 직장을 그만두고 온 청년, 10살 초등학생, 성직자 등등 지금껏 총 450여 명이 무인도섬테마연구소와 함께 무인도에 다녀왔습니다. 윤승철 소장은 참가자들이 스스로 불을 피우고 집을 짓고 음식을 해 먹으며 무인도를 안전하고 즐겁게 즐길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섬으로 봉사활동도 떠납니다. 마음 맞는 친구들과 ‘이왕이면 좀 더 재밌고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자’고 의기투합했죠.

 
 

윤승철 소장과 함께 무인도 체험을 함께 한 사람들

 
 

“섬을 자주 다니다 보니 도움이 필요한 곳이 많더라고요. 바다에 떠밀려온 쓰레기도 많고, 몸이 불편한데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시는 어르신도 많아요. 재능기부하고 쓰레기 줍는 걸 자기 돈까지 내고 하는 봉사인데, 많은 분이 함께하려고 찾아오세요.”

 

이런 윤승철 소장에게 행복이란 ‘비움에서 오는 가치’라고 합니다. 무인도에서 제대로 못 먹고 고생하다 사회로 복귀하면 그동안 누리며 살던 모든 것들이 감사하게 여겨진다는데요.

 
 

무인도에서의 생활을 책임져줄 집과 불

 
 

생존에 필요한 나무타기 기술과 낚시

 
 

“사실 무인도에서 지내는 시간이 막 행복하진 않아요. 미크로네시아에서 먹었던 코코넛 크랩도, 팔라완에서 잡았던 갑각류 ‘삐톋’도 맛있었지만, 비상식량으로 들고 간 라면이 솔직히 제일 맛있었거든요.(웃음) 무인도가 ‘행복의 공간’ 자체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행복을 알아갈 수 있는 공간이라고는 할 수 있어요. 저뿐만 아니라 많은 분이 예상치 못한 난제들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자신감이 생기고 삶을 대하는 자세가 변화했다고 하더라고요.”

 
 

 
 

모두가 가지 않는 길을 걷던 그의 도전은 아직도 진행형입니다. 그에게 도전이란 이 악물고 감행하는 심오한 숙제가 아니라, 크고 작은 변화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또 찾아 나서는 것이니까요. 윤승철 소장은 ‘탐험문학’이라는 분야도 만들고 싶고, 이카루스 무인도탐험대와 섬청년탐사대 활동도 꾸준히 이어나갈 계획입니다.

 
 

 
 

“사람들이 무인도에 가고 싶어 하는 이유가 뭘까 곰곰 생각해봤는데요. 무인도에서 완벽하게 혼자 있다 보면 평소에 보지 못했던 자기 자신의 끝을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일, 인간관계,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생각들이 정리되죠. 아무것도,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시간이 삶을 살아가는 데 의외로 큰 원동력이 됩니다. 여러분도 오롯이 혼자 있어 보는 시간을 한 번 가져보시길 권합니다. 무인도탐험대의 문은 활짝 열려 있습니다!(웃음)

 
 

윤승철 소장은 ‘무인도이기에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말합니다. 바로 고요한 곳에서 나를 돌이키며 나의 행복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인데요. 당장 떠날 수 없다면, 내가 있는 위치에서 행복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내가 가진 것이 조금 더 풍족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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