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그라피 입문자를 위한 가이드 with 캘리그라피 작가 시울


 
예쁜 글씨를 보면 ‘한번쯤 나도 저렇게 쓰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데요, 캘리그라피에 관심이 있거나 배우고 싶다면 여기를 주목하세요! 시울 작가가 직접 알려주는 캘리그라피 입문자를 위한 유용한 정보가 있습니다. 차분한 마음으로 한 자 한 자 정성 들여 글씨를 쓰는 일, 그렇게 마음을 담아 자신을 표현하는 캘리그라피의 매력 가득한 세계로 시울 작가가 여러분을 안내합니다.
 
 
 

Guide 1. 캘리그라피를 위한 준비물

 

 
한글로 캘리그라피를 쓸 때 가장 좋은 재료는 붓이다. 하지만 입문자의 경우 붓을 다루기란 꽤 어려울 테니 붓과 비슷한 느낌을 낼 수 있는 붓펜을 추천한다. 대부분의 붓펜은 염료 잉크를 사용하기 때문에 검정색이 진하지 않거나 시간이 지나면 변색되기 쉬운데, 모필 재질의 ‘쿠레타케 붓펜 22호’나 스펀지 재질의 ‘제노 붓펜’은 먹처럼 진한 색감을 가지고 있다.
 

모필 재질의 쿠레타케 붓펜

 
붓펜은 크게 모필 재질과 스펀지 재질로 나뉘는데, 스펀지 재질은 사인펜과 비슷한 느낌이기 때문에 처음 시작하는 이들도 비교적 쉽게 다룰 수 있다. 붓의 갈라짐이 없기 때문에 깔끔하게 쓰여진다는 장점이 있지만, 표현할 수 있는 범위가 지극히 제한적이다. 붓과 같은 재질인 모필은 붓을 많이 다뤄보지 않은 경우 적응하기 어렵지만, 글씨를 보다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다.
 

스펀지 재질의 제노 붓펜

 
사실 캘리그라피는 재료에 제약이 없는 분야로, 이쑤시개나 젓가락 등을 사용해 작업하는 유명 작가들도 있다. 우리 주변에 있는 모든 사물들이 글씨를 쓸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재료에 제한을 두지 말고 더 넓고 다양한 시선으로 예술을 시도해보길 바란다.
 
 
 

Guide 2. 입문자를 위한 캘리그라피 작성법

 

 
캘리그라피는 단순히 글씨를 예쁘게 쓰는 것을 넘어 고려해야 할 요소가 정말 많다. 지금부터 말하는 것만 기억해도 글씨의 형태가 훨씬 재미있어지고 다양한 표현이 가능해질 것이다.
 

동글동글하고 귀여운 봄벚꽃체

 
사람은 동글동글하고 작은 것에 귀여움을 느낀다. 그래서 귀여운 인형들은 대부분 키가 작고 머리가 크다. 글씨에도 이 비율을 적용하면 귀여운 글씨를 쓸 수 있다. 한글의 머리는 초성, 키는 중성이다. ‘ㅁ(미음)’을 크게 쓰고 ‘ㅣ(이)’를 짧게 쓴다. 중성의 길이는 초성보다 짧거나 비슷해야 한다. 획의 시작과 끝 처리는 날카롭지 않고 동글동글하게 만든다. 아직은 처음이니 덧칠을 해서 그려도 괜찮다.
 

봄벚꽃체로 쓴 미디어 SK

 

강렬한 속도감이 인상적인 여름비체

 
대각선은 역동적인 속도감을 준다. 그래서 글씨에 대각선이 많이 들어가면 강렬함을 느끼게 한다. 반듯한 수직선이나 수평선은 정적인 느낌을 준다. 멋있는 글씨를 쓰고 싶다면 모든 획에 기울기를 줘야 한다. 세로 획끼리 모두 같은 기울기로 평행한 게 보이는가? 가로 획도 모두 같은 기울기이다. 기울기는 동일하게 맞춘다. 획은 끝으로 갈수록 얇아지고, 마지막은 날카롭게 뺀다. 끝 처리가 날카로울수록 속도감이 더 느껴진다.
 

