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로 만드는 나만의 도시 with 크리에이터 오교중


 

도시의 멋진 야경을 만드는 건 바로 화려하고 아름다운 건축물들입니다. 그런 도시의 전경을 내 방 한 켠에 모두 담아낼 수 있다면 어떨까요? 종이 모형 크리에이터 오교중님은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재료인 ‘종이’로 세상에서 가장 작은 도시를 만들고 있는데요. 종이 공예가 주는 행복을 더 많은 사람들이 느끼길 바란다는 오교중님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나의 첫 종이 공예

 

 

어린 시절, 2년 가량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생활한 적이 있었다. 당시 도시 중심부에는 한국에선 볼 수 없었던 높은 빌딩들이 밀집해 있었는데, 그 건물들을 바라보며 가졌던 경외감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그때부터, 나는 마천루를 사랑하게 되었고 높은 건물을 볼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도 미국에서 보았던 마천루에 대한 기억은 여전히 마음 속에 남아 있었다.

 

 

그러다 중학교 2학년이 되었을 무렵, 미술 수업에서 종이공예를 하는 시간이 있었다. 나는 넓은 도화지 위에 볼펜과 마커로 건물 전개도를 그려 모형으로 제작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렇다 할 것 없는 길쭉한 직육면체에 불과했지만, 나는 종이로 만든 첫 작품을 바라보며 그 누구보다 뿌듯했다.

 

 

이후로 나는 실제하는 건물로 만들어진 전개도가 있는지 검색하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뉴욕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과 파리의 에펠탑 등, 세계의 유명 건축물을 종이모형으로 만들어볼 수 있는 전개도가 있었다. ‘Skyscrapercity.com’이라는 한 마천루 포럼에서는 사람들이 직접 제작한 전개도를 만들고 있기도 했다. 그렇게 나는 포럼에 가입하고 한국과 LA에서 봤던 건축물의 전개도를 직접 제작하며 활동을 시작했다.

 
 
 

종이 공예가 주는 행복

 

 

모형 제작에는 큰 집중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하나를 만들더라도 손 끝과 눈의 모든 감각을 동원해야 한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잡념이 사라지고 마음이 정화된다. 우리가 심적으로 고통을 겪을 때, TV에만 집중하거나 게임에 몰두하기도 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마음이 혼란스러운 날엔 모형을 만든다. 그러면 나도 모르게 생각이 정리되고 차분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도면에 그려진 선을 따라 칼로 자르고 목공풀을 붙여 모형을 완성해 나가면서 나는 행복해진다. 창문 하나하나를 볼 때도, 저 안에 들어 있을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생각하며, 내가 느끼는 아픔이 이 커다란 세상의 관점에서는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겠다는 사실도 떠올린다. 마지막으로 진열장에 완성된 모형을 올려놓고 불을 끄면, 내가 사는 건물 속 수많은 작은 반짝임 중 하나가 꺼지며 평화가 찾아온다.
 
 
 

우리나라 최초의 마천루로 꼽히는 ‘삼일빌딩’을 구현하다

 

 

내게는 특별한 추억이 있는 모형이 하나 있다. 바로 1970년, 우리나라 최초로 오직 우리 기술만으로 지어진 최초의 고층건물인 삼일빌딩이다. 최고층의 높이도 114m로 100m가 넘어 우리나라 최초의 마천루로 꼽힌다. 건축 이후 50년 만인 2020년 삼일빌딩은 SK D&D의 리노베이션으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건축물로 다시 태어났다.

 

 
나는 이 의미있는 모형을 세계인이 활동하는 건축포럼에 뽐내고 싶었다. 삼일빌딩 모형 제작을 위해 실제로 찾아가 건물을 촬영하기도 하고 설계도를 구해 분석하기도 했다. 1889:1이라는 축적비를 지켜야 하기 때문에 실제 모형 높이는 6cm도 되지 않지만 한국 역사에서 기념비적인 이 건물을 모형으로 제작했다는 사실에 마음이 벅찼다.

 
 
 

혼자만의 취미를 사람들과 공유하며 행복을 나누는 일

 

 

나의 이런 취미는 회사를 다니게 되면서 휴식기에 들어갔다. 그렇게 몇 년의 세월이 흐르고, 본가를 떠난 지 5년째 되던 해, 오랜만에 부모님과 함께 집에 들러 식사를 하던 중 식탁 너머 피아노 위의 종이 도시가 다시금 눈에 들어왔다. 반복되는 생활에 지쳐 있던 나는 아무런 생각 없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모형 만들기에 빠져들어 있었던 기억을 되살려냈다. 그때 처음으로 ‘종이모형으로 무언가를 시작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몇 개월의 시간이 흐르고, 나는 ‘클래스 101’이라는 플랫폼에서 크리에이터를 모집한다는 광고를 발견했다. 다양한 사람들이 자신의 취미를 콘텐츠로 사람들을 위한 강의를 제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자연스럽게 이 플랫폼에서 종이모형이라는 혼자만의 취미를 사람들과 공유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결국 나는 큰 결심을 한 뒤, 생각을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다.

 

 

사실 처음 수요조사 때는 결과가 신통치 않았다. 그래서 꿈을 조금 미뤄야 하나 하던 차에, 클래스의 MD님께서 내 손으로 직접 전개도까지 제작해볼 수 있는 콘텐츠가 나온다면 분명 수요가 있을 것이라며 도전해볼 것을 권유했다. MD님과의 대화 끝에 나는 한 번 밀어 붙여보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그 결과로 ‘종이로 만드는 도시모형 클래스’를 오픈할 수 있게 되었다.

 

 
아직은 종이 공예라는 것이 대중적인 취미생활은 아니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종이 공예를 알고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 앞으로 꿈이 있다면, 전 세계적인 건축물의 전개도를 한 곳에 도시별로 모아 보다 대중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웹사이트를 만드는 것이다. 내가 종이 공예를 통해 느꼈던 행복을, 더 많은 사람에게 나누는 역할을 하고 싶다.

 
 
 

 

지금까지 종이공예를 시작하게 된 크리에이터 오교중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마음이 혼란스러울 때 정신을 집중하고, 맑게 할 수 있는 좋은 취미일 것 같은데요. 종이로 건축물을 제작하려면 어떤 재료가 필요한지, 전개도는 어떻게 만드는지 등 실제 종이모형 제작방법이 궁금하신 분들은 크리에이터 오교중님의 행복발견 2탄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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