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청주 M11 생산라인. 노란 조명으로 휩싸인 드넓은 공간 속 PHOTO 공정 구간에 열심히 일하는 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자신의 일에 열정을 다하는 남자, 바로 오늘의 주인공인 SK하이닉스 ArF제조기술CF팀 양효석 기장입니다.
PHOTO, 반도체의 꽃
양효석 기장이 일하는 PHOTO 공정 구간은 그 이름처럼 사진 작업과 비슷합니다. 반도체 원재료인 ‘WAFER’에 회로가 들어가 있는 ‘MASK’를 사진을 찍어서 남기기 때문입니다. 즉, WAFER에 사진을 찍어 고유한 회로가 쌓이면 결국 반도체가 되는데요. PHOTO 공정 구간의 조명이 노란 이유도 필름을 인화할 때 암실에서 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입니다. 아무것도 없는 반도체 원재료에 가장 처음 회로를 찍는 작업이기에 이 공정은 단연 반도체 생산 과정의 꽃입니다.
반도체를 만드는 일은 기계가 하는데 가끔 고장이 납니다. 이럴 땐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저와 같은 엔지니어들이 기계를 유지, 보수합니다.
2011년, 양효석 기장은 국가생산성대회 개인부문 지식경제부장관 표창을 수상했습니다. 명실공히 SK하이닉스의 PHOTO 장비 전문가인 셈이죠.
반도체는 만들기까지 수백가지 공정을 거칩니다. 그 공정 중 어떤 부분은 1~2분, 또 어떤 부분은 3~4분이 걸리죠. 그 중 제가 10분짜리 공정 기간을 1분 개선하면 10%가 빨라집니다. 그래서 전 고칠 수 있는 부분은 해결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렇게 열심히 했던 것이 좋은 상으로 돌아왔던 것 같아요.
기초공사를 튼튼히, 건축가의 마음
양효석 기장에겐 16년 엔지니어 삶을 이어온 업무 철칙이 있습니다. 바로 건축가의 마음으로 자신의 일에 임하자는 것인데요. 집을 지을 때 기초가 튼튼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기듯, 그는 반도체를 집의 기반을 다지고 기둥을 세우는 심정으로 일합니다.
엔지니어로서 가장 필요한 능력 중 하나는 손썰미와 눈썰미라고 꼽는 양효석 기장. 그는 일을 처음 시작할 땐 눈썰미가 없어, 남들보다 더 노력했습니다. 장비에 문제가 생기면 직접 체크했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땐 외부 업체나 에이전트에게 수리를 요청해 수리 과정을 꼼꼼히 적고 사진도 찍어 자료로 만들어 공부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배우는 것만으로 부족하기에 그는 아직도 시간이 날 때마다 선후배와 함께 장비를 연구합니다.
오랫동안 장비를 다뤘지만 모르는 부분이 많아요. 지금 제가 있는 공장은 16년 전과 다르게 완전 자동화 FAB입니다. 모터로 다니던 게 이젠 자기장으로 다니죠. 같은 반도체를 만드는 장비지만 계속 바뀝니다. 인공위성 만드는 것보다 더 어렵게 만들어지는 장비예요. 아마 50년을 배워도 부족할 걸요?
변화하는 장비는 또 다른 도전의 기회
첨단 장비를 다루는 동안 그에겐 유독 애착이 가는 장비가 생겼습니다. WAFER를 이동시키는 장비인 핸들러입니다. 그래서 핸들러에 문제가 생기면 문제를 배우고 고치는데 시간을 더 쏟는 편인데요. 그래서일까요? 그가 꾸준히 핸들러를 공부하는 사이, 어느덧 그는 핸들러 전문가가 됐습니다.
앞으로 10년 후, 15년 후엔 SK하이닉스, 그리고 세계 최고의 PHOTO 엔지니어가 되고 싶은 양효석 기장.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선 지금 절대 소홀히 해선 안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전 모든 사람이 고객이라 생각합니다. 제 선배, 후배, 타부서 사람들도 다 고객이죠. 장비는 제가 고치지만 고쳐진 장비는 제조파트 구성원들이 사용합니다. 그래서 이 장비를 잘 사용할 수 있도록 사용하는 사람의 질문에 최대한 친절하게 설명하려고 노력합니다. 모든 고객이 OK할 때까지 최선을 다할 겁니다. 그리고 절대 손에서 공구를 놓지 않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