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새로움을 찾아 가장 낯선 곳으로! 김영찬 매니저

스물다섯의 어느 날, 문득 다람쥐 쳇바퀴 같은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혀 해보지 못한 새로운 경험을 찾아 한국국제협력단(KOICA)에 지원했고 중남미 파나마로 떠났습니다. 가진 것은 열정과 컴퓨터 실력뿐! 낯선 나라에서 SK텔레콤 중부네트웍본부 중부ICT운용팀 김영찬 매니저는 어떤 경험을 하고 돌아왔을까요?
 
 

가장 멀리, 아무도 모르는 낯선 나라로

 
 
스물한 살, 한국국제협력단(KOICA) 공고문을 봤습니다. 정부 파견 봉사단으로 제3세계 국가에서 주거비와 생활비를 받으며 봉사활동과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죠.
 
한국국제협력단 활동으로 파나마에 간 김영찬 매니저

처음 한국국제협력단에 지원했을 때는 나이가 어려서 보기 좋게 거절당했어요. 스물다섯 살, 제대하고 경력도 좀 쌓은 후에 다시 지원했더니 되더라고요. 파견국이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여러 곳이 있었는데요. 솔직히 아시아는 한국에서 가깝잖아요. 이왕 가는 거 완전히 지구 반대편으로, 최대한 멀리 가서 새로운 걸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때 파나마가 딱 눈에 띄었어요.

오히려 잘 몰랐기 때문에 기대감에 설렜던 이국의 땅 파나마. 캄캄한 밤 야자수가 드리워진 비좁고 더운 호텔 방에 짐을 풀고, 다음 날 아침으로 튀긴 바나나를 먹었습니다. 대사관으로 향하는 길, 미국 스쿨버스를 개조한 화려한 버스에 검은 얼굴의 사람들이 타는 걸 보며 비로소 파나마에 왔다는 걸 실감했어요.
 
 

너 잘하는 게 뭐야?

 
파나마에서 질병역학관리시스템과 도서관사료검색시스템을 만든 김영찬 매니저

제가 배치받은 곳은 고르가스 의학연구소로,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 같은 곳이었어요. 파나마 질병을 연구하고 통계를 낸다든지 의학 쪽 관련 일은 다 하는 곳인데요. 저를 보더니 잘하는 게 뭐냐고 묻더군요. 영문 이력서를 냈지만, 파나마가 스페인어 권이라 영어를 못해요. IT 쪽 할 줄 안다고 스페인어로 뻐끔뻐끔 대답했죠.

심각할 정도로 열악했던 파나마의 IT 환경. 2년 동안 큰 프로젝트를 2개 맡아서 시스템 개발에 매달렸습니다. 환자의 질병과 항체 여부 등 병원 기록을 저장하는 질병역학관리시스템과 지하창고에 방치된 의학 자료를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작업을 담당했죠.

처음에는 만들어 달라고 하는 게 뭔지도 잘 몰랐어요. 그냥 손짓 발짓으로 하다가 만들어 놓고 보니 질병역학관리시스템이었어요. 파나마 전 지역 병원의 환자 기록을 모아서 통계를 내는 프로그램이었죠. 나중에 조류인플루엔자가 유행할 때 그 프로그램으로 통계 냈다는 말을 듣고 많이 뿌듯했습니다. 다음으로는 고르가스 연구소의 도서관 자료를 영구적으로 보관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지하 창고에 많은 의학자료가 썩고 있었는데요. 도서관에 오는 학생이나 의사, 간호사가 검색할 수 있게 디지털화한 거죠.

이대로 한국에 돌아가기엔 아쉬웠던 2년, 사업에 뛰어들다

 
 
2년 동안의 봉사활동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갈까 생각했지만, 무언가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뭔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파나마에서 알게 된 지인과 함께 휴대폰 사업을 시작했죠.
 
봉사활동과 사업까지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던 파나마

휴대폰 판매 사업은 말 그대로 현지인을 고용해서 휴대폰을 파는 일이에요. 파나마에 인프라가 부족하다 보니 이동통신 사업에 절로 관심이 생겼죠. 나름 잘 돼서 다른 사업 아이템도 찾았습니다. 파나마 공항이 굉장히 작은데, 엄청나게 옛날 자판기밖에 없더라고요. 미국에서 자판기를 들여와 과자 등을 팔기 시작했죠. 사업해본 적이 없어서 한 2년은 거의 사고의 연속이었어요.

김영찬 매니저가 주로 맡았던 일은 물건의 재고 관리와 현지 직원 관리. 제일 힘들었던 건 동양인을 향한 인종차별, 그리고 내부 직원과의 갈등이었습니다.

파나마운하 공사 때 많이 들어온 중국인 때문에 파나마 사람들은 동양인이 모두 자신보다 못 배우고 못 사는 줄 알죠. 치노(Chino)라고 부르며 낮춰보는 시선이 힘들더라고요. 또 파나마에는 도둑이 많아요. 직원들이 휴대폰을 갖고 도망가서 잠적하면 못 찾습니다. 경찰들이 외국인 사장에게 호의적인 것도 아니고요. ‘내가 그 사람하고 좀 더 친해졌으면 이렇게까지는 하지 않았을 텐데….’ 당시에 여러 가지 생각이 많이 들었죠.

나를 바꾼 파나마, 나는 따뜻한 기술을 제공하는 엔지니어

 
 
이제는 직원들에게 먼저 다가가서 힘든 점도 묻고 괜히 친한 척도 할 만큼 성격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지금의 능글맞은 성격을 만든 건 파나마에서 보낸 4년, 김영찬 매니저는 그 시간이 썩 마음에 듭니다.
 
따뜻한 기술을 만드는 엔지니어가 되고 싶다는 SK텔레콤 김영찬 매니저

SK텔레콤 중부네트웍본부 중부ICT운용팀에서 ‘코어망 운용’이라는 교환기 업무를 하고 있어요. 교환 장비 하나가 죽으면 몇십만 명의 전화가 안 터지죠. 워낙 중요한 장비라 24시간 교대 근무를 합니다. 언제든지 보고 싶은 사람과 화상통화를 하며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윤택한 기술! 앞으로 그런 기술을 제공하는 엔지니어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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