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면 짐을 꾸려 떠나는 여자, 조윤주의 행복은 ‘가족 캠핑’이다

조윤주의 행복은 가족 캠핑이다
소파에 누워 잠든 아빠와 그 곁에서 놀아달라고 칭얼대는 아이들. 그리고 그 모습에 안쓰러움과 짜증이 교차하는 엄마. 느지막이 일어난 아빠는 TV를 보다 가족들의 성화에 못이겨 쇼핑이나 외식을 하며 주말을 보내곤 하는데요. 도시 가정의 이 흔한 주말 풍경, 과연 괜찮을까요? 판에 박힌 주말에서 벗어나 가족이 같은 취미를 공유하게 되면서, 함께하는 행복과 서로의 소중함을 새록새록 느낀다는 ‘고마워 캠핑’의 저자, 조윤주 님. ‘캠핑으로 아이를, 남편을, 나를 바꿨다’고 말하는 그의 가족 캠핑 이야기, 한번 들어볼까요?
 
 


 
 

뻔한 주말의 돌파구로 시작한 캠핑

 
 
결혼한 분들은 아시겠지만, 주말 뻔하잖아요. 집에서 복닥거리는 그런 일상이 반복되면 자주 다투게 되고, 살짝 권태기도 오고…. 저희도 비슷했어요. 회사 일로 늘 바쁜 남편과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 둘. 집에서 보내는 뻔한 주말에서 벗어나 보자며, 남편이 캠핑 이야기를 꺼낸 게 5년 전이에요. 캠핑 붐이 불던 시절이었죠. 주위에서도 권했다 하고요. 주말에 집에서 이렇게 지내느니 체험학습 삼아 어디라도 가보자는 심정으로 따라나섰죠.
 
캠핑을 떠나다-조윤주
처음엔 굉장히 힘들었어요. 남편이나 저나 몸 쓰는 게 익숙하지 않아, 텐트 치고 팩 박는 것도 어려웠어요. 애들도 밖에서 뛰어노는 게 몸에 배지 않아 어색해했고요. 시간이 차츰차츰 지나면서 가족이 함께 이런 힘들고 어색한 일들을 극복해 나가는 것에서 재미와 의미를 찾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캠핑의 힘, 가족에게 변화가 시작되다

 
 
장비값 때문에 캠핑을 어렵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신데요. 저흰 중고로 구매하기도 하고, 저렴한 양판점이나 공동구매 등을 이용해 하나씩 장만했어요. 없이 사는 신혼에 새살림 하나하나 장만하며 느끼는 그런 재미가 있더라고요. 캠핑은 분명 쉽지 않고 불편한 점도 많아요. 하지만 그럼에도 집에서 텔레비전을 보며 보내는 그런 주말보다 훨씬 좋은 느낌을 주죠. 가족 간에 끈끈해진 느낌도 들게 하고요. 아이들도 뭔가 힘들긴 했지만, 가족이 함께 있어 행복했다고 기억하고 있더라고요.  
캠핑은 힐링이다
아이들은 캠핑을 하며 많이 씩씩해졌어요.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큰 아이에겐 학교생활의 답답함을 풀어줄 수 있는 해방의 공간이 되었고, 불편한 것을 참지 못하는 까다로운 둘째도 환경에 잘 적응하게 되었죠. 그리고 캠핑의 가장 큰 미덕은 ‘아빠가 돌아온다’는 것인데요. ‘아빠는 돈 벌어오는 사람’이란 생각을 바꾸고, 주말이면 누워서 짜증 내고 야단만 치던 아빠를 다시 볼 수 있는 기회거든요. 캠핑장에선 아빠가 큰 틀을 잡아주는 사람이잖아요. 집을 만들고, 위험으로부터 아이를 구해주고…. 말하지 않아도 행동으로 권위를 느끼게 하는 아빠의 또 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죠. 자기들이 할 수 없는 것들을 아빠가 척척 해주니, 친근감과 존경심이 절로 생기는 것 같아요.
 
 

가족 공통의 취미가 생겼다!

 
 
아파트에 살면, 가족이 같이 해야 하는 게 별로 없잖아요. 하지만 캠핑을 오면 같이 할 것이 많죠. 텐트를 치고 접는 일, 음식을 만들고 설거지도 함께할 수 있는 일이지요.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가족이 함께 보드 놀이를 하거나, 아빠와 함께 캐치볼이나 야구를 하기도 해요. 좁은 텐트 안에서 함께 자며 캠핑을 하다 보면 친밀해지죠. 단합도 잘되고요. 이젠 가족 취미가 되어 함께 하는 성취감도 느끼게 되죠. 몸은 힘들지만, 마음은 풍성해지는 그런 느낌이 좋아요.
 
