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어처 종이 모형 건축물, 내 손으로 만들어요!

 

코로나19로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며 실내 취미 중 하나인 공예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습니다. 종이공예는 기본적인 사무 도구와 종이만 있으면 즐길 수 있는 ‘가성비’ 높은 취미 중 하나인데요. 지난 행복발견에서 종이공예로 행복을 전하는 방법을 알려주신 오교중님이 이번에는 직접 종이공예로 건축물을 만드는 법에 대해 소개합니다. 어떻게 만드는지 아래에서 만나보세요.

 
 
 

STEP 1. 종이 모형을 제작할 건축물 고르기

 

먼저, 어떤 건축물을 만들까 고민해야 한다. 이는 자신에게 의미가 있는 건축물이 될 수도 있고, 평소 눈여겨보던 빌딩이 될 수도 있다. 나에겐 ‘얼만큼 높은가’도 중요한 질문이지만, ‘얼만큼의 상징성을 지니는가?’도 중요하다. 단순히 높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그 지역의 랜드마크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는지 말이다. 서울을 예로 들면 63빌딩과 서울남산타워가 대표적일 것이다.
 


 

이번에 만들어볼 빌딩도 역시 그러한 점에서 의미가 있는 서울의 중요한 랜드마크이다. 160m의 높이로 종로구에서 가장 높은 서린빌딩은 미국 유명 건축가인 미스 반데어로에의 유일한 한국인 제자, 건축가 김종성 님의 작품이다. ‘더 높고, 더 화려하게’가 아닌 ‘덜한 것이 더한 것이다(less is more)’라는 스승의 가르침에 따라 가장 사무용 건물의 목적에 정합하도록 반듯하게 설계하였다고 한다.
 

실제로 서린빌딩을 보면 화려하진 않지만 무게감 있고 모더니즘한 디자인에 감탄을 하게 된다. 회색빛 구조에 정사각형의 유리창이 바둑판처럼 균형 있게 배치된 모습을 보면 왠지 모르게 수트를 입은 진중한 비즈니스맨이 연상되기도 한다.

 

자, 이제 제작할 건축물을 골랐으니 제작 시 필요한 준비물을 알아보자.
 
 
 

STEP 2. 어떤 준비물이 필요할까?

 

종이모형은 전개도를 출력하는데 쓸 종이와, 커터칼, 목공용 풀만 있으면 즐길 수 있는 ‘가성비’ 높은 취미 중 하나다. 종이는 주로 220g 백상지를 사용하는데, 곡면이 많은 모형의 경우 180g를 사용하기도 한다. 유리 건물의 경우 광택이 높은 포토 용지를 사용하는 분도 있지만, 나는 토너 프린터에서 나오는 토너 자체의 은은한 광택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나는 장비 욕심이 덜해서 그런지 최소한의 도구만을 사용하여 작업한다. 정말 세밀한 종이 모형을 만드는 분들은 기계식 커팅기를 비롯해 굉장한 도구들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육면체 형태의 건축 모형을 만드는 데에는 그 정도의 세밀함 까지는 필요하지 않아 45도 커터칼과, 사무용 가위, 모형을 다듬을 네일아트용 사포, 목공용 풀, 핀셋 정도를 사용한다.

 
 
 

STEP 3. 어떻게 제작할까?

 

 

준비물을 갖췄다면 전개도를 제작해보자. 우선 건축물 관련 사진과 기사를 보며 작업할 건물을 선정한다. 다음으로는 온갖 자료를 모으기 시작한다. 건축도면부터 설계도, 사진 등 모을 수 있는 모든 자료를 모아야 한다. 그래도 정확한 자료가 없으면 위성지도를 활용하여 건축물의 형태를 수치화하기도 한다.

