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제로웨이스트 라이프를 위한 지침서: 순환지구

 

‘제로웨이스트’, 실천을 위해 용기내고 싶지만 제로웨이스트 실천을 위해 포기해야 하는 것이 많다고 느낀 적, ‘내가 잘 실천하는 걸까?’라고 생각해본 적 있으시죠? 여기, 우리와 같은 고민을 가지고 지난 3월, 성북구에 문을 연 무포장 가게 <순환지구>를 소개합니다.

 

 

좋아하는 것들을 포기하지 않고 싶은 마음이 만든 <순환지구>

 

산과 바다를 사랑한다는 순환지구의 김진경 대표. 김 대표는 자신이 사랑하는 자연에 쓰레기가 늘어 ‘가기 싫은 곳’으로 변해가는 것이 싫어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자 1~2인 가구로 오래 지낸 김 대표 눈에는 대용량이나 과대 포장 제품으로 인해 발생하는 쓰레기가 들어오기 시작했고, 김 대표는 ‘쓰레기 다이어트’ 실천에 나섰습니다.

 

순환지구 전경

 

쓰레기 줄이기를 실천하면서 ‘다 못쓰고 결국 버리겠지’라는 마음에 좋아하는 제품의 사용을 포기하게 되는 경우도 많아 속상한 마음이 컸던 김 대표에게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무포장 가게’는 반가운 존재였습니다. 문제는 단 하나, 성북구에 무포장 가게가 없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제로웨이스트샵이 서울 곳곳에 속속 문을 여는 와중에 제가 사는 성북구에는 무포장가게가 생기지 않았고, 제로웨이스트 실천을 위해 왕복 2시간 거리를 오가는 것이 점점 힘에 부쳤어요. 그래도 쓰레기를 줄이는 삶을 포기하고 싶지 않아 결국 성북구에 가게를 오픈하기로 마음먹었죠.”

 

 

그렇게 김 대표는 ‘순환하는 지구(Area)로서 개개인의 작은 실천이 모여 서로 선순환해 지구(Earth)를 위한 공간’이라는 중의적 의미를 담아 순환지구를 열었습니다.

 

 

이렇게 문을 연 순환지구에는 ‘지구에 무해한, 지속가능한 삶을 영위하는 데 도움이 되는가’를 기준으로 엄선한 제품들로 채웠습니다.

 

“순환지구에 제품을 들여올 때 ‘평생 곁에 두고 오래 쓸 수 있는가?’와 ‘자연에 해를 덜 끼치고 만들어지며 쓰임이 끝나고 다시 빠르게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는 제품인가?’를 먼저 생각해요. 그 뒤에 불필요한 포장이 없는, 특히 ‘완전 무포장’ 제품을 찾습니다. 마지막으로 성북구 내에서 활동하는 기업 혹은 사회적 기업이나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 기업인지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포장 없이, 필요한 만큼만

 

순환지구에서는 완전 무포장을 지향하고 있는 만큼 불필요한 포장을 없애기 위한 소분 판매에 가장 집중하고 있는데요. 순환지구에서는 세탁/주방 세제와 함께 곡류(쌀, 현미, 귀리, 찰흑미, 찰보리, 혼합잡곡), 향신료(페페론치노, 통흑후추), 가공식품(현미파스타면, 현미누룽지, 그래놀라)과 같은 식재료를 소분 판매하고 있습니다. 또한 오프라인에서 쉽게 구하기 어려운 채식 식품과 음료도 구비해 나가고 있다고 합니다.

 

순환지구 푸드 리필스테이션

 

김 대표의 ‘최애’ 제품 역시 바로 식재료입니다. 원하는 만큼 소분해서 식재료를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유통기한이 지나 못 먹고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가 발생하지 않고, 항상 신선한 식재료를 이용할 수 있어 가장 좋아하고 자주 이용한다고 합니다.

 

 

“시중 제품들은 1인 가구가 쉽게 소비하기 어려운 대용량이거나 과다 포장된 경우가 많아 제로웨이스트 실천을 위해 먹는 것과 쓰는 것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순환지구에서는 좋아하는 것들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게끔 가져온 용기에 원하는 만큼만 구입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순환지구 세제 리필스테이션(좌)/중고그릇 매대(우)

 

이 밖에도 순환지구에서는 환경에 덜 해로운 생활용품(주방용품, 욕실용품, 문구류 등)과 유행이나 수납공간 부족으로 버려지는 중고 그릇들도 다시 쓰일 수 있도록 판매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쓰임을 찾아서

 

순환지구에서는 제품 판매와 함께 불필요한 쓰레기 발생을 줄이고, 재활용 가능한 자원을 낭비하지 않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함께 진행하고 있는데요. 편집자의 눈에 가장 들어온 것은 바로 ‘자원수거’였습니다. 멸균팩, 우유팩, 쓰다 만 크레파스, PP&PE 소재의 플라스틱을 모아 재활용업체에 보내고 있습니다.

