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플래닛, 공간에 사람의 이야기를 담는 이기주 플래너

배가 고파 식당에 갑니다. 메뉴판을 봅니다. 그리고 테이블에 세팅된 물컵의 물을 마십니다. 이는 단순히 음식을 주문하고 먹는 행위가 아니라 특정한 공간에서 특별한 누군가와 추억을 만드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냥 인테리어가 된 공간이 아닌, 사람의 이야기를 담아 특별하게 플래닝한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일이죠. 그래서 SK플래닛 공간마케팅팀의 이기주 플래너는 공간이 단순히 장소가 아니라 추억을 만들고 새로운 꿈을 꾸는 곳이 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기주 플래너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긴 곳, 공간

 
 
Q. 공간마케팅, 말만 들어서는 좀 생소하기도 한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인가요?
쉽게 말해서 공간을 활용해 광고한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저는 건축을 전공했는데, 공간에 대한 일을 하다가 문득 “공간이 그냥 물리적으로 예쁘면 되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공간이라는 게 사람이 있는 곳이잖아요? 그렇다면 그 안에는 사람의 이야기가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긴, 추억을 만드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죠. 광고 쪽에서 진행하는 공간마케팅이 사람을 연구하고, 사람의 이야기를 공간 안에 투영한다는 것에 매력을 느껴 이 일을 하게 됐어요.
 
Q. 공간에 사람의 이야기를 담는다니, 무척 의미 있는 일이네요.^^ 기억에 남는 공간마케팅 사례가 있나요?
작년 초에 마무리했던 일인데요. 중국 SK타워 2층에 SK차이나 홍보관 성격인 SK해피니스 플랫폼이라는 공간을 만들었어요. 사실 어찌 보면 단순한 인테리어였는데 그걸 뛰어넘고 싶었죠. 그래서 그 안에 올 사람들이 누굴까를 먼저 생각해봤어요. 대개 중국 정부 간부라든지 VVIP들이 오는 곳이더라고요. 중국의 VVIP는 고급스러운 문화를 좋아하기 때문에 이를 반영해 일종의 오픈된 bar 형태로 만들었어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SK와 관련된 이야기를 듣고 볼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든 거죠. 사람을 연구하고 그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공간을 만들다 보니 호응도 좋고 평가도 굉장히 좋았어요. 다양한 콘텐츠가 업데이트 되면서 많은 사람이 찾는다고 하더라고요. ^^
 
공간 플래너 이기주
Q. 그렇군요! 공간마케팅을 할 때는 어떤 것에 가장 주안점을 두나요?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우선 건축에 대한 이해는 기본이에요. 그다음 하드웨어 디자인, 공간 디자인 측면에서 고민해야 하는 것들이 있고요. 가장 중요한 건 ‘사람들이 어떤 추억을 담아가게 할 것인가’라는 콘텐츠예요. 일방적으로 ‘SK는 좋은 회사입니다’라는 메시지만 전하기보다 SK와 친구가 되도록 하는 거죠. 예를 들면, 자동차를 타고 편안하게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곳이 있는데요. 여기서 자연스럽게 SK의 브랜드를 경험하는 거죠. 건축, 공간 안의 공간인 실내 건축, 실내 디자인, 그리고 사람을 연구할 수 있는 인문학적 리서치 조사, 이런 것들을 중심으로 하나의 공간을 만드는 게 공간마케팅입니다.
 
 

최고의 공간 플래너를 꿈꾸다!

 
 
Q. 내가 만든 공간에 오는 사람들이 ‘이런 것을 느꼈으면 좋겠다~’하는 바람이 있으신가요?
기업 브랜드를 소개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특정 타겟을 목표로 할 때도 있고, 일반 대중을 목표로 할 때도 있어요. 사실 어떤 특별한 감정을 가지고 갔으면 하는 바람보다는 그냥 편안하게 들어와서 지내고 돌아갔는데 나중에 ‘거기 느낌이 참 좋았던 것 같아~’라고 느낀다면 성공한 거라 생각해요. SK홍보관도 왔다가 돌아갔을 때 하나라도 생각나는 것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색깔, 대표적인 이미지, 문구 등 어떤 한 가지라도 기억에 남기고 싶은 거죠. 그럼 저는 사람들에게 ‘또 하나의 추억을 선물했구나!’ 하면서 뿌듯하고요.
 
Q. 일하면서 그림 그리는 취미가 생겼다고 들었어요.
공간을 다루는 일을 하는 사람이니까 어떤 곳에 가던 그 공간에 대한 기억을 되도록 많이 하려고 하는 편인데요. 기억이나 경험을 잘 표현해내는 방법이 전 그림이라고 생각해요.
 
이기주 플래너의 그림
사진으로 남기는 사람들도 있지만, 제겐 그림을 그리는 것이 이런 것들을 잘 기억하게 하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어디에 가더라도 일단 어떤 사람들이 있는지 짤막하게 스케치하는 습관이 생겼죠. ‘이 공간에서는 누가 어떤 마음으로 어떤 추억을 남길까?’라고 고민하다 보면 그림 그리는 취미가 일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더라고요.
 
Q. 마지막으로 공간마케팅을 하는 데 필요한 또 다른 자질이 있다면 뭘까요?
공간 안에서 사람들이 경험하는 것을 만드는 일이기 때문에 사람에 대한 연구가 가장 중요해요. 평소에 사람을 연구하는 활동을 많이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누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극단의 취향도 가능하다면 한번 경험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고요. 다양한 스펙트럼의 사람을 경험해보려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아요. 또 하나는 제가 일부로라도 하려고 하는 건데, ‘누가 이 공간을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를 고민하는 거예요. 하루에도 수많은 공간을 다니기 때문에 당장 하루만 해보더라도 몇 가지의 사례를 분석할 수 있거든요. 경험을 쌓는 측면에서도 이런 습관들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이기주 플래너

제 꿈은 그래픽 디자인부터 건축에 이르기까지, 공간과 관련된 모든 것들을 전부 다 플래닝하는 거예요. 큰 개념의 공간에서, 아주 작은 명함 디자인까지요. 그런 면에서 최고의 공간 플래너가 되고 싶은 게 제 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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