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종합화학, 울산CLX의 저장탱크 같은 사나이! 정도철 팀장

수많은 저장 탱크가 줄지어 서 있는 SK종합화학 울산 콤플렉스(이하 CLX). 어느 날은 가득 차고 어느 날은 다 비워지며, 울산에서 생산하는 모든 제품과 그 원료를 담아냅니다. 없어서는 안 될 이 중요한 저장탱크처럼 25년 동안 한자리를 묵묵히 지켜온 사람이 있습니다. SK의 자랑스러운 엔지니어, SK종합화학 생산관리팀 정도철 팀장입니다.
 
 

추석 보름달을 보면서 시운전의 성공을 빌었던 신입사원

 
 
1989년 대한석유공사(현 SK에너지)는 휘발유 유분과 코폴리머(Co-Polymer, 공중합체)의 원료를 공급하기 시작했습니다. 대규모로 시설을 늘리지 않고, 단지 공정에 사용하는 소프트웨어의 개선만으로 설계 용량을 150%로 늘린 국내 최초의 사례였죠.
 
입사 1년차 신입 때부터 남달랐던 정도철 팀장

그 당시 전량 수입하던 원료를 국내에서 생산∙공급이 가능하게 만들었죠. 덕분에 제조원가를 크게 낮출 수 있었어요. 시운전 성공 소식을 들었을 때가 1989년 추석이었는데요. 뭔가 큰일을 해냈다는 것보다는, 추석 밤에 보름달 아래서 함께 했던 동료들의 모습이 더 기억에 남네요.

입사 1년 차, MTBE & Butene-1 시운전팀의 막내는 그 시작부터 남달랐습니다.
 
 

유레카! 유레카!

 
 
새벽 5시, 느닷없이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 잠이 깼습니다. 3-way 밸브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전화였죠. 옷을 입는 둥 마는 둥 정신없이 현장으로 달렸습니다. 마지막으로 확인할 때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데, 대체 왜 이런 문제가 생겼을까요?

요즘 말로 ‘멘붕’이었죠. 휴게실 한쪽에서 도면을 천천히 살펴보기 시작했습니다. 밸브 도면 한 장을 꼬박 10시간 동안 들여다봤어요. 그러다가 무심코 종이를 뒤집었는데, 그 순간 마음속으로 ‘유레카!’를 외쳤습니다. 전기의 흐름 방향은 생각하지 않고, 밸브에만 너무 집착했던 거죠. 그때 느꼈어요. 세상을 뒤집어서 볼 줄도 알아야 하는데, 난 너무 있는 그대로만 봤던 건 아닌지… 많은 걸 깨달았던 순간이었어요.

기계 부품 하나하나 자식 돌보는 아버지의 마음으로

 
기계 부품 하나하나 자식처럼 돌보는 정도철 팀장

2006년 어느 날, 한밤중에 에틸렌 공장이 멈췄어요. 당시에 제2에틸렌 공장을 정기 보수 후에 재가동했는데요. 그러면서 설계했던 양만큼 처리할 수 없었던 거에요. 저장된 제품도 다 떨어지고 생산할 제품도 부족해서 새벽 한 시에 모든 고객사의 생산관리 담당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공장을 멈추라고 말해야 했죠.

지금이야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지만, 그 당시에는 정말 끔찍했습니다. 어렵고 복잡한 분석 작업 끝에 용량을 늘리려고 했던 분리탑 내부 부속장치의 설계에 결함이 있었다는 걸 밝혀냈습니다. 그 후에야 공장을 정상적으로 가동할 수 있었죠. 기계적인 결함 때문에 공장 가동을 멈춰야 할 때는 내 자식이 아픈 것처럼 마음이 아프다고 정도철 팀장은 말합니다.
 
 

울산 화학의 날 유공자 장관표창 수상자가 되다!

 
 
지난 3월 27일 제7회 울산 화학의 날 기념식이 울산과학기술대학에서 열렸습니다. 이날 정도철 팀장은 울산의 화학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표창을 받았죠. 25년 동안 SK의 엔지니어로서 제조원가를 낮추고 생산성을 높이는 등 석유화학 공정의 기술 발전을 위해 노력한 결과입니다.
 

제7회 울산 화학의 날, 산업통상자원부 장관표창을 받은 정도철 팀장

 

아직도 상 받은 이야기를 하면 부끄러워요. 이제 그만 했으면 좋겠는데… ^^ 장관상보다는 많은 선배와 동료, 후배들이 제가 표창을 받을만한 자격이 있다고 인정해 준 것에 의미를 두고 싶어요. 저는 제 자리에서 묵묵히 해야 할 일을 했던 거니까요. 멈추지 않았을 뿐이라고 할까요?

 
지난 25년 동안 생산과 생산관리에 힘써온 정도철 팀장, 그의 하루는 바쁘게 지나갑니다. 원료를 공정에 투입하는 것부터 원∙재료의 조달, 공장 운전 계획 등을 주, 월, 년 단위로 세우죠. 또 생산한 제품을 고객이 적당한 때에 받는지, 선박 출하 등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는지 확인하는 일까지도 그의 몫입니다.

이제는 생산관리 업무뿐만 아니라 후배 양성도 제 일이에요. 기업은 계속해서 발전해야 하는데, 결국 그 역할은 사람이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장관 표창을 받았으니, 우리 후배들은 노벨상 정도는 받아야 하지 않겠어요?

25년 동안 SK를 든든하게 지켜 온 정도철 팀장
믿을 수 있는 엔지니어로, 마음씨 좋은 선배로 늘 같은 자리를 지켜온 정도철 팀장. 그에게 마지막으로 물었습니다. 25년을 묵묵하게 함께한 SK, 그에게 SK란?

저에게 SK는 고향의 동산입니다.
사계절이 변하는 동안 울창한 나무를 길러 내고, 언제 봐도 항상 같은 곳에서 저를 품어주는 동산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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