여름비체로 쓴 미디어 SK

 
두 가지 글씨체 모두 각 글자의 크기가 약간씩 다르다. ‘미’는 크게, ‘디’는 작게, ‘어’는 중간 크기로 썼다. 이렇게 크기가 달라지면 형태에 리듬감이 생기기 때문에 훨씬 재미있는 글씨가 된다. 특히 ‘미디어’처럼 세로 모음(ㅣ, ㅣ, ㅓ)이 반복되는 경우 그 길이를 동일하게 쓰면 지루해질 수 있으니 다양하게 변형을 주는 것이 좋다.
 

 
처음 시작할 때는 무엇보다 다른 작가의 글씨본을 따라 쓰는 ‘임서’가 중요하다. 입문자는 글씨를 보는 눈이 부족하기 때문에 완성된 글씨를 계속 보면서 눈과 손에 익히는 것이 우선이다. 기본을 갖춰야 실력이 탄탄해지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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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de 3. 캘리그라피를 쓸 때 꼭 기억해야 할 것

 

 
나는 캘리그라피를 쓸 때 오직 글귀와 글씨에만 빠져 드는데, 잡념을 잊는 그 순간을 즐긴다. 좋은 글을 마음에 새기면서 필사하는 그 자체가 행복하다. 입문자라면 글씨를 쓰는 그 순간의 고요함을 먼저 경험해봤으면 좋겠다.
 
처음부터 글씨를 잘 쓰겠다는 마음이 앞설 경우, 고요한 즐거움을 느끼기 전에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물론 누구나 잘 쓰고 싶은 마음은 있겠지만, 캘리그라피에도 시간이 필요한 법. 글씨를 쓰는 그 자체가 즐겁다면 계속 쓰게 될 것이고, 결국 자연스럽게 실력도 향상된다. 캘리그라피는 절대 하루 아침에 잘하게 될 수 없고, 재능이 없어서 못하는 경우도 없다. 노력한 만큼 필력으로 드러나게 된다. 잘하려는 마음은 잠시 접어두고 그저 글씨를 쓰는 순간을 즐겼으면 좋겠다.
 
 
 

Guide 4. 입문자가 도전할 수 있는 캘리그라피 자격증

 

 
1편에서도 말했듯이 캘리그라피 자격증은 너무 많을 뿐 아니라 실력을 검증할 수 없다. 그래서 자격증은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영역으로만 생각하는 것이 좋다. 자격증 주관사에서 운영하는 자체 유료 강의를 들어야만 응시 조건이 되는 경우도 있고, 자격증 취득료를 요구하는 경우도 많다. 굳이 자격증에 돈을 쓸 필요가 없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그보다는 공모전에 참여하기를 추천하지만 사실 공모전 역시 심사위원도 전문가가 아닌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력을 검증하기엔 무리가 있다. 하지만 공모전은 로고나 슬로건 등 실질적인 디자인 감각을 연습할 수 있고, 기회도 훨씬 많다. 무엇보다 별다른 비용이 들지 않고 공모전은 누구에게나 수상 기회가 열려 있다. 졸업하면 상 받을 일이 많지 않은데, 이번 기회에 캘리그라피 공모전에 도전해서 상을 받아 보는 건 어떨까? 기분도 좋아지고 캘리그라피를 하는 즐거움과 재미가 더해질 것이다.

 


 
캘리그라피에 관심은 있었지만 선뜻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면, 또는 색다른 취미를 찾고 있다면 캘리그라피에 도전해 보는 건 어떨까요? 시울 작가가 이야기하는 캘리그라피 입문자에게 꼭 필요한 조언을 잘 따른다면, 누구나 어렵지 않게 캘리그라피를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마음을 담아 글씨를 쓰는 그 순간을 즐기다 보면 이전에는 느끼지 못하던 행복을 발견하게 될 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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