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론] 몰두하세요

‘몰두’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무엇인가에 온 힘을 다하여 집중한다는 뜻인데요. 한자로는 빠뜨릴 몰(沒)에 머리 두(頭)를 써서, 몰두(沒頭) 라고 합니다. 말 그대로 머리를 처박고 한 가지에 열중하는 모습이죠.‘몰두’를 떠올리니, 최근 슈퍼컴퓨터 알파고와 맞선 이세돌이 떠오릅니다. 오로지 단 하나의 상대에 파고들던 그가 짓던 사람다운 미소가 말이죠.

 

 

붉은등 노린재의 행복

 

하릴없이 TV 채널을 돌리던 주말,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시선이 멈췄습니다. TV 속 주인공은 붉은등 노린재. 노린재 어미가 올망졸망 새끼들에게 먹이를 먹이느라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천천히 카메라에 담기고 있었습니다. 자식들 먹일 잘 익은 과일을 고르기 위해 이곳 저곳 바삐 다니는 노린재의 모습은 필사적이기까지 합니다.

 

이제 화면은 또 다른 노린재를 담습니다. 새로 등장한 노린재는 과일을 고르고 있는 어미 노린재를 뚫어져라 응시합니다. 어미 노린재가 고른 과일을 뺏을 기회를 노리고 있는 거죠. 각자 같은 목표를 갖고 다른 방식으로 몰두하고 있는 두 노린재. 살아가기 위해 치열하게 무언가에 집중하는 작은 생명체들의 모습을 보며 불현듯 ‘노린재들은 저 순간 행복하겠구나’라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지하철을 타면 몰두의 순간을 일상적으로 마주할 수 있습니다. 두 손을 가슴 앞에 경건하게 모은 채, 스마트폰에 고개를 파묻은 사람들의 모습을 말이죠. 뉴스에, 소셜미디어에, 연예인 가십에 몰두하고 있는 우리는 과연 행복할까요?

 

 

몰두 속 행복

20160401_행복론_블로그콘텐츠

 

‘일차적 모성 몰두’ 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쉽게 풀자면 아기가 태어나기 전후 엄마의 마음 상태라고 하네요. 오로지 아기에게만 집중하는 엄마의 마음, 우리에게는 그런 순수하고 완전한 몰두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알파고와 겨루던 이세돌이 짓던 그 행복한 미소를 얻기 위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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