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친구이자 동반자와 떠나 행복한 여행 with 장군이

 
 

강아지는 이제 ‘애완동물’이 아닌 ‘반려동물’로, 우리의 가족입니다. 자연스럽게 반려동물과 캠핑, 여행, 등산 등의 일상을 공유하는 분들도 많아졌는데요. 9살의 골든리트리버 장군이의 누나인 이수경 님도 장군이와 함께 전국을 넘어 세계를 여행하여 많은 행복을 느꼈다고 합니다. 반려견 장군이와의 여행으로 더 행복해진 이수경 님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장군이와의 여행을 시작하다

 

 

놀랍게도 장군이는 내가 고등학생 때 가족이 데리고 온 강아지라서, 처음부터 각별한 사이는 아니었다. 작은 마당이 있는 집에서 살던 고3의 어느 날이었다. 마당에서 긴 시간을 혼자 보내는 장군이와 수험생이라는 긴 터널을 걷고 있는 내가 비슷하게 느껴졌다. 항상 지루해 보이는 장군이에게 질리도록 산책을 해주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고, 수능이 끝나자마자 바로 실천에 옮기게 됐다.

 

 

처음에는 집 앞 내천을 걷거나 서울 내 큰 공원을 찾아다니는, 평범했던 산책이었다. 대학교 1학년이 된 나는 국토대장정을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없는 동안 혼자 있을 장군이가 걱정되어 장군이와 함께 떠나기로 했다. 그렇게 우리의 첫 여행이자 도전, 모든 일의 시작인 제주도 올레길을 걷게 됐다.

 

 

우리는 일주일간 약 200km 정도를 걸었다. 아침에 게스트하우스의 마당에서 모닝커피 한 잔을 마시는 여유를 즐긴 뒤, 다음 숙소까지 걷는 것이 우리 여행의 전부였다. 걷다가 더우면 정자에 벌러덩 누워 늘어지게 낮잠을 잤고, 바다가 나오면 수영을 했다. 갓 성인인 된 나와 마당 밖의 삶을 알게 된 장군이, 우리 둘이 여행이 주는 자유로움과 예측불허함에 빠져든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이후로 우리는 어디든, 그리고 무엇이든 함께하는 단짝이 됐다.

 

 

장군이와 올레길을 걷고 난 후, 우리는 제주도에 흠뻑 빠져 여름방학 동안 제주도의 승마장에서 숙식 알바를 했다. 나의 스무 살을 제주도에 바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승마장의 일은 매우 고되고 힘들었지만 장군이와 함께여서 외롭지 않았다. 그곳에서 장군이는 아주 못 말리는 사고뭉치로서 견생 최고의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말들에게 밥을 주고 있으면 자기가 더 흥이 나서 사료를 훔쳐 먹었고, 신나게 놀다가 더우면 말들의 물통에 들어가서 더위를 식혔다. 또 망아지와 달리기 시합을 하기도 했다.

 

 

넓은 승마장에서 떨어져 있다가도 내가 ‘이장군!’하고 목청 높여 부르면 장군이는 언제 어디서든 내 앞에 나타났다. 저녁이 되면 장군이와 나는 함께 말들을 방목장에 넣은 후, 우리가 머무는 작은 컨테이너로 퇴근했다. 침대도 없는 창고 같은 방에서 접이식 매트리스를 깔고 잠을 잤지만 같이 지낼 수 있으니 그것마저 좋았다. 쉬는 날이면 함께 바다에 가거나 근처 목장에 가서 놀았다. 덥고 열악하고 힘들었지만 그때를 웃으면서 말할 수 있는 건 모두 장군이 덕분이다.

 
 
 

너와 함께였기에 더 행복했던 여행

 

 

이후 백패킹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국내 구석구석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50만 원짜리 조립 카약을 사서 제주도 바다를 돌아다녔고, 같이 숙식알바도 여러 번 했다. 그러던 중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에 걸쳐 이어진 180km의 트래킹 코스인 ‘뚜르 드 몽블랑’이라는 곳을 알게 됐다. 그곳의 사진을 본 순간, 장군이와 함께 걷는 모습이 저절로 떠올랐다. 언제 어디서나 내 옆에 있는 게 당연했고, 모든 도전을 함께한 장군이기에 이번에도 함께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게 분명했다. 그렇게 더 넓은 세상을 향한 우리의 도전은 다시금 시작됐다.

 

 

긴 준비 끝에 도착한 몽블랑은 생각보다 더 환상적이었다. 춥고 긴 밤을 둘이 부둥켜안아 서로의 체온을 나누며 잠들어도 아침이 되면 매일 새로운 이야기가 가득한 몽블랑. 열흘간 매일 2,000~3,000m의 산을 오르내리고, 텐트에서 잠을 자는 등 힘든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유럽 대자연에서 자유롭게 활보하며 즐거워하는 장군이의 모습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나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힘들 때 더 큰 위로를 주는 존재

 

 

모두가 알겠지만 여행에서는 기쁨만 가득하지 않다. 처음 가본 낯선 나라, 사람도 없고 전화도 터지지 않는 몽블랑을 걸을 때는 그 어떤 것도 장담할 수가 없었다. 의지할 것이라고는 오직 ‘서로’ 밖에 없었다.

 

 

몽블랑의 마지막 대장정, 락블랑에 오르던 중이었어다. 락블랑을 코앞에 남겨두고 철계단이 수직으로 박혀있는 벽을 만났다. 그 벽은 나와 장군이의 키를 합친 것보다도 높아 보았다. 국내에서도 우리는 여러 장애물을 만났다. 장군이가 홀로 오르기 힘든 바위가 나오면, 앞발을 바위에 얹고 뒷발을 들어달라고 꼬리를 흔든다. 나는 그 신호를 받고 장군이의 엉덩이를 받쳐 올려준다. 이런 호흡이 맞았기에 우리는 지금까지 무사히 여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벽은 지금까지 겪었던 장애물과는 다른 차원의 난이도였다.

 

장군이는 이번에도 겁먹지 않고 나에게 무한한 신뢰의 눈빛을 보내며 앞발을 벽에 얹었다. 나는 한 손으로는 계단을 잡고, 다른 손으로는 장군이 하네스를 잡고 벽을 올라 마침내 거대한 벽을 넘을 수 있었다. 우리는 계단 위에서 완전히 녹초가 된 채 서로를 껴안았다. 우리 둘이 함께 보낸 시간과 추억이 믿음과 신뢰가 되어 어려움을 함께 헤쳐나갈 수 있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낀 순간이었다.

 

 

이렇게 나와 장군이는 여행 중에 예기치 못한 고난에 맞닥트리기도, 경이로운 순간을 함께 맞기도 하며 서로가 서로에게 더 깊은 교감을 이룰 수 있었다. 내가 단지 장군이의 보호자가 아니고 장군이도 단순히 나의 반려견이 아닌, 진정한 친구, 동반자, 반려자로서 말이다. 이것이 내가 장군이와 여행을 떠나는 이유이며 행복이다.

 
 
 

장군이의 한마디

 

 
 
지금까지 사랑하는 반려견과 떠나 행복했던 여행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이수경 님과 장군이가 서로에게 기쁠 때 더 큰 기쁨을 주고, 힘들 때는 더 큰 위로를 주었기에 더 행복한 여행이었을 것 같은데요. 혹시 ‘나도 강아지와 트래킹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행복발견 2편을 기대해주세요. 장군이 누나 이수경 님께서 반려견과의 트래킹 시 준비물과 주의사항, 그리고 추천 코스까지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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