 

자원수거를 통해 모인 플라스틱 병뚜껑(좌)과 우유팩/멸균팩(우)

 

“순환지구를 운영하면서 재활용이 가능한데 잘못된 분리 배출로 그냥 버려지는 자원들이 많음을 알게 되었어요. 잘못 버려지고 있는 물품들이 다시 쓰일 수 있게 자원 수거 거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자원수거를 통해 모인 병뚜껑(좌) / 플라스틱 업사이클링 독서링(우)

 

미디어SK 편집자도 집에 있던 병뚜껑을 모아 자원수거에 동참해보았습니다. 일회용품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집에서 생각보다 많은 플라스틱 뚜껑을 찾을 수 있어서 놀랐습니다. 이렇게 모인 플라스틱 뚜껑들은 업사이클링 업체로 보내져 독서링으로 재탄생한다고 하네요.

 

 

나눔으로 선순환을 만들다

 

순환지구 한켠에는 ‘아나바다’운동이 떠오르는 공유공구 서비스와 무료나눔을 위한 공간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낡고 오래된 집에 살면서 집을 직접 고치는 것에 재미를 들인 김진경 대표는 본인처럼 집 수리를 위해 공구를 구비해두는 가정이 많지 않다는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순환지구 공유공구 코너

 

“공구라는 것이 자주 사용되는 것도 아니고, 대부분 가격도 꽤 나가서 구매에 부담을 느끼는 분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간단하게 고칠 수 있어도 공구를 사는 비용보다 그냥 버리고 새로 구매하는 것이 더 저렴할 때가 많으니까요. 제가 집을 고치며 하나씩 모았던 공구들을 주민들과 공유하면 쓰레기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공유공구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나눔 상자’를 통한 무료 나눔도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시작했습니다. 각종 어플리케이션을 통한 무료 나눔이 많이 활성화되었지만, 시간의 제약이나 대면 나눔이 불편하고 어려워 나눔을 포기하는 모습을 보고 누구나 편하게 나눔에 참여할 수 있게 나눔 상자를 마련했습니다.

 

 

서로를 향한 응원으로 채워갈 순환지구

 

김진경 대표는 이제 ‘지속가능한 소비문화를 어떻게 이어 나가야 하는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답이었던 순환지구를 제로웨이스트를 위해 용기내는 이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 중인데요.

 

순환지구에서 판매중인 천연비누

 

실제로 순환지구의 베스트셀러 제품도 샴푸바, 온몸비누, 설거지바 같은 천연비누나 고체 치약같은 일상 생활에서 친숙한 제품 위주라고 합니다. 제형이 달라 호기심에 도전해보기 좋은데 사용감도 기존 제품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장점인데,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이 적다는 점이 호응을 얻어 재구매율도 높다고 합니다.

 

또한 김 대표는 순환지구가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이들이 서로를 확인하고 응원을 건네는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는데요. 매장 오픈 즈음에 SNS에 달린 ‘성북구에 차려줘서 고맙다’는 댓글들과 매장을 방문해주신 고객 두 분이 ‘오픈해줘서 고맙다’ 며 화분을 선물로 준 일이 서로에 대한 격려의 중요성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사실 어느 지역에서 가게를 오픈하면 오픈한 사람이 주변 분들에게 인사를 하는게 당연하잖아요? 그런데 순환지구를 연 뒤로 오히려 많은 분들이 응원과 감사의 인사를 해 주셔서 당황스럽고 민망했어요. 그만큼 많은 분들이 쓰레기 문제가 심각하다고 여기고 있다는 것을 느꼈고, 응원에 책임감을 느끼면서도 많은 힘을 얻고 있어요.”

 

 

순환지구를 단순히 ‘환경을 위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곳’이 아닌 ‘좋아하는 것들을 포기하지 않고 우리의 삶을 온전히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는 김진경 대표. 지구를 위해 용기내는 사람들의 행복으로 가득 찰 순환지구의 앞날을 미디어SK가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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