캠핑의 밤
평균 1달에 2번 정도 캠핑을 가요. 여름엔 거의 매주 떠나죠. 계절마다 장점이 있어 언제가도 좋아요. 좀 춥지만 캠핑장이 한가해 호젓하게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겨울캠핑도 좋고, 낙엽이 쌓인 가을 캠핑장은 아주 예쁘죠. 모닥불 피우고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느낌도 좋고요. 활기차고 에너지 있는 여름도 좋죠. 겨울엔 캠핑을 자주 못 가거든요. 그래서인지 애들 새 학기가 시작되고 봄이 올락 말락 할 때 ‘아! 올해 캠핑이 시작되는구나!’ 하는 설렘이 참 기분 좋아요. 가족 모임을 캠핑장에서 할 때도 있어요. 다들 색다른 경험이라고 좋아하시죠. 음식준비를 남자들과 함께할 수 있으니, 가족 행사에 대한 여자들의 스트레스도 적죠.
 
 

오감이 살아나는 캠핑장의 밤

 
 
둘째 아이를 낳기 전까지, 방송작가 일을 오래 했어요. 일을 안 하니 우울하기도 하고, 남들은 발전하는데 나만 도태되는 느낌이 들어 많이 힘들었죠. 아이 친구 엄마들이랑 이야기를 하다 보면, 다들 주말을 힘들어해요. 자기 시간이 전혀 없거든요.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어하죠. 저는 캠핑으로 숨통을 틔울 수 있었어요. 주부들에게도 캠핑은 좋다고 생각해요.
 
오감이 깨어나는 캠핑장의 밤
주부들에게 저녁 시간이란 주말만큼이나 힘들고 피곤한 시간이에요. 집안 정리, 애들 학교 갈 준비, 퇴근하는 남편과의 감정적 소모 등등…. 미혼 시절의 밤은 참 좋았잖아요. 오감이 열리는 시간이었다고 할까요?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다 보니, 밤 시간은 집안 일하다가 드라마 보고 자는 정도가 전부에요. 밤을 빼앗겼다는 생각도 들 정도였는데, 캠핑장에 와서 밤의 낭만과 자유를 되찾은 기분이에요. 랜턴을 밝히고 같이 간 친구들이나 캠핑장에서 만난 사람들과 격의 없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그 시간은 정말 따뜻하고 좋아요.
 
 

정말로 ‘고마워 캠핑’

 
고마워 캠핑
캠핑하길 잘했다 싶은 순간은 정말 많아요. 캠핑의 느낌을 담아 책을 낼 수 있었던 것도 그 한 가지에요.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삼촌, 이모가 많이 생겨난 것도 좋죠. 사촌 못지 않은 언니 오빠 동생들도 생겼고요. 예전 대가족 시절에 느낄 수 있던 안정감을 경험하고, 어른을 대하는 예의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어요. 인간관계의 폭도 넓어지죠.
 
차원이 다른 풍부한 경험들로 오감이 열리고, 캠핑에서 만난 아빠의 모습에서 아들은 남자의 역할도 배우는 것 같아요. 그런 경험들에 자부심도 느끼게 되죠. 아이가 자라면서 겪게 되는 사춘기는 엄마들에겐 큰 스트레스인데요. 저는 지금까지 캠핑하러 다니면서 오고 가는 차 안에서, 모닥불 가에서, 텐트 안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잖아요. 가족이 함께 대화하는 습관, 체험으로 느낀 가족의 끈끈함이 있어 우리 아이들의 사춘기는 좀 덜 힘들게 넘길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어려움을 함께 잘 넘겨왔던 만큼, 사춘기도 잘 넘길 수 있는 마음의 힘, 마음의 근육이 생겼으리라 믿으니까요.
 
고마워 캠핑의 저자, 조윤주

서로를 오롯이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 좋아요. 캠핑은 힐링이에요.

 


 
 
서로를 오롯이 바라볼 수 있고,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캠핑을 통해 가족은 함께 성장합니다. 하기 싫어 서로 미루던 일은 ‘놀이’가 되고, ‘가족의 역할’을 자연스레 깨닫게 해주는 캠핑의 미덕! 별이 총총 뜬 밤하늘 아래 풀벌레 소리 은은한 캠핑장의 밤을 좋아한다는 조윤주 님처럼, 쉬고 싶다며 TV 앞에서 그냥 흘려보냈던 주말을 ‘가족의 축제’로 바꿔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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