 

다음으로는 이 자료를 바탕으로 윈도우 그림판을 이용하여 전개도를 제작한다. 1889:1 이라는 축적비는 활동하던 모형 제작 커뮤니티 내에서 윈도우10 이전까지 그림판의 기본 해상도였던 96DPI(*DPI: Dots Per Inch, 1인치에 들어가는 점의 개수)를 기준으로, 2픽셀을 1m로 규정한 데서 나왔다. 즉, 100m 건물이라면 총 200개의 픽셀을 그 높이로 규정하는 것이다. 이 기준에 따라 수치를 대입하면, 어느새 전개도의 윤곽이 잡히기 시작한다.
 

 

이후에는 이렇게 만들어진 샘플을 출력하여 직접 만들어볼 단계이다. 오차가 발생하면 컴퓨터에서 바로 수정하고, 필요한 경우 해당 부품만을 다시 출력하여 만들어 보기도 한다. 3D 툴을 전혀 이용하지 않은 작업이라 복잡한 모형의 경우 속도가 더딜 때도 있지만, 도트아트로 모형을 만드는 시간 자체가 즐겁게 느껴지기에 굳이 ‘그림판’ 외의 다른 툴을 사용하고 있지는 않다.

 
전개도 샘플이 완성된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외형 작업을 할 차례다. 여러 사진을 참고하여 출력했을 때 가장 원본 건물과 비슷한 색상을 찾고, 자연스러워 보일 수 있도록 수치를 조절한다. 창문의 개수나 규격도 원본 건물과 동일하도록 하나 하나 맞춘다. 모형을 자세히 보면 창문 색깔도 미묘하게 다른데, 이 역시 모두 마우스로 찍어서 색상을 다르게 만든 것이다. 지루한 작업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나에겐 내면을 정화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각 부품을 이어 붙일 ‘풀칠’ 부분을 그려주고 나면 하나의 전개도가 완성된다.

 

 
추가적인 팁이라면 완성된 종이 모형에는 PP알갱이를 채워 넣고 있다. PP알갱이는 습도에 따라 팽창하고 수축하는 종이의 성질로 인해 모형의 외형이 망가지는 것을 방지해준다. 또 무게를 더하면 바람이나 충격에도 쉽게 쓰러지지 않도록 할 수 있다. 그러나 환경을 위해서는 플라스틱 사용을 지양해야 하기에 또 다른 대체제도 고민하고 있다.

 

더불어 잉크 프린터로 출력한 모형의 경우 잉크가 변색됨에 따라 투명 코팅 마감재를 사용해줘야 하지만, 토너 프린터로 뽑은 모형의 경우 이런 문제가 적어 굳이 코팅제를 칠할 필요는 없다는 점도 참고하면 좋겠다.

 
 
 

완성된 ‘나만의 도시’가 주는 행복

 

 

위와 같은 모든 과정을 거쳐 하나의 모형을 완성하고 진열대 위에 올려놓는 순간의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괜히 다른 모형들과의 배치를 바꿔보기도 하고 붓으로 그간 쌓인 작은 먼지를 털어내기도 하면서 또 하나의 건물을 완성한 건축가의 마음으로 만든 모형을 바라보게 된다.

 

 
이렇게 모형을 만들다 보면 삶을 조금 먼 발치에서 바라볼 수 있는 관점이 생긴다. 내가 만든 모든 건물 하나 하나가 실제로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이며, 그 안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삶이 이어져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나의 삶도 저 종이도시 속 어딘가에서 별것 아닌 것들로 아웅다웅하며 이어지고 있겠구나 싶다. 그렇게 평화롭게 놓여 있는 종이도시를 가만히 바라보며 지구의 자전축을 따라 또다시 새로운 아침을 맞이할 어느 도시의 일출을 상상해본다.
 

지금까지 종이 공예로 건축물을 만드는 법을 살펴보았습니다. 설계도부터 마무리 작업까지 내 손으로 만든 빌딩이 한데 줄지어 전시되어 있는 모습을 보면 정말 뿌듯할 것 같은데요. 새로운 취미를 고민하고 계신 분들이라면 한 번 도전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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