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을 효율적으로 정리해 행복을 찾다 with 정리수납 컨설턴트 이은주

 

살면서 꼭 해야 하지만, 막상 하려고 하면 귀찮고 어려운 일들이 있습니다. 청소나 빨래, 설거지같은 집안일들, 그중 특히 ‘정리’가 그렇습니다. 잘 된 정리는 공간을 200% 활용할 수 있게 도와주지만, 이렇게 하기란 결코 쉬운 일은 아닌데요.

 

‘각나오는 이선생’으로 불리는 정리수납 컨설턴트 이은주님에게는 공간을 새롭게 만드는 정리가 일이자 가장 즐거운 취미입니다. 다양한 고객의 공간을 정리해주고 이를 통해 삶을 변화시키는 작업에서 고객을 위로하기도 하고 자신이 위로받기도 한다고 합니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모두가 잘하기는 힘든 정리와 수납, 이 분야의 고수 이은주 님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원룸 전문 정리 전문가, ‘각나오는 이선생’

 

 

저는 스스로를 ‘정리계의 아이돌’, ‘국내 유일 1인 가구 원룸 전문 컨설턴트’, ‘정리 레슨 전문가’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이름인 정리 수납의 고수 ‘각나오는 이선생’로도 활약 중인데요. 평범한 정리에도 때로는 전문성이 필요하고, 전문적인 정리를 통해 고객의 삶이 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해 스스로에게 ‘전문가’, ‘선생’이라는 호칭을 부여했죠.

 

물론, 처음부터 제가 이렇게 전문적이고, 자신감 넘치게 일을 했던 건 아닙니다. 30대 후반이 될 때까지 육아에만 몰두하면서 육아 외의 모든 것에 관심을 두지 않았었는데요. 아이가 커가면서 엄마 손을 필요로 하는 일이 점점 줄어들자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엄습해 왔습니다. 이젠 무얼 해야 할까,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은 일이 무엇일까, 20년 뒤까지 퇴직 걱정이 없이 일하려면 어떤 일을 해야 할까에 대한 고민이 시작된 것이었죠.
 

그러다가 제가 누구보다 잘 할 수 있는 일이 정리라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어릴 적부터 친구 집을 정리하는 상상을 하고, 실제로 친구 집을 정리해주는 일이 많을 정도로 정리 하나만큼은 자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정리와 수납에 관련된 자격증을 취득해, 드디어 첫 의뢰를 받게 됐습니다. 첫 번째 집은 강남의 대형 평수 아파트였는데요, 집이 너무 커서 제 능력을 100% 발휘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조금 실망스럽게 마무리했죠.
 

그날 이후 제가 정말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살려 제 일의 방향을 약간 바꿔보기로 했습니다. 평소 원룸에 살아 보기도 했고, 작은 공간에 맞춰 아기자기하게 집을 꾸미고 사람들을 집에 초대해서 어울리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원룸 전문 정리전문가로 나섰습니다. 첫 의뢰였던 아파트 정리와 다르게 원룸은 들어서자마자 공간을 쓱 훑어보기만 해도 이곳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그림이 쫙 그려졌죠. 정리할 것이 더 많은 곳일수록 열정이 더욱 생기고, 정리하러 가기 전날에는 소풍을 앞둔 어린아이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잠이 듭니다.

 

 

 

 

고객의 삶을 변화시키는 정리의 세계

 

 

일을 할 때 저는, 저만의 루틴을 지키는 걸 좋아합니다. 의뢰를 받으면 먼저 가구원 수, 평수, 지역, 희망 날짜 등 기본사항을 물어본 후 방 전체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사진을 요청합니다. 사진으로 공간 구도와 살림이 얼마나 되는지를 파악하고 미리 설계를 마친 뒤, 고객님에게 예상 견적을 제시하죠. 실제 비용은 방문상담을 해야 정확히 알 수 있기 때문에 최소 비용과 최대 비용을 모두 알려 드리고 있습니다. 만약 고객님이 직접 참여를 원하시면 그만큼 비용을 줄여드리고, 작업 날짜를 정한 후 약속한 날에 방문해 아침 10시부터 저녁 6시까지 정리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최선을 다해 일하기 위해 루틴을 만들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체력도, 요령도 부족했습니다. 집 안을 더 깔끔하게 만들어드리려는 욕심에 무거운 가구를 혼자 들거나 약속된 시간을 넘겨서 작업할 때도 많았죠.
 

정리를 한다는 것은 한 사람의 모든 것이 담긴 집과 그 사람의 삶을 마주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고객층의 삶을 고려하며 작업하곤 하는데요, 직장인인 고객님은 주말 아침에 작업을 시작하는 것이 어려워 잠시 더 눈을 붙이시라고 하고 혼자 애벌작업을 하기도 하죠. 남자친구와 이별 후 물건을 정리하게 된 고객님과는 언니처럼, 친구처럼 추억을 함께 이야기하며 물건을 정리했어요. 어떤 고객님은 무기력증을 쇼핑으로 해소하면서 물건이 엄청나게 많아져서 일주일이나 작업시간이 걸렸습니다. 다른 고객님에 비해 작업량은 많았지만, 정리 과정을 통해 치유 받았다는 고객님의 말씀에 보람을 느낄 수 있었어요.

 

 

 

고수도 고객이 칭찬하면 춤을 춘다
 

 

수많은 고객을 만나면서 다양한 공간을 정리하고 정리의 고수로 인정받았지만, 언제나 정리와 수납이 쉽게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정리가 어려운 부분을 그대로 두고 다른 곳부터 정리하는데요, 그러다 보면 신기하게 갑자기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의외의 공간에서 대안을 찾게 됩니다.
 

고객님의 칭찬도 일을 더 열정적으로 하게 하는 원동력입니다. 한번은 고객님의 칭찬 한마디에 제 생일날까지 작업을 진행한 적도 있습니다. 이렇게 칭찬 몇 마디에 고래처럼 춤추며 일하는 제 자신을 보면 정리가 천직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원룸에 거주하는 1인 가구의 특성상 고객님들이 이사를 자주 하시는데 그때마다 저를 다시 찾아주시면 더욱 행복하죠. 이사 후 다시 정리를 의뢰하신 고객님은 마치 오랜만에 만난 친구 같아 더 즐겁습니다. 이런 분들에게는 정리하는 법을 하나라도 더 가르쳐 드리면서 다음에는 저를 부르지 마시고 직접 정리해보라는 농담도 건네곤 합니다.

 

 

일상적으로 하는 정리와 수납이어도 전문가한테 받은 서비스는 달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항상 이 공간이 앞으로 내가 사용할 공간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정리에 임합니다. 정리를 마친 직후 깔끔하고 보기 좋은 것보다 고객이 그 공간을 사용하면서 물건을 찾을 때마다 감동을 받을 수 있는 전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습니다.

 

정리를 통해 사람들의 삶에 건강하게 녹아들길 원한다는 이은주 님. 그녀의 따뜻함과 섬세함을 응원하는 고객들이 있는 한 이은주 님의 정리 이야기는 네버 엔딩 스토리가 될 것 같습니다. 원룸 정리의 1타 강사가 되고자 하는 그녀의 도전과 열정을, 미디어SK가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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